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용 차량 업무용 썼다가 팔면 부가세 두번 내야

자동차 판매회사가 판매용 승용차를 임직원 출장용으로 임시 사용하였다면 그 차량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 이후 당초 취득목적대로 그 차량을 판매할 때 또 다시 부가가치세를 내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대법원은 "사업자가 영업용 소형승용차를 상당한 기간 비영업용으로 사용하여 그 가치가 상당한 수준으로 하락한 경우에는 비영업용으로 전용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를 일시적·잠정적인 사용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결하였다.

물건을 파는 사업자는 그 거래상대방으로부터 물건 값과 10%의 부가가치세를 받는다. 또한 다른 사업자로부터 물건을 사 올 때 역시 물건 값의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를 상대방에게 지급한다.

물건을 팔 때 상대방으로부터 받은 부가가치세를 매출세액이라고 하고, 물건을 사 올 때 상대방에게 지급한 부가가치세를 매입세액이라 한다. 사업자는 매출세액에서 매입세액을 뺀 금액을 부가가치세로 납부하도록 세법이 규정하고 있다.

자동차 판매회사가 판매하기 위하여 차량을 사 오면서 지급한 부가가치세는 나중에 차량을 팔면서 발생한 매출세액에서 매입세액으로 당연히 공제된다. 그러나 운송사업자나 차량 판매업자가 아닌 일반 기업이 구매한 승용차에 대한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은 공제되지 않도록 세법이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승용차의 사용은 영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세법이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운송사업자나 차량 판매업자가 영업용으로 구매한 차량을 비영업용으로 전용하여 사용하면, 그 시점에 차량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내도록 하고 있다. 차량을 사 오면서 발생한 매입세액을 공제받았더라도 나중에 비영업용으로 전용하는 시점에 부가가치세를 내도록 하여 사실상 매입세액을 공제받지 않은 것과 같은 결과가 발생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자동차 판매회사가 판매용 승용차를 임직원 출장용 등의 목적으로 임시로 사용하다가, 원래 목적에 따라 판매를 한 경우에도 비영업용 전용에 해당하여 부가가치세를 내야 하는 지가 문제된다. 나중에 자동차 판매회사가 그 승용차를 판매할 때 부가가치세를 내고, 임시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부가가치세를 내면 이중으로 부담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 자동차 판매회사는 승용차를 수입하면서 수입한 승용차에 대한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빼고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하였다. 그 후 회사는 판매용 승용차를 6개월 동안 임직원 출장용 등으로 사용하다가 원래 취득 목적에 맞게 판매했다.

이 회사는 이는 임시적인 사용에 불과하고, 본래 취득 목적에 따라 자동차를 판매할 때 부가가치세를 냈으니 임시 사용하더라도 비영업용으로 전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즉 비영업용 전용에 따라 부가가치세를 이중으로 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회사가 임시사용 이후 신차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 점에 주목하여 회사가 업무용으로 사용한 결과 판매용 승용차의 가치가 상당한 수준으로 하락하였고, 그렇다면 이를 임시적·잠정적 사용으로 볼 수만은 없다고 판단하였다.

6개월간 임시사용의 결과로 부가가치세를 냈다가, 자동차를 판매하였다고 또 다시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는 결론에 대해 이 회사는 부당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 판매회사와 달리 일반 기업은 승용차 구입 당시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공제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동차 판매회사에 대해서만 특혜를 주는 것도 형평에 맞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서 대법원 판결이 부가가치세의 법리에 부합한다. 다만 자동차 판매회사이든 일반 기업이든 비영업으로 사용한다는 이유로 부가가치세를 한 번 부담하고, 이를 나중에 판매하면 다시 부가가치세를 부담하여야 하는 현행 부가가치세법이 타당한 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 이중으로 부가가치세를 부담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하기 때문이다.  대법원 2016.7.7.선고 2014두195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