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객수수료는 탈세의 온상?" = 세금거래서 없이 오고가는 송객수수료는 항상 탈세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에 송객수수료율을 정상화시키기 전에 투명화가 우선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계정과목은 알려줄 수 없지만 (송객)수수료는 회계처리 시 매출로 잡고 있다. 더 이상은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 - 국내 A여행사 회계담당자
여행업계에 따르면 송객수수료는 면세점에서 '판관비(판매관리비)' 형식으로 회계처리되고 있으며 여행사 입장에서는 매출로 처리된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다른 면세점들도 마찬가지지만 면세점 판관비 대부분이 송객수수료라고 보면된다"며 "수수료는 가이드 수수료, 여행사 수수료 항목으로 구성되는데 가이드 수수료의 경우 손님들이 물건 구입했을 때 주어지는 인센티브라 송객수수료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여행사에게 지급되는 것만을 송객수수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가이드에게 지급되는 수수료 또한 엄연한 송객수수료다.
관광협회 관계자는 "면세점에서는 수수료를 여행사한테도 주고 일정비율을 가이드한테도 준다. 가이드에겐 별도의 인센티브도 있는데, 그 인센티브는 송객수수료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면세점에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광 상품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는 송객수수료에 대한 또 다른 문제는 '탈세'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는 점이다.
사실 송객수수료 자체는 '검은 돈'이라고 보기 힘들다.
세계 모든 관광지에도 송객수수료는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과도하고 음성적인 송객수수료가 탈세로 연결되고 있는 정황은 분명하게 존재한다.
관광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면세점이 지급하는 송객수수료에 대해서는 세금계산서가 100% 발행된다. 이유는 발행하지 않을 경우 관세법 위반 소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면세점의 경우에도 여행사가 아닌 가이드에게 지급하는 별도의 인센티브는 송객수수료에 포함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 부분은 과세당국이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잡화점이나 인삼센터 등 일반 쇼핑업체들은 면세점보다 세금계산서 발행이 미흡한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사자들은 송객수수료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한다고는 하지만 현금거래를 위주로 음성적인 행태를 보이는 곳이 다수라는 것이 관광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때문에 최근 송객수수료 문제 해소 방안으로 수수료의 제한보다 투명화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공정위의 판단이 그러했듯이 수수료에 상한선을 두는 것은 '담합행위'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에 투명성을 우선 담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관광객들이 자주 찾고 있는 국내 면세점. 현재 대부분의 면세점들은 판매관리비의 수수료 항목으로 여행사에 과도한 송객수수료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면세점을 제외한 업체들의 수수료 거래에서 세금계산서 발급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문제에 있어서 가장 앞장 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제주'다.
제주상공회의소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강창일(제주시갑), 오영훈(제주시을), 위성곤(서귀포시) 국회의원 초청 간담회에서 관광진흥법에 수수료율 상한선을 명기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해 송객수수료를 양성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또 최근 열린 제주관광공사 워크숍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조아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송객수수료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는 면세점 등 업체들이 수수료를 얼마나 주고 있는지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면세점 송객수수료 조정 결의는 경쟁제한 행위로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수수료율을 낮추려는 노력보다는 수수료 양성화 및 투명화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세금계산서 발행으로 탈세를 방지하는 등 양성화가 필요하며 정부 등 유관기관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올해 초 제주도는 질적 성장을 위한 중점과제와 세부사업을 골자로 한 기본계획을 확정하며 송객수수료 문제 해결을 위해 수수료 비율을 명시하고 세금계산서 발행을 제도화한다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송객수수료를 투명하게 만들어야 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국회가 어떤 대책을 마련할 지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