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업계 위기상황 회장선거에 관심 높아 투표율 높아질 전망
여러 사건사고로 회계업계 위기론이 대두되면서 회계사 회장선거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이번 투표율이 얼마나 높아질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젊은 회계사들을 중심으로 회계업계의 위상강화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아지면서 젊은층의 투표참여가 여느때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회계사회장 선거 투표율은 25% 미만에 그쳤지만 이번 선거에선 3명의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임에 따라 투표율이 종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회계업계 고위 관계자는 "2만명에 달하는 회원 중 5000명 내외 수준으로 투표율이 한동안 굳어졌던 것으로 안다"며 "그동안 회원들이 업무에 쫓겨 회계사회장 선거에 큰 관심을 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회계업계에 악재가 겹친데다 입후보한 3인의 출신이 학계, 중앙행정계, 전업계로 갈리며 지지층이 나뉘면서 근소한 표차로 당락이 갈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바쁜 업무로 투표에 참여하기 어려웠던 젊은 회계사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이들의 선거참여도가 높아질 경우 회계사 회장 선거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젊은층의 투표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전업회계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투표율이 오르면 변수도 많아져 어찌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며 선거전의 초반양상과는 선거결과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지도 앞선 이만우·최중경 후보 2파전 양상…투표율 높아지면 혼전 벌어질 전망"
회계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회계사회장 선거에서는 이만우·최중경·민만기 3인의 후보 가운데 이만우·최중경 후보가 2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세를 분석하고 있다.
인지도면에서 앞서는 이만우 후보와 최중경 후보가 민만기 후보에 비해 유리한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만우 후보는 학계에서 다져온 탄탄한 인맥을 바탕으로 제자들이 회계업계에 다양하게 포진하고 있어 울타리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중경 후보는 장관을 지낸 경력이 있어 위기에 놓인 회계업계의 바람막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다 대형회계법인 등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유리한 선거전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선거전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젊은 회계사를 중심으로 업계의 난제를 헤쳐나가는데 교수 출신에 대한 회의론이 부각되고 있는데다 최중경 후보의 경우 회계업계에 대한 열정이 전업회계사에 못미칠 것이라는 주장이 대두되면서 이들이 어떠한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민만기 후보의 공약이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젊은 회계사들과 많은 접점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면서 "젊은층이 민 후보를 적극 지지할 경우 선거전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투표율이 예년보다 높아진다면 젊은 회계사들의 투표율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그동안 회계사회장 선거가 기성세대 중심의 의견이 반영되어 온것과 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민만기 후보가 약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호1번 이만우 후보는 고려대 교수로 재직하며 회계이론 기틀확립에 기여하는 등 많은 외부활동을 펼쳐왔다. 기호2번 최중경 후보는 재정경제부 재직 시절 환율방어 정책의 성공을 이끌었으며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기호3번 민만기 후보는 회계사로서의 전업생활을 47년간 이어오며 업계 곳곳의 고충을 몸소 익혀온 인물이다.
"회계사회장 선거에 우편투표 전자투표 도입" 주장도
투표율이 이처럼 이번 회계사회장 선거를 달굴 화두로 떠오른 와중에 현행 회계사회장 선거구조가 투표참여를 오히려 막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총희 청년공인회계사회 대표는 "회계사회 회장선거는 정기총회 당일 2시간 동안 현장투표로만 진행된다"며 "때문에 업무나 부득이한 이유로 정기총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회원은 투표권을 행사할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총희 대표는 "후보에 대한 선거공보나 홍보동영상 외에 어떠한 공시물도 배포하지 않고 있어 깜깜이 선거를 만든다"며 "지난 회장선거 때는 각 후보의 공약이 무엇인지,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자세히 들여다 볼 방법이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업계 일각에선 예비투표·우편투표·전자투표 등에 대한 논의와 선거 관련 회칙개정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2년전 열린 제42대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선거에는 전업계 출신인 강성원 현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단독으로 출마해 회장자리에 올랐다.
한국공인회계사회가 내놓은 '2015년 회원 및 감사인 현황'을 살펴보면 회계사회에 등록된 회원 수는 총 1만8113명이다. 이중 휴업회원이 6389명, 전업회원은 1만1724명이며 이들 모두에게 투표권이 주어진다. 휴업회원은 회계사 자격을 소지한 자가 회계업계가 아닌 학교, 기관, 일반기업체 등 타 업계에 종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회계사회 회장선거는 이틀 뒤인 22일 정기총회를 겸해 종로 나인트리컨벤션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