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걱정 태산이지만…다 알 필요 없어

환율의 변동은 무역을 하는 사람에게는 마치 물과 물고기 같다. 외국과의 거래가 달러, 유로, 위안화같은 외국 돈으로 거래가 되다보니 환율의 변동에 따라 수익률의 변동이 심하게 된다. 그래서 무역회사들은 언제나 환율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뭐든지 어느 사물을 이해하려면 그에 대한 설명은 단순하고 간단해야 한다. 너무 복잡하면 사람들이 싫어한다. 아예 질려버리기도 한다. 요즘의 경제학이 그렇다. 경제학 책을 좀 읽을라치면 첫 장부터 무지 복잡한 수학공식이 나온다. 그래서 사람들은 경제학을 포기했다. 아마 경제학자들도 거의 포기했지 않나 싶다. 그러니 아직도 현대 경제의 불황의 이유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고 있고, 지금의 난관을 어떻게 풀어가자는 해결책도 나오지 못하고 있다.

환율도 마찬가지다. 원래 환율을 결정하는 것은 자유롭게 수요과 공급이 만나는 지점에서 환율이 결정되어야 한다. 위의 그림에서 보면 왼쪽의 두 개의 직선으로 된 단순한 구조였다. 그런데 시장의 수요(투자와 저축)와 공급(화폐공급량)에  국제수지도 들어가는 그림이 된다.

이처럼 단순한 수요공급에 관한 그림에 정부 정책이 들어가면 이자율이 들어가고, 화폐공급이 들어가고, 생산 자본의 이동이 들어가고, 투기자본의 이동이 들어가고 하면서 환율 결정곡선은 적어도 3개의 직선이 위아래로 난리법석을 치면서 이동하게 된다.

뭐 경제학자들이야 어떻게든 설명하려고 하겠지만 실물경제에서 직접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은 저걸 전부 다 확실하게 이해하려고 하면 안된다. 그 시간에 장사를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편이 빠르다.

그렇다고 환율이 왜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몰라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돈의 흐름은 알아야 해외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알 수있다. 그리고 내가 물건 판 돈이 제대로 들어올지, 좀 모자라게 들어올지 아니면 생각보다 더 많이 들어올지를 가늠할 수있기 때문이다.

1) 수요공급의 법칙
수요과 공급의 법칙에서 외화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공급하는 사람이 누군지를 우선 아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무역을 하는 사람들이 실 수요자이다. 실 수요자중 수출하는 사람과 외국에서 돈을 들여와 한국에 투자하고자 하는 사람은 외환의 공급자이고, 수입하는 사람과 외국에 투자하고자 하는 사람은 외환 수요자이다.

기본적으로 이들이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을 결정하는 사람이라고 되어었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수출액이나 외국인의 대 한국 투자액이 수입액이나 한국인의 대외 투자액을 초과하면 외국돈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그 반대라면 외국돈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게 된다. 그러면서 환율이 결정되면 된다.

그리고 환율이 변동함에 따라 외환 시장의 참여자들은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수출이 잘 되어 원화의 공급이 늘어나면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하게 된다. 그럼 수출 기업은 이전에 환율이 U$/kw1000 일때는 U$1어치 수출하면 1000원을 받지만, 900원밖에 못받는 일이 생긴다.

반대로 수입기업은 이전에는 U$1어치를 수입하면 1000원을 지불해야 했지만 이제는 900원만 지불해도 된다. 따라서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어나 환율은 다시 같은 위치로 돌아가고, 외환의 수요 공급은 균형점을 이루게 된다. 즉 국제 수지는 0이 된다.

2) 정부의 개입

외환 시장도 정말 그대로 놔두면 장기적으로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하여 움직일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자국의 경제가 자연적으로 치유될 정도의 긴 시간을 기다릴 만큼 인내력이 깊지 않다. 설령 무한대의 인내심을 갖는다하여도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그래서 정부는 갖가지 명목으로 시장의 움직임에 끼어든다.

흔히 말하는 시장의 실패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다. 시장의 실패가 더 큰지, 정부의 실패가 더 큰지에 대한 논란은 있어도, 어느 쪽이 더 큰지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나있지 않다. 그리고 정부의 무한정 불개입을 원하는 국민이나 기업도 없다. 뭔 일이 터지면 정부가 나서서 뭔가를 해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정부는 여러 가지 수단을 가지고 자국의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에 개입한다.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수단은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 등 거시경제 정책을 통해서이다. 돈의 공급을 풀고 조이는 통화정책은 금리를 올리고 내리며 한국 돈과 외국돈 간의 수요공급을 조절한다.

재정정책은 정부의 지출을 늘리고 줄이면서 국내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이 정책에 따른 환율의 변동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정부가 자주 쓰는 정책 중의 하나이다. 정부가 이 같은 중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경우가 많은 데, 때로는 여러 나라가 합동하는 경우도 많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1985년 있었던 플라자합의이다. 플라자합의는 1985년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1200억 달러로 GDP의 2.8%내외였고, 재정수지 적자는 2100억달러로 미국 GDP의 5%나 되었다. 1980년대 미국의 최대 무역역조국은 일본이었다. 전체 미국 적자액의 38%, 460억달러나 되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미국, 영국, 프랑스, 서독 그리고 일본의 경제 선진국 재무장광관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여 환율 개입을 위한 국제적 합의를 보게 된다. 이들 주요 선진국들의 발표와 더불어 정부들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플라자합의가 발표된 다음 날 이 나라들의 통화에 대해 4.3%나 절하되었다.

이후 연말까지 일본 엔화는 달러대비 9.4%, 독일 마르크화는 13%나 절상됐다. 특히 엔화는 달러당 120엔에 거래가 이루어져 거의 절반 가까운 환율에 거래된다. 이처럼 정부는 중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시장에 개입하지만 언제나 성공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언제나 실패하지도 않는다. 때로는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지금 일본이 겪는 장기적 불황처럼.  홍재화 필맥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