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 원인무효인 부동산 경매땐 양도소득세 부과 못해

국유재산인 토지가 불법적으로 매각된 후 최종적으로 경매로 매각되었다 하더라도 해당 토지의 강제경매 절차가 원인무효인 등기에 의해 이루어졌다면 '자산의 양도'에 해당하지 않아 양도소득세를 과세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강제경매절차의 기초가 된 경매부동산에 관한 채무자 명의의 등기가 원인무효라면 매수인은 경매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고 강제경매절차를 통하여 채무자에게 돌아간 이익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원상회복으로 반환의 대상이 될 수 있을 뿐”이라며 “이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에게 매각대금 상당의 양도소득이 귀속되었다는 이유로 양도소득세를 과세할 수는 없다”고 판결하였다.

A는 B로부터 토지를 매수하고 등기를 이전받았다. 그런데 그 토지는 국유지였으며 등기공무원이 불법적으로 B에게 매각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불법매각 사실이 드러나자 국가는 A에게 토지를 자진 반환하면 A에게 특례매각해주겠다고 통지하였다. 이후 A는 자신이 특례매각에 의해 다시 등기를 넘겨 받을 경우 해당 토지를 매수인 C에게 이전해주기로 하는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분쟁이 생겨 C는 매매계약은 없었던 일로 하고 지급했던 매매대금을 돌려줄 것을 요청하였다. A가 매매대금을 돌려주지 않자 C는 그 때까지 국가에 반환되지 않고 A명의로 남아 있던 토지에 대하여 강제경매신청을 했고 토지는 경매에 의해 타인에 매각되었다.

그렇다면 이 경우 매매차익에 대하여 양도소득으로 과세할 수 있을까? 대법원은 계약이 무효이거나 취소 또는 해제된 경우 양도한 자산에 대한 대가로 받은 대금은 다시 반환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양도소득으로 보아 과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종래 대법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토지를 토지거래 허가 없이 양도한 것은 무효이므로 여기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가 과세되지 않는 것으로 세법을 해석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토지거래 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할 목적으로 중간에 끼어있는 매수인을 생략해서 등기를 이전하거나, 증여처럼 꾸미는 편법을 사용해서 무효가 된 사안에서도 매매대금을 사실상 소유하는 경우에는 양도소득이 있는 것으로 판례를 변경하였다.

과세관청은 이러한 예외 사례를 들어 A 역시 경매로 인한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불법매각된 국유지의 경우 토지거래 허가 사안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 국유지의 강제경매의 기초가 된 등기가 원인무효인 이상 경매대금은 원상회복 대상이 되고 A에게 경매대금이 귀속된 것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과세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토지거래 허가 관련 편법 사안의 경우 양도소득세 과세를 인정하는 대법원 판례가 나왔을 당시 앞으로 이와 같은 예외 과세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위 사건은 토지거래 허가를 회피하기 위하여 증여로 등기하였지만 실제는 매매대금을 다 치루고 당사자 사이에 이해관계가 일치하여 무효주장이 제기될 수 없는 경우이었다.

대상 판결은 경매대금이 종국적으로는 반환될 금액이어서 이를 소득으로 볼 수 없다는 양도소득 과세의 일반원칙을 고수한 것이다. 토지거래 허가 관련 예외를 쉽게 확대하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는 점에도 의미가 있다. 대법원2016.8.18.선고 2014두1098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