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출자 버거킹재팬, 적자행진에 자본잠식 심화...매각설 ‘모락모락’
롯데리아의 종속기업 ‘버거킹재팬’이 매년 적자행진에 자본잠식까지 확대되는 등 부실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패스트푸드업계에서는 일본 외식시장의 특성 등을 감안할 때 버거킹재팬이 단시간 내 부실을 털고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조만간 롯데그룹 차원의 모종의 조치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최근 들어 업계 일각에서는 매각설마저 솔솔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리아 연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버거킹재팬은 지난 2010년 롯데리아에 피 인수된 이후 단 한차례의 이익은 고사하고 매년 큰 폭의 적자행진을 지속하며 2014년 말 기준 순자산이 -417억원에 달하는 전형적인 부실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업상황도 말이 아니다. 지난 2012년 이후 2014년까지 3년간 매출 및 손익상황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2012년 675억원, 2013년 651억원, 2014년 658억원으로 거의 제자리 상태다.
손익 역시 2012년 -121억원, 2013년 -110억원, 2014년 -99억원으로 연속해서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조금씩 개선의 기미는 보이고 있지만 그 폭이 작아 완전한 흑자전환까지는 아직 요원한 상태여서 롯데리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롯데리아가 버거킹재팬의 지분 100%를 보유중이어서 이 업체의 실적 부진이 롯데리아의 연결 재무제표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점도 롯데리아의 고민을 증폭시키고 있다.
롯데리아의 별도기준 2014년 순이익은 340억원으로 2013년 305억원 약 10%정도 증가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연결기준 순이익은 전년도 253.2억원 대비 약 4% 감소한 약 240.8억원을 기록해 별도기준과는 반대로 악화된 손익을 시현해 대조를 보였다.
결국 버거킹재팬의 부진한 실적이 모기업 롯데리아의 연결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은 버거킹재팬이 매출과 손익 모두 고전중인 것과는 달리 국내 버거킹코리아의 경우 외형과 손익 모두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선전을 펼치고 있어 그 원인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버거킹코리아의 경우 지난 2012년 이후 같은 기간 매출과 손익 모두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는 양호한 실적을 펼치고 있어 버거킹재팬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2012년 11월 두산그룹에서 보고펀드로 인수된 버거킹코리아는 첫해 204억원(보고펀드 인수후 40일간 실적), 2013년 2122억원, 2014년 252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최고치 갱신 행진을 펼치고 있다.
영업이익 또한 2012년 7.4억원에서 2013년 88억원, 2014년 121.5억원으로 매년 두 자릿수 이상 급증 추세를 보여 버거킹재팬을 운영하는 롯데리아의 애를 태우고 있다.
버거킹재팬의 부진은 국내와 판이한 일본 외식시장 특수성 때문(?)
이처럼 한국과 일본에서 버거킹 영업실적의 명암은 메뉴의 맛이나 질적인 차이에서 파생된 문제가 아닌 일본 외식시장의 특수성에 기인한다는 것이 롯데리아 설명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일본 외식시장의 경우 국내와 달리 패스트푸드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급격히 낮으며, 맥도날드재팬 또한 실적부진으로 인해 철수설마저 돌고 있다”며 “버거킹재팬의 실적부진은 메뉴 자체의 맛과 품질의 문제가 아닌 일본시장의 이 같은 특수성에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맥도날드재팬의 경우 지난해 1~3분기까지 매출이 12.7% 감소하고 순손실 75억 엔을 기록하는 등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버거킹재팬의 영업실적 특히 손익의 경우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추세”라며 “지난해 점포수가 97개로 2014년 대비 약 5개가 늘어나는 등 영업여건도 나아지고 있어 매출도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일각에서는 버거킹재팬 매각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가 지난해 초 국내 3대 회계법인 중 한 곳을 매각자문사로 선정해 매각 작업을 추진했으나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결실을 맺지 못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각 작업에 다시 돌입한 상태라는 것.
하지만 버거킹재팬이 지난 2010년 이후 단 한 차례의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고 누적적자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다, 일본 외식시장의 특수성 등을 감안할 때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롯데리아 측은 매각설에 대해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하며 다만 계열사 처리 문제는 롯데리아 독자적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반면 롯데그룹 관계자는 “버거킹재팬에 대한 매각은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며 “아마 외부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인 것 같다”며 매각설을 부인했다.
최근 영업이익이 소폭이나마 개선되고 있고 점포망 확충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실적개선이 점차 이루어질 것이란 롯데리아 측 주장대로, 버거킹재팬이 그간의 부정적 모습을 딛고 모기업 롯데리아의 효자 회사로 변신할 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