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타이밍에는 일단 '쉼표'가 필요하다

2016년이 밝아서 주식시장에 매년 1월은 장밋빛 전망이 많아 대체로 주식이 오른다는 '1월효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는데 1월효과는 고사하고 정신 못 차릴 정도로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4일 올해 주식시장이 개장되자마자 중국 주식시장에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될 정도로 하락폭이 심해서 전 세계 주가가 춤을 추었다. 그러더니 며칠 후 2차 서킷 브레이커마저 발동되어 결국 7%이상 하락하면서 주식시장이 폐장을 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중국에서 발동한 '서킷 브레이커'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때 이를 완화시키기 위해 고안된 '시장 기능 중지 장치'로 1987년 10월 '블랙 먼데이' 이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이를 처음 도입했다. 1989년 10월 뉴욕증시 폭락을 소규모로 막아낸 뒤 효과를 인정받아 세계 각국에서 이를 도입, 시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 12월 7일부터 주식시장 가격제한폭이 상하 15%로 확대되면서 서킷 브레이커 제도가 처음 도입됐고, 코스닥시장은 2001년 10월 도입됐다. 

이후 2015년 6월 15일부터 주식 시장 가격제한폭이 상하 30%로 확대됨에 따라 기존의 1회 발동되던 서킷 브레이커 제도는 3단계(8%, 15%, 20%)에 걸쳐 발동하고 있다. 

즉 전일 대비 지수가 8% 이상 빠지면 20분간 전체 시장이 멈춘 후 10분간 단일 매매가 이뤄지고, 이후에 15% 이상 빠지면 다시 20분간 거래가 정지된 후 10분간 단일 매매가 이뤄진다. 마지막으로 20% 이상 빠지면 당일 장을 종료한다.

중국의 경우 일단 5% 등락이 발동시점이고 7%이상 급등락하면 아예 폐장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서킷 브레이커'가 오히려 시장에 더 혼란을 준다는 의견도 많다. 주식시장의 서킷 브레이커를 창시한 니콜라스 브래디 전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이 이 제도를 잘못 운용했다고 비판했을 정도이다. 오히려 불이 난 곳에 부채질을 하는 꼴이라는 의미이다.

이렇게 시장이 어수선하게 바뀐 이유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중국의 경우 소비자나 생산자관련 각종 심리지표가 좋지 않게 나오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종교분쟁으로 인한 외교단절이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얼마간 잠잠하더니만 북한에서 중국에게도 알리지 않고 갑자기 수소폭탄을 실험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긴장감이 고조된 것도 주가하락을 부추겼다.

한국의 경우 여기에 유가마저 가파르게 떨어져서 불과 2년 전에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던 가격이 결국 30달러가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200원을 돌파하는 등 어디 하나 안정감을 느낄 만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도 모든 지표가 2015년 9월까지는 상승세를 보이고 좋게 나오고 있다가 9월 이후 미분양아파트가 증가하고 있고 유망지역의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청약경쟁률이 수십 대 1이었던 지역에서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는 등 역시 찬바람이 불고 있는 형국이다.

시장의 하락기나 침체기를 노려서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으라는 것이 투자의 정설이고 원칙이라서 이럴 때 오히려 투자의 기회를 잡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말할 수는 있다. 하지만 현재 시장의 모습은 저가매수의 기회를 잡자고 하기에는 너무나 좋지 않은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일 테면 하루나 이틀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몇 개월은 지켜보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관망기간을 조금 더 여유 있게 보고 주식은 적어도 2016년 상반기, 부동산은 특히 몇 년을 봐야하겠고 아예 바닥을 잡겠다는 욕심보다는 어느 정도 하락세가 잠잠해졌다는 확신이 들 때 들어가는 것이 나을 것이다.

하루에도 오전과 오후가 다르고 오전에도 시간 단위로 시장의 움직임이 변하는 요즘이다. 따라서 아예 전업투자자로 눈이 벌개서 모니터만 보고 있을 수 없다면 조금은 굵직굵직하게 일주일 단위나 한달 단위의 투자타이밍을 초단기에서 단기로 변경하는 자세도 필요하겠다.

아직까지는 좋아질 것이라는 호재보다는 더 나빠질 것이라는 악재거리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忙中偸閑"(망중투한) 이라는 말이 있다. 바쁘고 힘들 때 잠시 쉬는 짬을 낸다는 뜻으로 '한가로움'을 '훔친다'라는 표현을 써서 재미있는 발상이라 생각든다.  이를 달리 해석해서 남의 번잡함을 훔친다고 보면 어떨까.  다른 사람들이 모두 어떻게 해야 하나 아우성일 때 나만이라도 조금은 짬을 내어 쉬면서 시장을 객관적이고 여유 있게 되돌아보고 현재를 지켜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마음가짐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