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 외형 성장 불구...매년 큰 폭 적자 시현하며 자본잠식...'성장통?'
한국을 대표하는 유통기업 이마트의 편의점 계열사인 이마트위드미가 단기 급성장에 따른 성장통을 심하게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이후 지난 9월까지 연평균 280%에 달하는 폭발적인 매출 증가세를 시현하고 있지만 매년 큰 폭의 적자로 인해 누적 결손금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이로 인해 이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이마트가 매년 수차례씩 거액의 증자대금을 긴급수혈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9월말 현재 자본잠식상태에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손익상황만 놓고 본다면 거의 부실기업에 준하는 상황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인력 충원과 시스템 선투자, 지급임차료, 판촉비 등 사업초기에 따른 불가피한 진통임을 감안하더라도 손익관리 등 내부체제 정비에 신경 써야할 시점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4년이후 9월 기준 연평균 284%씩 급성장...해마다 적자폭 키워
지난 2006년 설립된 이마트위드미는 이마트가 100% 지분을 인수한 2013년 12월을 기점으로 이듬해인 2014년 7월부터 편의점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급격한 성장세를 시현 중이다. 이 회사의 2013년 이후 최근 4년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감사보고서와 이마트 분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이 회사 매출액은 2013년 29.4억원에서 2014년 291억원, 2015년 1351억원, 지난 9월말 현재 2563억원에 달한다. 2014년 매출대비 781.9% 증가했고, 이를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284%에 이르는 놀라운 성장세다.
이 같은 폭발적 성장세는 본격적인 가맹점 유치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회사 측 제시자료에 따르면 가맹점과 직영점을 포함한 총 점포수는 2013년 87개(가맹점 85)에서 2014년 501개(가맹점 494), 2015년 1058개(가맹점 1051), 그리고 지난 9월말 기준 총 1529개(가맹점 1520)로 급증했다.
2014년 대비 지난 9월말 기준 총점포수 순증 비율은 205.2%로, 이중 가맹점수 기준으로는 207.7% 급증했다. 같은 기간 총매출액 증가분 284%에 버금가는 놀라운 성장세다.
하지만 매출과 점포수 급성장에 반해 손익상황은 정반대의 추세를 그리고 있어 우려의 시각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013년 매출 29.4억원에 당기순이익 1.4억원을 시현한 이마트위드미는 2014년 139.8억원의 순손실에 이어 2015년에는 거의 배에 달하는 270.5억원의 적자를 시현했다.
이처럼 전년대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데에는 특히 판매관리비 부문에서 급여·퇴직급여·복리후생비 등 인건비가 전년도 11.6억원에서 192.9억원으로 181.3억원이나 급증했고, 여기에 임차료 순증 21억원, 판촉비 순증 47.2억원 등이 가세한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올들어 9월까지 9개월 동안 250.9억원의 손실이 또 발생해, 해마다 적자폭을 키워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월평균 약 28억원 선의 적자로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 한해 전체 손실규모는 약 330~34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당기순손실은 그럴 수 있다고 해도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하는 이익(영업이익)마저도 적자의 연속이어서 문제는 더 심각하다. 영업을 하면 할수록 계속 적자가 난다는 것은 굳이 영업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 139.6억원, 2015년에는 262.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물론 사업초기라는 특수 상황임을 감안하면 수년간 적자가 나더라도 향후 손익이 균형을 이루고 이후 이익이 발생하는 분기점을 찾아 매진하는 것이 기업의 정상적인 운영이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도 언제쯤 손익분기점을 찍을지 장담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마트위드미 관계자는 “당초 계획했던 손익이 균형을 이루는 시기가 좀 더 늦어질 것 같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결국 이 같은 손익구조로 인해 누적 손실규모(이익잉여금)가 확대되어 총자본을 까먹으며 부분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더니 급기야 9월말 기준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전락한 실정이다.
이 회사의 이익잉여금 추이를 살펴보면 2014년 -137.1억원에서 2014년 -410.4억원을 기록하더니 지난 9월말 기준 -661.8억원(추정치 임)을 시현, 납입자본금 125.5억원과 자본잉여금(주식발행초과금) 404.3억원을 다 까먹고도 -132억원의 총자본을 기록,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차입금 170억원과 증자대금 780억원 투입 등 자금수혈로 연명(?)
이로 인해 이 회사는 외부 차입금과 대주주인 이마트의 수차례에 걸친 유상증자 등 자금수혈을 통해 운영자금 부족과 자본잠식상태를 해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사의 2014년과 2015년 현금흐름표를 보면 2014년의 경우 영업활동에서 순유출된 78.2억원과 유·무형자산 투자 136.7억원 등 214.9억원의 부족자금을 차입금 61.6억원과 2차례에 걸친 유상증자 대금 150억원으로 메꿨다.
2015년에도 영업활동 순유출 87.0억원과 유·무형자산 투자 244.8억원 등 331.8억원의 부족자금을 외부차입 108.3억원과 또 2차례의 유상증자 380억원으로 메꾸고 남은 자금 약 158억원 가량을 내부 현금으로 유보하는 자금운용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9월말 기준 132억원의 완전자본잠식이 발생했고 급기야 이마트는 지난 10월 초 250억원의 증자대금을 또 투입해 완전자본잠식에서 부분 잠식으로 숨을 돌려준 것으로 추정된다.
이마트는 지난 2014년 2차례에 걸쳐 150억원, 2015년에도 2번에 걸쳐 380억원 투입이어 지난 10월 또 다시 250억원 등 2년 10개월 사이에 총 780억원의 자금을 수혈하는 지경에 이르른 것이다.
“무분별한 점포수 확장 지양하고 내실 다져 기존 가맹점 수익확대해야 ”
편의점업계는 장기화되고 있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마트, 쇼핑몰 등 다른 유통채널과는 달리 최근 2~3년 사이 1인 가구 급증과 그에 따른 상품 운용전략과 접근 편의성 등에 힘입어 가맹점이 급증하면서 큰 폭의 성장세를 구가해왔다.
9월말 기준 CU와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위드미 등 편의점 빅5의 점포수가 3만3100여개, 여기에 개인 운영 점포수 까지 합치면 3만5000여개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지난 2013년 2만4800여개였던 점포수가 불과 3년 만에 1만 여개 늘어 40%나 급증한 것.
요즘 웬만한 상권주변에 3~4개의 편의점이 밀집돼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내실이 동반되지 않은 양적 성장은 사상누각으로 이어져 가맹본부는 물론 개별 가맹점주 모두에게 피해로 되돌아올 공산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편의점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본사와 계약을 맺은 가맹점 주들이 과당 경쟁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무분별한 확장을 지양하고 손익 등 내실을 다지면서 점포수 포화에 따른 저성장국면에 대비하고, 나아가 가맹점 수익확대에 주력해야할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마트위드미 가맹사업자의 평균매출액이 빅5 가운데 최하위로 나타나 우려를 키우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빅5의 편의점 1점포당 평균 매출액을 살펴보면 가맹점수 2158개를 보유한 업계 4위 미니스톱이 6.4억원으로 1위, 9192개 보유 GS25가 6.3억원, 9312개 보유 CU가 6.0억원, 7568개 보유 세븐일레븐이 4.8억원, 1051개 보유 위드미가 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점포수와 1점포당 평균 매출액이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의미여서 위드미 입장에서는 가맹점 평균 매출액을 높이는데 더 많은 역량과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주요 상권마다 우후죽순으로 점포를 개설하는 방식의 사업 확대는 점포당 매출 상승을 가로막고, 결국 이로 인한 부담은 각 가맹점 주들에게 되돌아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분별한 점포 확장은 본부와 가맹점 모두를 위한 상생의 길은 아닐 것”이라며 “다양한 포맷의 특화 편의점을 개발하고 편의점의 푸드점화 등을 통해 내실을 다지면서 기존 가맹점 수익확대를 위해 본부의 총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