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갑종 BDO 이현회계법인 대표는 고객의 신뢰를 얻으려면 고객과 교감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갑종 BDO 이현회계법인 대표 인터뷰
전갑종 BDO 이현회계법인 대표는 고객의 일을 '나의 일처럼'이 아니라 '나의 일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전갑종 대표는 "그것이 고객을 대하는 기본자세"라며 "문제가 발생했을 땐 주저하지 말고 고객과 생각을 충분히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앞의 두가지가 잘 지켜진다면 고객의 신뢰는 자연스레 따라온다"며 "모든 비즈니스는 고객의 신뢰가 뒷받침돼야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갑종 대표는 6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나 중학교 재학시절 부친을 여의었다. 때문에 어렸을 적부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고려대 진학 후 당시 가장 보수가 많은 회계사에 도전하게 됐다.
회계사가 되고나서는 KPMG 산동회계법인에 입사해 증권사와 부동산신탁회사를 바삐 다니며 업무를 배웠다. 그러다 문득 '돈'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고 이를 떨쳐내려면 업무 자체에서 즐거움을 얻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업무의 즐거움은 곧 고객만족으로 이어진다는 사실, 고객만족이 자신의 성장은 물론 법인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지혜도 터득했다. 그때부터 줄곧 고객의 일을 자신의 일보다 더 열심히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시작했다고 술회했다.
그는 이를 발판삼아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경력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포스코건설 등 건설업 관련 세무자문과 컨설팅을 총괄했으며 한미은행 등 국내은행 세무조정과 컨설팅도 주도했다. 한국통신(KT), LG텔레콤(LG유플러스), 루이비통 코리아 등 국내기업의 세무조정과 컨설팅 그리고 포스틸, 뉴욕은행, 맥쿼리증권 등 글로벌기업의 세무조사 지원에도 참여했다.
전 대표는 "앞선 모든 커리어의 뿌리를 이루는 것은 결국 원리원칙의 준수"라며 "내 삶의 원동력이기도 한 원리원칙을 지켜내기 위해 항상 온힘을 쏟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리원칙은 가장 우선적으로 지켜져야 할 것임과 동시에 가장 지켜지기 어려운 것"이라며 "이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 고객을 위한 길"이라고 자부했다.
전갑종 대표는 최근에 드러난 기업의 분식회계와 관련 "기업들이 회계부정을 작정하는 한 유사한 사례는 계속 생길 수 밖에 없다"며 "회계부정이 근본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보완되고 균형이 더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내놓은 분식회계 방지책의 핵심은 외부감사 실패 시 회계법인의 대표를 징계하거나 회계법인 소속 임직원들의 주식보유를 전면금지하는 것이다. 반면 분식회계를 저지른 기업에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경영진 해임권고 뿐이다.
전 대표는 "한명의 도둑을 열명의 경찰로도 붙잡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고 전제하고 "실무상 의심가는 부분에 대한 소명요구 등의 강제적 권한이 공인회계사에게 있는 것도 아니어서 회계부정을 솎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적인 감사절차를 거치더라도 발견할 수 없는 회계부정이 더 많다"며 감사현장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 대표는 기업 내 감사위원회 독립성 강화와 과징금 상한선 폐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기업 내 감사위원회가 기업으로부터 자유롭다면 기업의 회계투명성은 저절로 높아진다"며 "감사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움직여야 외부감사인 선임, 경영진 견제, 내부감사 등의 역할을 착실히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분식회계를 저지른 기업에 대한 과징금의 충격파를 높임으로써 기업들로 하여금 회계부정에 대한 안이한 인식을 버리게 해야 한다"며 "2001년 벌어진 엔론 분식회계 사태 후 최고경영자는 징역 24년형의 중형을 선고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외부감사 과정에 있어서의 기업 내 감사위원회의 역할을 명확히 제시하고 기능 활성화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지난 연말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은 또 지난 3월 올해 감리업무 계획을 발표하며 부정회계 적발 시 과징금 상한선을 1건당 20억원으로 하되 합산 과징금의 상한선을 없앤다고 공언했다.
전 대표는 감사업무에 대한 적정수준의 보수가 지급되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과도한 자유수임 경쟁으로 감사보수 하락이라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보수가 떨어지다 보니 회계업계로의 우수한 인재유입 또한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감사보수 정상화 없인 악순환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감사보수와 감사의 질은 상당부분 같이 갈 수 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전갑종 BDO 이현회계법인 대표이사 약력]
▲고려대 경영학과
▲산동KPMG, 대한부동산신탁등
▲서울지방국세청 열린 세정위원, 국세청 국세심사위원, 한국공인회계사회 세무조정감리위원,서울지방국세청 국세심사위원 역임
▲국내대기업, 외국계 투자기업, 국내공기업 등에 대한 외부감사, 자산실사, 인수 합병, 경영진단 업무 수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