◆…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인용 결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자, 야당은 "촛불 승리"를 외치며 촛불민심에 따른 '적폐 청산과 정권 교체'를 각오했다.
다만 집권여당이던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바른정당은 다소 복잡한 심정을 드러냈고, 여당의 지위마저 박탈당한 자유한국당은 참담한 심정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광장승리'에 주인공을 국민으로 치켜세우며 미소를 짓는 의원들이 곳곳에서 눈에 들어왔다.
추미애 대표는 "만장일치의 탄핵 인용은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며 "헌법 제1조 주권재민의 원칙을 우리 헌정사에 바로 세운 역사적 쾌거이자, 낡은 시대의 종언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추 대표는 "무려 133일 동안 광장을 지켜온 촛불민심이 바로 승리의 주인공"이라며 "촛불민심과 함께 압도적 탄핵가결을 이뤄내고 만장일치로 인용되기까지 힘을 모아주신 의원 한 분 한 분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이제 국회에서 여야의 구분은 사라지고 민주당은 제1당이 됐다. 예전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회 운영과 국회 정상화에 나서야한다"며 "무엇보다 촛불민심에 따라 적폐 청산과 정권 교체를 위해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제1당의 책무를 강조했다.
추 대표는 "탄핵국면에서 상처받고 분열된 국민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도 당의 역할"이라며 "우리 앞에 놓인 시대적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비상한 결의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정당은 민주당과 달리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탄핵 반대 집회가 극렬히 진행된 것을 지적하며 '국민 간 대립'을 내세웠다. 보수적통의 당으로써의 '차별성'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병국 대표는 이날 당 창당과 헌재 탄핵 인용 등 첫 당대표 소임 완성을 밝히고 사퇴의 변을 밝히면서 "바른정당이 보수의 적통으로서 중심을 잡고 나가려면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세력들을 모아야한다"며 "정치개혁을 완수해야 하건만 아직 국민의 마음을 다 얻지 못하고 있다. 큰 역량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통령 파면에 대해 "현직 대통령을 탄핵해야 되고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갈라서고 서로 대립했다"면서 "국민 전체에게는 참담한 실패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승리라고 본다면 탄핵을 지지했던 촛불세력들이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세력에 대한 것, 그런 민주헌정을 회복했다는 것 정도"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중국의 사드 보복 등이 겹쳐서 내우외환에 어려운 해가 됐다"며 "바른정당은 바짝 중심을 잡고 어려운 난관을 헤쳐 나가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보수층 결집 의지를 드러냈다.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가 헌재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과 관련하여 10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실상 '멘붕 상태'에 빠진 자유한국당은 “참담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탄핵국면에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한 뜻으로 난관을 헤쳐 나가는 길 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탈당설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참담한 심정이다. 그러나 다 지나간 일이라고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 나라와 역사가 자유한국당에 부여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자책만 하고 있을 여유조차 없는 것이 아픔"이라고 입을 뗐다.
인 위원장은 "모두가 다 한마음이 되면 우리에게 맡겨진 소명, 역사적인 책임도 감당할 수 있다"면서 "의원 여러분들의 애국심과 애당심과 높은 뜻을 자유한국당 이름 앞에 모아주시길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우리의 손으로 대통령을 뽑았던 집권여당으로서는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무거운 마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8인 전원합의에 의해 결정이 나온 이상,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겸허하게 수용하고 존중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60일 이내 대선을 치러야 하는 국가적 과제가 남아있다"면서 "이를 위해선 일치단결해서 한마음 한뜻으로 갈 때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좌파세력이 득세를 하고, 대통령이 다된 양 대세론을 피고 있지만, 불안한 안보의식을 갖고 국민들을 불안하게 할 때 자유한국당을 다시 한 번 믿어줄 수 있다"면서 "자유한국당은 옷깃을 여미고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해야한다"고 당의 단합을 내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