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이 수출입액의 20배나 되는 까닭

위기를 이용하려는 금융자본의 이동

우선 한국의 외환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살펴보자.

한국의 외국환시장은 은행 간 시장과 대 고객시장으로 나뉜다. 은행 간 시장은 고객으로부터 예치 받은 외국환을 은행끼리 교환하는 시장으로 외국환 중개회사를 통하기도 하고, 은행 간에 직접 거래하기도 한다. 또한 대고객시장중 수출입업체나 정부 등 거대 규모의 거래를 할 수 있는 경우는 장내 외환시장에서 직접 거래를 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외국환을 중개하는 회사는 서울외국환중개, 한국자금중개 등을 비롯해 10개사가 활동하고 있다. 외국환거래법상 외국환 중개업무를 하려면 40억 원 이상의 납입자본금과 외국환 중개 업무에 필요한 전산 시설, 2명 이상의 전문 인력을 갖춰야 한다.

우리나라는 형식상 자유변동환율제를 택하고 있어 어느 나라의 누구든지 얼마든지 외국돈을 들여와 외환 거래를 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어 놓고 있다.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규모는 하루 평균 약 478억 달러로, 수출입 총액의 약 20배정도 된다.

이 말은 외환의 수요와 공급이 실물경제에서 말하는 수요와 공급과는 많이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즉 지금의 외환시장에는 경제적 의미의 자본이 아닌 다른 요소가 더 들어있다는 뜻이다. 즉  투기적 자본이 있다. 투기적 자본이란 경제학적 의미인 재화나 용역의 생산에 쓰이기 위한 자본이 아니라, 오로지 금융거래를 통한 단기적 차익거래만을 목적으로 하는 자본이다.

위의 그림은 한국의 외환시장에서 움직이는 외환상품들이다. 2015년 기준 하루 거래량 478억 달러가 움직인다. 현물환과 선물환 아주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환투기를 노리는 세력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 핫머니가 움직이는 데는 특정한 요소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단지 몇 분, 몇 초간 시장에서 기회가 보이면 움직일 뿐이다. 그 자금의 움직임도 빛의 속도로 움직인다. 그야말로 순간의 판단에 따라 온 세계를 움직인다.

30억 달러를 움직여 단 0.1%라도 이익이 난다면 그 금액은 순식간에 3백만 불이 된다. 이런 돈이 한 번 움직일 때마다 하루 거래량이 450억 달러 정도인 한국에서는 상당히 큰 물량이 되고, 환율의 변동 폭을 크게 키운다. 이제는 이러한 환투기 세력의 움직임이 환율을 움직이는 매우 주요한 요소가 되었다.

이러한 현상을 '월가이야기'에서 홍익희는 “이제는 더 이상 교과서가 통하지 않는다. 세계화를 통한 금융자유화는 환율이 더 이상 재화와 서비스 이동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본흐름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뜻한다. 세계 각국을 넘나드는 금융투자가 증가하면서 국제적인 금융거래는 무역거래에 우선되었다. 동시에 통화량의 경우, 자산시장이 무역수지를 대체하였다.”라고 하였다.

환율 움직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일단은 기본적으로 환율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되 이익을 보려고 해서는 안 된다. 한번의 거래주기가 몇 달에서 몇 년까지 걸리는 실물회사의 움직임과 돈의 흐름을 가능한 한 빨리해서 차액을 남기려는 금융회사간의 차이는 크다. 무역회사의 환 리스크 관리는 기본적으로 환 차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대신에 환 차손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기법이 있지만 무역회사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는 무역보험공사의 환변동 보험이 있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