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사업부 고른 성장으로 4분기 최대 실적 시현
LG생활건강이 사드(THAAD) 역풍에도 불구하고 화장품·생활용품·음료 등 3대 사업부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와 프리미엄化 전략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4분기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화장품(뷰티)사업부의 경우 4분기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된 것으로 드러나 사드와 관련한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모습을 보였다.
매출 9.7%↑ 영업이익 20.7%↑ …분기별 성장률은 최저
LG생활건강의 연결기준 잠정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조4573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3287억원 대비 9.7% 증가하며 4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또한 2015년 4분기 1474억원 대비 20.7% 증가한 1779억원을 시현, 4분기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는 저력을 과시했다.
아울러 2016년 연간실적으로도 매출 6조941억원, 영업이익 8809억원, 당기순이익 5792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14.4%, 28.8%, 23.1% 증가했다.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달성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다양한 대내외 변수들로 어려웠던 시장에서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로 구성된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매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며 위기 속에 돋보이는 성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럭셔리브랜드 '후'가 출시 14년 만에 국내 화장품 단일 브랜드 중 가장 빠른 속도로 1조 매출을 달성하는 등 사업 역량을 화장품과 생활용품의 프리미엄화에 집중한 것이 외부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지속성장이 가능한 사업구조를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증권가 역시 LG생활건강의 4분기 실적에 대해 국내외 경기침체 지속과 사드 정세에 따른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외형과 영업이익 모두 컨센서스와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는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고 긍정적 평가를 했다.
키움증권 이희재 연구원은 “화장품은 럭셔리 브랜드 '후'(29%)와 숨37(34%)이 성장을 견인한 가운데, 면세채널 23.0%, 방판 11.6%, 중국 시장 36.3% 성장하는 등 중국의 사드 보복 이슈(저가 여행 규제)에 따른 우려보다는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생활용품사업도 기저효과(2015년 4분기 추석 선물세트 반품 100억 발생, 2016년은 3분기 반영)와 탄산음료의 4.7% 성장이 가세하며 실적 호전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미래에셋대우증권 함승희 연구원은 “LG생활건강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의 프리미엄화는 3년에 걸쳐 뚜렷이 유지되는 모습”이라며 “특히 고가 화장품 브랜드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후'와 후발주자 '숨'의 매출 급증과 두 브랜드의 중국 출점 확대가 해외 실적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4분기 화장품 실적기여도, 매출 영업이익 모두 '2016년 최저치' 기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간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주도해왔던 화장품사업부의 4분기 성장세가 지난해 분기별 성적표와 비교, 외형과 손익 모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돼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최근 중국 정부의 국내 드라마·예능 등 한류 차단과 저가 여행 규제 등 불거지고 있는 사드發 불확실성과 역풍의 전조 현상인지 아니면 2015년 4분기 실적의 기고 효과에 따른 일시적 둔화인지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지적이다.
먼저 2015년 4분기와 비교 지난해 4분기 사업부별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을 각각 살펴보면 화장품사업 14.2%, 23.2%, 생활용품 6.8%, 16.5%, 음료사업 2.1%, 7.1% 등으로, 골고루 성장세를 펼치며 최대 4분기 실적 시현에 서로 힘을 보탰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매출의 경우 화장품사업부가 7976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6984억원 대비 14.2% 증가했다. 이어 생활용품사업부가 6.8% 증가한 3623억원, 음료사업부도 2.1% 늘어난 2974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서 눈에 띄는 부분은 최근 수년간 외형과 손익 양 부문에서 회사 성장을 압도적으로 견인해 왔던 화장품사업부의 기여도가 다른 분기와 비교해 급감한 점이다.
먼저 외형의 경우 4분기 화장품사업부 매출 증가액 992억원은 전사 증가분 1284억원의 77.3%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 85.7%, 2분기 83.9%, 3분기 87.9%와 비교 6.6%~10.6%포인트 적은 수치다.
영업이익 기여도 역시 1분기 87.5%, 2분기 94.6%, 3분기 91.3%, 4분기 84.3%로, 각 분기 회사 외형과 손익 증가에 대한 화장품사업부의 기여도가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각 분기 외형과 영업이익 증가율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외형 성장률의 경우, 지난해 1분기 30.5%, 2분기 33.1%, 3분기 26.5%에서 4분기엔 14.2%로 급감했고, 영업이익 증가율 또한 1분기 44.2%, 2분기 55.1%, 3분기 60.0%에서 4분기 23.2%로 뚝 떨어진 것.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난 2015년 4분기 실적(매출 6984억원, 영업이익 1110억원)이 다른 분기에 비해 워낙 좋아, 상대적으로 4분기 실적 신장세가 적게 나타났을 뿐이라는 '기고효과' 시각과 '사드'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팽팽하다.
또한 증권가에서는 LG생활건강의 향후 영업실적에 대해, 성장추세는 이어질 것이지만 그 성장 폭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래에셋대우증권 함승희 연구원은 “고가 브랜드 화장품의 주요 채널인 국내 면세점에서 추가 고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가운데 중가 라인업의 지속적 약세는 후발 라인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인다"며 "LG생활건강에 대한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143만원에서 123만원으로 14% 하향한다"는 분석의견을 제시했다.
키움증권 이희재 연구원은 “올해 매출액은 6조6117억원(+8.5%)과 영업이익 9651억원(+9.6%)으로 전망하고,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쉽지 않겠으나 현재 '2017년 PER가 19배로 밸류에이션 매력 존재한다고 판단, 트레이딩바이 전략을 제시한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 한국희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요우커 규제를 시사하는 입장을 비치고 있다"며 "중국인 관광객 둔화와 함께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채널에 대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도 기존 목표주가와 매수의견은 유지했다.
이외에도 몇몇 증권사는 최근 중국정부의 저가 여행상품 규제와 요우커 숫자 20% 감축 계획 등 정책 변화 가능성 시사에 따른 불확실성 등을 감안, 매출과 영업이익 신장치를 하향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