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 국정감사가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심상철 서울고등법원장이 업무현황보고를 하고있다.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시위' 도중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317일 만에 사망한 故 백남기 농민의 부검영장 해석을 놓고 국회 법사위의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시작부터 치열한 공방전에 휩싸였다.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는 5일 서울고등법원과 서울중앙지방법원 등 수도권과 강원권 관할법원에 대한 국감을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날 국감이 시작되자 더불어 민주당 박주민, 박범계 의원 등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故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검영장을 발부한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를 증인으로 채택해 의견을 들어보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주광덕, 김진태 의원은 재판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 등을 내세워 반대했다.
박주민 의원(더불어 민주당)은 "법원이 발부한 백남기 어르신의 부검영장에 대한 해석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어 영장발부 판사인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직접 출석해 영장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며 "출석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박범계 의원(더불어 민주당) 역시 "부검영장의 해석과 관련해 여기저기서 의견이 분분하다"면서 "성 부장판사가 발부한 부검영장에 대해 온 국민이 이 사안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고, 영장발부 부장판사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부검영장 집행을 놓고 백남기 씨 유족과 경찰이 충돌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영장을 발부한 판사의 명확한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주광덕 의원(새누리당)은 "부검영장에 첨부된 조건은 실시가 명확히 전제된 것"이라며 "부검을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고, 부가적으로 조건을 붙인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야당의 의견에 각을 세웠다.
김진태 의원(새누리당)은 '법관은 판결문으로 말하는 것'이라는 주 의원의 언급을 다시 한번 인용하면서 "영장전담 부장판사 본인을 불러 묻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고 반대의견을 밝혔다.
김 의원은 "영장전담 판사를 불러 내심의 의사가 무엇인지를 묻는 것은 잘못됐다"며 "국감은 수사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해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관증인 채택이 아닌 별도 증인은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며 "법적으로도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권성동 법사위 위원장은 "부검영장에 대한 해석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고, 특정사건의 담당 법관을 증인으로 소환한 전례가 없다"며 "재판의 중립성을 해치는 사례일 수 있고, 여야 의견이 달라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는 위원장으로서의 위치 때문에 성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 채택은 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한편 박주민 의원은 지난 4일 대법원으로부터 부검영장 일부를 입수해 공개했다.
◆…박주민 의원이 지난 4일 대법원으로부터 입수한 고 백남기 씨 부검영장 중 "압수수색검증의 방법과 절차에 관한 제한" 사본.
박 의원이 입수한 부검영장 일부에는 "압수수색검증의 방법과 절차에 관한 제한"이라는 제목으로 5가지 제한 사항이 규정되어 있다.
여야는 이날 이 부검영장 제한 규정의 해석을 놓고 첨예한 공방을 이어갔다.
오신환 의원(새누리당)은 "분쟁을 해결해야 할 사법부가 분쟁을 조장하고 있다"며 "부정부패나 도덕성 일탈보다 법과 원칙에 기대지 않고 여론과 정치적 공격에 판결이 좌우되는 것이 더 큰 국가존립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오 의원은 "압수수색 방법과 절차에 관한 제한"의 규정이 "경찰이 정보를 제공하고 부검을 할 수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 의원은 "유족들과 협의가 안 이루어지면 영장의 강제력이 없어지는 것이냐"고 따져 물으면서 "법원이 전례 없는 영장을 발부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나 백혜련 의원(더불어 민주당)은 "법원에서 발부한 부검영장이 강형주 서울중앙지법원장께서 일부인용, 일부기각 로 이해한다고 하셨는데, 영장 발부는 인용으로 제한 사항은 기각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으냐"고 물었다.
이에 강 법원장이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라고 하자 "기각 부분 역시 의무규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냐"며 압수수색 제한 규정 역시 의무규정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백 의원은 부검영장의 일부인 '압수수색검증의 방법과 절차에 관한 제한'이라는 규정은 모두 '이행하여야 함'이라는 의무규정으로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의무규정을 지키지 못한 경찰의 영장 집행은 위법"이라는 점을 확인한다며 질의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