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년 전 같은 기간(지난해는 메르스 등 영향으로 비교대상 제외)보다 41% 늘어난 총 473만명으로 집계됐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48.3%)다.
아울러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만 15세 이상 외국관광객 1만2900명에게 '한국에 방문한 횟수'를 물어본 결과, 전체의 46.1%가 '2회 이상 방문했다'고 답했다.
관광객의 국적별로 재방문율이 크게 달랐는데, 16개 조사대상국 중 재방문한 관광객 비율이 가장 높았던 국가는 일본(78.7%)이었다. 다음은 싱가포르(60.6%), 홍콩(59.0%), 러시아(57.7%) 순이었고 중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율은 37.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관광객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유커의 숫자는 점점 늘고 있지만 재방문율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중국인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유치하는 데 방해가 되는 요인으로는 무성의한 관광안내 서비스나 미온적인 관광 불평·불만 처리, 쇼핑·유흥오락 중심의 단순 관광행태 등이 꼽힌다.
특히 쇼핑 중심의 관광형태는 여행사들이 면세점 등 쇼핑업체로부터 받는 과도한 '송객수수료', '인두세' 등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행사는 구조상 문제로 인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중소 여행사의 경우 송객수수료에 대한 취재요청에 답변을 회피하는 등 송객수수료 문제에 특별히 공감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의식적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대규모 여행사의 경우는 상품이 그나마 잘 꾸려져 있어 문제가 별로 없지만 중소여행사의 경우 송객수수료로 먹고 사는 업체들이 많다"며 "수수료를 제한한다고 해서 한국여행이 보다 고급화 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여행사들은 계속 치열한 경쟁을 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송객수수료를 지불하는 입장인 면세점들은 적정 수준의 수수료 책정을 위한 법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면서도 면세점들이 적극 동참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과도한 송객수수료 때문에 이익률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모든 면세점들의 문제"라며 "하지만 손님 유치 경쟁에 따른 과다한 송객수수료 지급은 면세점 입장에서는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다. 수수료 조정에 대한 당국(공정위)의 허가가 있어야 동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수료를 법적으로 제한할 경우 가뜩이나 경쟁력이 딸리는 중소면세점이 더 큰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같은 수준의 수수료라면 여행사들이 기왕이면 대형면세점에 관광객을 안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제주도 주상절리 모습. 관광 상품의 질적 수준을 높여 한 번 찾고 마는 관광지가 아니라 다시 찾고 싶은 한국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자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송객수수료, 인두세 문제는 사실 갑자기 툭 튀어나온 문제가 아니다. 고질적 병폐로 자리잡은 지 오래 전 일이다.
지난해 1366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한 제주에서는 그동안 과도한 송객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해결방안이 제시되어 왔지만 별 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997년 송객수수료 하향 조정, 2009년 송객수수료 자율 양성화 결의, 2011년 송객수수료 세금계산서 발행 결의 등이 그것이다.
특히 제주도관광협회는 1997년부터 송객수수료를 하향 조정하거나 업종별로 수수료율을 정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해 관광부조리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2002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두들겨 맞는 등 역공을 당하면서 기세가 꺾였다.
제주에선 최근에도 송객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제주관광의 질적성장을 위한 저가패키지 개선 방안 모색'을 주제로 열린 제주관광공사 워크숍에서 장문봉 제주도청 관광정책담당은 "송객수수료가 제주관광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며 "관광진흥법을 개정해 법률적으로 송객수수료의 한도를 정하는 방법과 함께 세금계산서 발행을 통한 업체와 여행사 간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제주관광공사 및 면세점·여행사 등 도내 관광업계로 구성된 제주공정관광협의회도 송객수수료 개선에 대한 회의를 개최하고 일부 여행사의 과도한 송객수수료 챙기기에 대한 해법 찾기에 나섰다.
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이날 "현재 인바운드 시장은 중국자본인 A업체가 80%를 장악하고 있고, 나머지는 조선족과 화교자본이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 업체는 수수료를 더 많이 주는 업체에 관광객들을 보내는 등 업체 간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관광객 1명으로부터 여행상품을 제공하는 업체와, 중국 현지 모객사 등 여러 업체에서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며 "공정관광 측면에서 제주관광의 질적성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수료 명문화 등 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