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확 달라진 면세점 운영 청사진…"절치부심 역력"

첨단 IT 매장, 관광객·명품유치, 최순실 게이트와 무관해 유리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5개 대기업 중 재무구조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세부운영계획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최근 내놓은 운영(안)은 지난해 7월 입찰 당시 보다 훨씬 구체적인 세부실행 계획이 담겨져 있어 지난 1년여 동안 절치부심한 흔적이 역력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로써 오는 12월 숙원사업인 면세 특허권을 손에 쥘지 눈길을 끌고 있다.

더욱이 현대면세점 모기업인 현대백화점그룹의 우수한 재무구조에 백화점·홈쇼핑 등 유통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돋보여 경영능력도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百 계열사, 유통업 영업이익률 1, 2위 차지...CEO 대상 경영평가도 선두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등 그룹 내 유통회사들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롯데, 신세계 등 국내 유통 강자들을 제치고 국내 19개 유통기업 중 1, 2위를 차지한 것으로 지난 8월 조사됐다.

또한 지난 9월 CEO스코어가 매출증가율, 자기자본 이익률 등 6개 항목으로 국내 500대 기업 CEO의 상반기 경영성적을 점수로 환산한 결과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과 현대홈쇼핑 정교선 부회장이 올 상반기 국내 주요 유통업체 중 가장 탁월한 경영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경영능력을 가진 현대백화점이 롯데, 신세계 등 백화점 빅3중 유일하게 면세 사업권이 없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면세점을 최대 숙원사업으로 설정,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를 알게해주는 대목이다.

명품·요우커 유치, 주차장 등 면세점 운영(안) 구체화...'진일보'

현대백화점 측이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는 지난달 관세청에 제출한 서울시내 면세점 추가 입찰 서류에서 밝힌 면세점 운영계획과 그 이후 진척된 사항들을 종합해 보면, 지난해 7월 입찰 당시 보다 한층 더 진일보했다는 것이 면세점업계의 평가다.

28일 업계와 현대백화점 등에 따르면 가장 큰 차이점은 면세점 규모와 주차대수, 매장 컨셉 및 편의 시설, 해외 명품 브랜드 및 중국 관광객 유치 계획, 보세 물류 창고 및 면세점 운영 IT시스템, 그리고 관광인프라 및 사회공헌 투자 확대 등이다.

먼저 매장 규모를 비교해보면 올해 입찰에서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3개 층 1만4005㎡로 설정, 지난해 7월 2개 층 1만2000㎡보다 1개층과 2005㎡를 확장했다.

이는 요우커 등 해외 관광객들의 다양한 니즈 충족을 위해 매장의 대형화와 상품군 다양화에 부응하고, 특히 일반 건물보다 높은 층고(層高)와 고객 동선(動線)을 기존 면세점 보다 1.5배 이상 확대해 고객에게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여기에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와 VIP라운지, 가상현실(VR) 피팅룸과 VR 메이크업 체험존 설치 등 첨단 IT기술을 접목시켜 최상의 서비스를 갖춘 대형럭셔리 면세점을 운영하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대형버스 주차장 확보도 크게 확충시켰다. 무역센터점 59면과 탄천 400면 등 총 459대의 주차면적을 확보해 지난해 7월 135대보다 3배가 넘는 324대나 증가시켰다. 

뿐만이 아니다.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및 해외 명품 브랜드 유치, IT시스템과 보세 물류창고 확 등 성공적인 면세점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도 제시했다.

이중 관광객 유치와 관련 현대면세점은 지난 9월 중국 현지 상위권 17개 여행사와 '한-중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를 체결, 중국 관광객(요우커) 200만명 국내 유치 등 양국의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이들 여행사는 면세점 유치 성공 시 ▲현대백화점 이벤트홀 및 SM타운에서의 한류 체험 ▲봉은사 템플스테이 ▲한류스타거리 투어 및 한류스타 공연 등 현대면세점과 공동 협력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 200만명 확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현대면세점은 일본 도시바와 면세점 통합 물류 IT시스템 운영 협약 체결과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 내 보세물류창고 9917㎡도 확보해 놓는 등 면세사업 운영 관련 인프라를 한층 더 세부적으로 구축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

루이비통, 디오르 등 47개 명품 등 총 188개 브랜드 입점...작년보다 100개 늘어

더불어 현대면세점은 루이비통, 디오르 등 다수의 해외 명품 브랜드를 국내 면세점에 공급중인 '부루벨코리아㈜'와 '특허 취득 조건부 입점협약'을 체결, 성공적인 면세점 운영에 꼭 필요한 명품브랜드 유치계획도 마련했다.

이로써 현대면세점은 부루벨코리아 보유 47개 해외 명품브랜드에 대한 입점 확약과, 이와 별도로 불가리, 토즈 등 188개 국내외 명품·잡화 브랜드에 대한 LOI도 체결, 지난해 7월 총 88개 브랜드 대비 100개 이상 더 많은 브랜드를 확보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신설된 면세점들이 현재 영업에 고전중인 원인 중 하나는 명품 브랜드가 1~2개에 불과해 상품 구색이 빈약한 때문”이라며 “성공적인 면세점 운영을 위해서는 다양한 해외 명품브랜드의 유치가 필요한데, 현대가 부루벨코리아와 조건부 입점 협약을 체결한 것은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관광 인프라 개발 300억, 사회 환원 200억 등 500억 투입...작년 대비 200억 늘려

이외에도 현대면세점은 매년 영업이익의 20%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방침 하에 총 500억원을 투입, 강남지역 관광 인프라 및 관광 콘텐츠 개발에 300억원, 지역사회 공헌 등 사회 환원에 2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즉, 코엑스 일대 관광 인프라 및 콘텐츠 개발에 5년간 300억원을 투자, 이 일대를 '한국 관광의 관문'으로 만드는데 기여하겠다는 청사진과 더불어 지난해 7월 대비 200억원을 추가 투입해 면세점 운영을 통해 번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동호 현대면세점 대표는 "이번 사회환원 계획은 향후 면세점 특허 취득 후 5년 누계 예상 영업이익의 20%인 500억원을 관광인프라 개발 등 지역 관광산업 발전과 소외계층을 위해 지원하겠다는 것“이라며 ”누계 영업이익의 20%가 500억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부족분을 채워 500억원을 환원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구체적 실천방안으로 관광 인프라 및 콘텐츠 개발 실천 방안으로 한류 스타를 테마로 한 1000㎡ 규모의 '강남돌 테마파크' 조성 및 아이돌 조형물을 설치한 포토존, '한류(韓流) 스타거리(K-Star Road, 1.08km 거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코엑스 일대 '관광 콘텐츠 개발지원 프로젝트'를 추진, 국내 유명 아티스트와 한류스타를 초청해 슈퍼 콘서트(가칭)' 및 사인회·팬미팅도 개최해 젊은 요우커를 비롯한 다국적 관광객들의 신규 유치와 재방문룰 제고에도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또한 강남구청 및 유관기관이 추진하고 있는 지역 내 ▲문화사업(지역축제 및 전통문화공연 지원)과 ▲관광 관련분야 정책 개발 지원은 물론 ▲불우아동 장학금 ▲빈곤 독거노인 및 한부모, 다문화 가정 생계비 지원 등 사회적 배려대상에 대한 기부도 늘려나간다는 복안이다. 

이동호 현대면세점 대표는 "국내 최고급 백화점을 운영한 유통전문그룹으로서의 역량과 시너지를 결합해 고품격 대형 럭셔리 면세점을 구현할 것"이라며 "명품뿐 아니라 국내 브랜드의 판매 활성화를 통해 한류 문화 확산과 관광산업 발전은 물론 사회 공헌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행에도 적극 앞장 설 것"이라고 밝혔다.

면세점 입찰 참여 5개 대기업 중 가장 우수한 재무구조, 첨단 IT접목 고품격 대형 면세점 운영 계획 등 특히 최순실 관련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에 대한 댓가성 로비 의혹 등으로부터 자유로운 현대백화점그룹이 이번 특허 심사에서 활짝 웃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