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엔 한국의 위대함을 해외시장에 팔아야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왜 해외시장인가(2)

한국은 지난 10년간 세계 무역규모 11위의 국가에서 6위 국가로 순위가 바뀌었다. 이제 한국이 세계의 후진국, 변두리에서 중심으로 이동한 것을 뜻한다. 지정학적으로 보면 동북아에서 중국과 일본 사이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던 이름 없던 나라, 경제적으로는 일본을 따라하던 국가였다. 하지만 우리의 위상이 무역규모 6위 국가에 이르면서 세계 속의 귀감이 될만한 국가로 부상했다. 더 나아가 세계무역의 선도적 위치로 우뚝 올라섰음을 보여주고 있다. 

침체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제조업분야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일본이 있다. 그리고 세계 최대의 제조업국가이며 더 나아가 과거 세계 모든 생산물의 절반을 만들어내던 최고의 국가 회복을 다이내믹하게 만들어가고 있는 중국 또한 우리 옆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두 나라 사이에 끼어서 한국경제가 암울하다고 했지만, 지난 수 십년간 한국경제의 발전이 멈춘 적이 없다. 오히려 완제품 시장에서 일본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일본의 부품 산업이 강해서 한국의 완제품 시장을 여전히 지배한다고 하지만 그건 시장을 몰라서 그렇다. 부품은 완제품 업체의 주문을 받아서 생산하는 것이지, 부품 업체가 완제품 회사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다만 일본은 경제 규모면에서 의미는 있다. 이 세계 최대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두 나라 경제의 다이너미즘 사이에서 한국은 어떻게 지속적 우위를 확보하고 경쟁력을 어떻게 유지해 나갈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 시점에서 한국 무역의 앞길을 과거와 다르게 정립해야 한다.

이제까지 우리의 근대사를 보면 우선은 목구멍에 거미줄이라도 치기 위하여 해외에 나갔고, 좀 나아지면서 우리 자신을 되찾는 과정이 있었다. 앞으로는 우리의 위대함을 알리고 세계를 이끌기 위하여 해외시장에 나가야 한다.

돌이켜보면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우리는 그저 집이나 잘 지키자는 소극적인 방어나 어쩔 수없이 하는 소극적 개방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며 나갔다. 마치 연개소문이 당나라 군대가 고구려를 쳐들어왔을 때 방어위주가 아닌 공격적으로 서해를 건너 바로 북경으로 들어간 것처럼. 그리고 결과는 언제나 좋았다.

수입이 금지되었던 일본의 만화, 게임, 음악 등 일본의 대중문화가 개방되었을 때, 곧 일본문화가 우리나라를 휩쓸 것 같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한류문화의 일본 진출이 가능하게 되었다. 미국 영화의 한국 상영일수를 제한하는 스크린쿼터제도가 풀렸을 때 한국의 극장은 할리우드에 점령될 줄 알았지만, 오히려 한국배우나 감독의 미국 진출, 그리고 한국영화의 수준이 높아졌다.

유통에서도 개방하면 월마트나 까르푸같은 세계적인 유통업체에 종속될 것 같았지만 오히려 토종 유통업체를 이기지 못하고 철수하였다. 일본의 부품이 지나치게 들어와 한국이 망할 것 같아서 일본 부품의 수입을 금지했던 수입선다변화는 거꾸로 한국 가전업체와 자동차 업체의 경쟁력을 키워 세계적인 경쟁력을 키웠다.

이제 한국은 앞선 국가들, 앞선 기업들을 쳐다보며 따라할 때는 지났다. 세계가 우리 뒤에서 우리를 쳐다보며 우리를 따라하고 있다. 지금의 해외시장은 우리가 만들어온 선도적 위치를 더욱 굳건히 하면서 전 세계가 공영하는 경제를 만들어가야 하는 곳이 되었다.

실제로 장사하다보면
우리가 세계 무역에서 선도적 위치에 올랐다는 것을 실감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건 아마도 장사규모의 양극화가 많이 이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장사의 양극화는 별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제까지는 잘되는 사람을 밀어주기도 바빴다. 그래서 그들은 대기업이 되었고, 현재 한국의 무역을 이끌고 있다. 이제부터는 장사가 잘 못한 사람을 밀어주어야 한다. 아직도 해외시장에 왜 나가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 해외 시장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해외시장에 나가려면 중국과의 가격경쟁에서 이기면서도 이탈리아 고급양말과 경쟁하여 이길 정도로 품질도 좋아야 하는 줄 안다. 그 둘 중 하나만 있어도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둘 다 없어도 해외 시장에 나갈 방법은 많다.

때로는 자기 물건을 같이 수출하자고 해도 자신이 없다고 아예 손부터 내젓는 사장도 있다. 그런데 그러다 한국시장도 놓칠 수 있다. 이제는 한국시장과 해외시장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내가 나가서 보여주지 않으면 남이 나의 시장에 들어와서 내 시장을 차지해버린다. 일본의 스마트 폰 시장이 애플에 다 잡혀먹은 것이 그렇다. 그래서 일본의 스마트 폰 업체들은 해외에서 존재가치가 없어졌다.

한국시장이 세계시장이고, 세계시장이 한국시장이다. 내수기업이 수출기업이 되고, 수출기업이 내수기업이 되어야 한다. 그 둘을 분리하는 것은 이제 의미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한국에서만 소비되는 줄 알았던 거무튀튀한 발가락 무좀 양말이 세계로 나가니 알록달록하고 한 켤레 5만원하는 비단 스포츠 양말이 된 경험을 나는 누구에게나 보여줄 수 있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