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22일 박 대통령 탄핵 심판 토론회를 열어 헌재 결정을 미리 들여다 봤다.
이날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미리보는 탄핵심판' 토론회에 초청된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의 헌법에 명시된 자유경제질서 위배, 국가공문원법 위반과 대의제 훼손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추미애 대표는 먼저 인사말에서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합리적 상식과 또 합리적 근거로서 박 대통령은 당연히 탄핵되어야 마땅하다"면서 "국민 대다수의 의견과 헌법재판소의 결론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추 대표는 "지금까지 밝혀진 증언, 증거, 각종 정황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모든 혐의 정점에 박 대통령이 있다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에게 지금까지 적용될 수 있는 혐의만 해도 공무상 기밀누설죄, 대통령의 권한 남용, 법치국가원칙 위배 등 산더미”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박 대통령에 맞서 우리는 촛불을 더 높이 들어야한다"며 "탄핵이 반드시 인용되도록 국민들의 힘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헌법학자인 서강대학교 임지봉 교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준일 교수, 연세대학교 박명림 정치외교학 교수, 이유정 변호사, 윤복남 변호사 등 법학 및 정치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임지봉 교수는 "박 대통령은 2013년 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총 47회에 걸쳐 공무상 비밀 내용을 담고 있는 문건을 최순실에게 전달했다"면서 "이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무),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4조의2(비밀엄수) 및 형법 제127조(공무상 비밀누설죄)를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론 등을 통해 최순실이 인사권 권한 등에 개입한 정황을 보면 제2의 대통령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이는 헌법 제1조 1항과 대의제원리 등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일갈했다.
최순실이 개입된 기업들을 포함해 삼성, SK 등 대기업에 대한 대통령의 특혜 제공이 권한남용 행위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준일 교수는 "삼성 합병 찬성과 SK 총수 사면 등 특혜 대가로 재단 출연자금을 모금한 박 대통령은 시장경제질서 위배와 직권남용, 뇌물 혐의까지 해당될 수 있다"고 힐난했다.
윤복남 변호사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하고 지위 등을 이용해서 사기업의 계약체결이나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라면서 "헌법적인 측면에서 기업의 재산권 침해는 물론 자유경제질서까지 위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유정 변호사 또한 "기업들이 미르와 K스포츠에 출연금 명목의 돈을 납부한 시기를 전후해 박 대통령은 '당면 현안'을 비롯해 출연기업들에게 유리한 조치를 다수 시행했다"면서 권한남용 행위라고 꼬집었다.
세월호 사고 소식을 보고받고도 사고·구조 상황의 구체적인 내용 파악에 나서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명림 교수는 "박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생명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으나 세월호 승선자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300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골든타임에 위기대응체계의 최종결정자로서의 의무를 저버린 박 대통령은 헌법에 의한 생명권보호의무와 성실수행의무,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무)를 위배했다"고 거듭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