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오뚜기 짬뽕전쟁에 이어 '부대찌개면'으로 재격돌
지난 겨울시즌 '짬뽕라면' 시장을 놓고 일전을 펼쳤던 농심과 오뚜기가 최근 '부대찌개면'을 서로 출시하며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에 재돌입했다.
지난해 양사 모두 판매량을 수시로 공개하며 날선 신경전을 펼쳤던 짬뽕전쟁의 승자가 오뚜기로 판가름 나면서, 라면시장의 절대강자 농심이 짬뽕면에선 오뚜기에게 완패를 맛본 셈이됐다. 이에 따라 이번 부대찌개면을 놓고 벌이게될 한판 승부가 회심의 설욕전이 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렇다면 양사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짬뽕라면의 판매량은 각각 어떻게 될까?
오뚜기 진짬뽕의 경우, 지난해 10월 15일 출시이후 올 7월까지 총 1억 4천만개가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최근 마트기준 4개 들이 1팩에 5400원 정도에 팔리고 있음을 감안할 때 대략 189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농심은 맛짬뽕 출시이후 최근까지 누적 판매량이나 판매금액 공개를 꺼려해 두 제품 간 객관적 수치 비교는 불가능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들 제품이 출시된 지난해 10월 이후 최근까지의 라면시장 점유율 추이를 들여다보면 그 해답을 추론해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농심과 오뚜기 점유율 명암 뚜렷...짬뽕전쟁이 점유율에 큰 영향
각사 사업보고서 및 시장 조사기관 AC닐슨 등의 자료에 근거해, 지난 2014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 추이를 살펴보면 양사간 명암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로써 두 회사간 점유율 격차는 2014년 48.0%P에서 2015년 43.2%P, 그리고 올 상반기 30.9%포인트로 급격히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2015년에서 올 상반기 사이에 양사의 시장점유율이 서로 상반된 방향으로 크게 요동친 중심에는 각사 짬뽕라면의 희비가 상당부분 투영돼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농심 관계자도 “맛잠뽕의 판매량이나 판매금액 공개는 영업 기밀이어서 밝힐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며 “오뚜기 진짬뽕의 판매량이 우위인 것은 맞다”고 짬뽕전쟁에서의 패배를 인정했다.
신라면, 짜파게티, 짜왕, 안성탕면, 너구리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베스트셀러 상품 라인업을 앞세워 오랜 기간 승승장구하며 라면업계 제왕의 자리를 호령해왔던 농심의 자존심이 일순간에 무너지는 완패를 당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뚜기도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 겨울시즌 승승장구하던 오뚜기 시장점유율이 봄과 여름시즌을 보내며 눈에 띄게 둔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뚜기 반기보고서를 보면, 시장점유율이 진짬뽕이 출시된 10월 이후 동절기로 진입, 계절적 수요가 맞아 떨어지며 큰 폭의 상승세를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21.2%였던 점유율이 매월 상승 추세를 그리며 지난 2월 기준 24.7%로 정점을 찍은 것.
하지만 이후 봄·여름시즌에 진입하며 점차 하강 곡선을 그려, 지난 6월 기준으로는 21.3%까지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우려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조만간 동절기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진짬뽕의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며 오뚜기의 시장점유율을 다시금 상승 추세로 되돌려 놓을지는 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오뚜기 입장에서는 진짬뽕의 돌풍을 이어갈 차세대 신제품 개발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농심 '보글보글 부대찌개면' 출시에 오뚜기도 '부대찌개 라면'으로 맞불
◆…농심(좌), 오뚜기(우)의 부대찌개면 연출 컷...각사 제공
이러한 가운데 농심은 지난달 1일 라면시장의 새로운 기대주로 '보글보글 부대찌개면'을 리뉴얼 출시하며 반격을 시도했다.
리뉴얼 '보글보글 부대찌개면'은 지난 2011년 국내 판매가 중단된 '보글보글 찌개면'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고객의 재출시 요청이 가장 많았던 만큼 라면시장에서의 큰 활약을 펼칠 것으로 농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출시 전 소비자 평가에서 짜왕 이상의 호평이 있었던 만큼 라면시장에서 큰 활약이 기대된다”고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특히 이 제품은 자사의 짜왕, 맛짬뽕과 같은 요리 수준의 라면이 각광받는 국내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실제 부대찌개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것이 농심 측 설명이다.
과거 제품 대비 2배 이상 증량한 5.6g의 건더기 별첨스프에는 원물 그대로 건조해 가공한 소시지와 어묵, 김치, 파, 고추 등 실제 부대찌개 재료들이 풍성하게 들어있는데다, 큼지막한 소시지와 햄 형태의 어묵은 실제 씹는 식감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까지 더해준다는 것.
게다가 사골육수에 햄, 치즈를 녹여 부대찌개 국물의 깊고 진한 맛을 한층 더 살렸다고 농심 측은 부연 설명했다.
그러자 이에 질세라 오뚜기도 진하고 얼큰한 부대찌개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부대찌개 라면'을 지난달 18일 선보이며 맞불 작전에 돌입했다.
이 제품은 사골육수로 맛을 내 국물이 진하면서 얼큰한데다가, 부대찌개 맛과 어우러지도록 햄맛 페이스트를 넣어 반죽한 쫄깃한 면발의 조화를 통해 전문점에서 맛볼 수 있는 부대찌개의 맛을 그대로 살렸다는 것이 오뚜기 측 출시의 변이다.
또한 햄, 소시지, 김치, 대파, 고추 등 총 8종으로 구성된 건더기스프는 7.2g으로 최근 출시된 프리미엄 라면 제품 중 가장 푸짐한 건더기를 자랑한다는 것.
특히 이 제품에는 다른 라면의 조리법과는 다르게 조리 후 넣는 '부대찌개 양념소스'가 별첨되어 있어 깊고 풍부한 맛을 완성시켜 주는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두 회사 신제품에 대한 평가와 승부의 결과는 소비자 몫으로 넘어가게 됐다.
오뚜기에 일격을 당한 농심이 이번 부대찌개면 전쟁에서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을지 아니면 신흥 라면 강자로 부상 중인 오뚜기가 짬뽕면에 이어 또 다시 활짝 웃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