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회계연도 매출 5.8% 증가에 영업이익 31.4% 감소...고성장 끝나나?
지속되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최근 5년간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승승장구해온 유니클로의 올 회계연도(2015.9~2016.8) 매출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 SPA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1.4%나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자라, H&M 등 동종업체의 부진과는 대조적으로 외형과 손익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던 추세가 끝난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회계연도에 나타난 일시적 요인에 의한 불가피한 측면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내 SPA업계 상황을 감안할 때 유니클로가 예전처럼 외형과 손익 모두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8월 결산법인 유니클로가 지난 2일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6 회계연도 매출액은 1조1822억원으로 전년도 1조1169억원 대비 5.8% 증가에 그쳤다. 이는 2012년 54.0%, 2013년 37.4%, 2014년 29.1%, 2015년 24.7%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지난 겨울 평균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추동(F/W)시즌 제품 판매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년대비 소폭 증가세를 시현한 매출과 달리 영업이익은 최고치 행진을 펼쳐온 그간의 상승세를 접고 감소세로 전환됨으로써 국내 SPA업계 영업여건이 녹녹치 않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유니클로의 2016 회계년도 영업이익은 1073억원으로 전년도 1564억원 대비 490억원이 줄어 31.4%나 급감했다. 지난 2011년 이후 지속돼온 신장세가 처음으로 꺾인 것이다.
이는 지난해 일본 본사로부터의 상품 매입액이 큰 폭 늘어나 원가율을 상승시킨 데다가 인건비, 점포 임차료 등 판관비가 큰 폭 증가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의 매출원가율을 살펴보면, 당기 중 일본 유니클로에서 상품을 매입한 금액이 전년도 5193억원 대비 930억원 가량이나 증가한 6126억을 기록하면서 매출원가율을 전년도 47.7%보다 4.5%포인트나 끌어올려 매출 총이익을 200억원 가량 감소시켰다.
여기에다 공격적 점포확장 결과 전년대비 급여 123.7억원과 임차료 112.3억원의 순증이 판관비율을 0.4%P 상승시켜, 판관비 부문에서 총 29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까먹었다.
“너무 달렸나?” 점포 확장 숨고르기 조짐...점포 순증 18개에 그쳐
인건비와 임차료 급증에 따라 유니클로가 최근 펼쳐왔던 공격적인 점포망 확충도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8월말 현재 유니클로의 총 매장수는 173개로 지난 2011년 64개보다 109개 늘어 약 2.7배 증가했다. 점포수 순증비율이 연평균 34%에 달했다. 하지만 올 회계연도에는 순증비율이 11.6%로 크게 둔화됐다.
순증 점포수가 2013년 25개, 2014년 29개, 2015년 29개에서 올해 18개로 최근 3년 추세대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점포당 매출 또한 지난 2011년 51.2억원에서 지난 8월말 기준 68.3억원 늘어 33.3% 증가했다. 하지만 2015년 72.1억보다는 3.8억원이 줄어 점포당 생산성이 처음으로 줄었다.
점포망 확충이 외형증가에는 기여했지만 그 생산성은 떨어지는 모양새가 나타난 것. 이 회사가 점포망 확충 숨고르기에 들어간 이유가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유니클로 매장은 전부 직영점 형태여서 점포수 순증은 곧바로 인건비 증가와 임차료 등 판매관리비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여서 점포당 생산성은 수익성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점포수 순증의 조절은 기존 성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점포의 수익성 관리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어려운 영업환경이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라이프웨어(LifeWear)' 철학에 기반, 항상 고객에게 높은 가치의 상품을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임으로써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SPA시장에서 승승장구해온 유니클로가 올 회계연도에 다소 주춤하는 듯한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이마트 데이즈, 자라, H&M,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의 국내외 SPA브랜드와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어떠한 성장 스토리를 써 나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