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가정에서 자산관리 긴급회의를 열 때

우리의 인생을 의미하는 생(生)자를 잘 분석해보면 소 한마리(牛)가 외나무 다리(一)를 어렵사리 건너는 모습이다. 덩치 큰 소가 밑으로는 물살이 빠른 강물이 지나가고 있는 외나무 다리를 뒤뚱뒤뚱 건너는 모습이 얼마나 위태롭고 조마조마할까?

그만큼 한 사람이 태어나서 인생을 큰 문제없이 잘 마무리 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의미이다.  최근 투자시장의 모습에서 이러한 우려가 묻어나오는 모습을 여러 번 보고 있다.

지난 6월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정책금리를 기존의 1.5%에서 1.25%로 기습적으로 인하했다. 

1년만에 정책금리를 인하한 이유로는 수출이 감소세를 계속 보이고 있고 내수 소비의 개선 움직임이 둔화되는 등 성장속도의 하방 경직성이 고조되고 있고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8%로 낮아지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되고 있으며 영국의 EU탈퇴 가능성 등 글로벌 경제 금융시장의 여건이 부정적이라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겠는가?

이외에도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중국경제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전세계에서 우리나라만의 위험 요소인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크게 다가오고 있고 일본의 마이너스금리까지 펼치면서 경제활성화에 주력하지만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로 엔화에 대한 수요증가로 엔화가치는 오히려 상승하면서 일본 경제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하다.

이 외에도 유로존 국가들의 계속되는 경제지표 부진과 테러에 대한 세계적인 불안감은 투자심리를 계속 위축시키고 있고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시기와 수준에 대한 누구의 말 한마디에 전 세계 주가가 춤을 추는 모습을 우리는 자주 봐 왔다.

국내 내부적으로도 각 재벌가의 형제의 난이나 대기업 오너의 해외 원정도박 등으로 기업의 신뢰도에 치명적인 손해를 미치는 경우가 최근에 부쩍 늘어나고 있다. 해운과 조선업의 불황과 은행권의 수익창출의 어려움으로 해외진출과 구조조정 등 불안한 모습들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각 가정마다 긴급 자산관리대책회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필자가 수 천쌍의 부부들을 상담해보면서 느끼는 것 중에 하나는 가정에서 부부들의 다툼이나 싸움에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바로 금전적인 문제이다. 이 금전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가장 비율이 높은 것은 배우자에게 상의없이 독단적으로 투자를 하거나 자산을 운용해서 큰 손해를 보는 경우라는 것이다.

남편몰래 주식투자를 해서 몇 억원을 손해를 보거나 아내 몰래 지방의 땅을 친한 친구의 권유로 덜컥 계약을 해서 10년 이상 몇 억원의 돈이 묶이게 되는 경우도 본 적이 있다. 금액은 크지 않지만 신랑에게 깜짝쇼를 하고 싶어서 모 상가의 한 매장을 계약해서 크게 다투고 나서 계약금을 포기하는 신혼부부의 모습 등 많은 부부들이 상의없는 투자로 인해서 크게 다투거나 급기야는 이혼까지 하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

이제부터라도 부부가 함께 상의를 하고 재테크나 투자를 실천해야 한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시장의 상황이 녹록치가 않고 앞으로도 혼자 하기에는 위험이 높고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 연속되다 보니 처음에는 소액으로 했다가 점점 메꾸기 위한 추가 투자가 이어지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가는 경우가 워낙 많다는 점을 잊지말자.

당장 부부가 함께 우리 가정의 자산관리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현재의 상황에 대한 공통 인식과 함께 향후 미래에 대한 계획 및 자금운용에 대한 상의를 같이하고 실천하도록 하자.

자동차 도로주행 연습은 절대로 남편에게 배워서는 안된다고 한다. 안전선을 못지켰다거나 급브레이크를 밟았다거나 앞차와의 간격을 못 맞추었다는 등 남편의 윽박지름으로 인해서 서로 감정이 상하고 다투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산관리에 있어서는 윽박지름으로 해결 될 문제가 아니다. 바로 우리 가정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차분히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각자의 정보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머리를 맞대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준비하고 실천하는 부부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서기수 IFA자산관리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