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비 최고 3배 쓰며 맥주값은 2배 '바가지'
하이네켄코리아가 국산 맥주업체에 비해 최고 3배 가량의 광고 선전비를 사용하면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네켄코리아가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출한 광고 선전비는 637억6500만원으로 해당기간 회사가 올린 매출액 3656억1700만원의 17.44%로 동업계인 하이트 진로, 오비맥주, 무학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8년간 8조6859억7800만원의 매출을 달성하는데 매출액의 7.96%인 6911억8000만원을 광고 선전비로 지출했다. 이 회사의 광고선전비 비율은 하이네켄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오비맥주는 이보다 더 낮은 비율의 광고비를 사용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올린 매출은 하이트 진로와 비슷한 8조4909억6600만원이었으며 이중 5357억7300만원을 광고비로 지출해 광고비 비율은 6.31%를 보였다. 이는 하이네켄코리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비율이다.
소주 제조업체인 무학은 같은 기간 하이네켄보다 4배 정도 많은 1조4964억1900만원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광고 선전비로 565억600만원만 지출, 광고선전비 비율이 하이네켄의 약 5분의1에 머물렀다.
◆…자료:금융감독원전자공시
이를 각사가 달성한 매출액을 광고비 1억 원 기준으로 환산해 보면 하이네켄코리아가 퍼부은 광고비의 양이 얼마나 되는 지 확인할 수 있다.
먼저 하이네켄은 8년 동안 637억6500만원의 광고비를 지출해 3656억1700만원의 매출을 시현, 광고비 1억 원으로 평균 5억7300만원의 매출액을 올렸다고 할 수 있다.
반면 같은 기간 하이트 진로와 오비맥주는 각각 12억5700만원과 15억8500만원을 기록했고 무학은 26억 원이나 됐다. 하이네켄은 광고비 1억 원을 지출해 3사 평균 18억1400만원의 3분의1에도 못 미치는 장사를 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8년 동안 하이네켄의 영업이익률은 28.32%로 10.95%인 하이트진로에 비해서는 17.37%포인트, 오비맥주와 무학보다는 각각 3.27%포인트와 6.94%포인트 높았다. 국내 제조사 평균 영업이익률 18.20% 대비 10.12%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3배 이상의 비용(매출액 1억원 당)을 지출하면서도 국내제조사 평균에 비해 35.73%나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린다는 것은 판매 이윤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판매가가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한편 주류기업의 판매관리비용 중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는 운반비용율(매출액에서 운반비가 차지하는 비율) 또한 하이네켄코리아가 동종 기업들에 비해 높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지난 2007년부터 하이네켄코리아가 지급한 운반비는 170억8800만원으로 매출액 3657억1600만원의 4.67%를 차지했다.
이와 달리 하이트 진로는 3.67%, 오비맥주는 2.66%, 그리고 무학은 2.44%에 불과했다. 국내제조 3사 평균 3.11%보다 1.56%포인트 더 많은 운반비를 지급한 것이다.
문제는 하이네켄코리아가 국내 기업들에 비해 높은 광고 선전비 등 영업비용을 사용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100% 완벽한 성실납세가 이뤄졌느냐의 여부에 달려있다.
지난 2012년과 지난해 4월, 수입 주류회사를 대상으로 실시된 세무조사에서 과다한 광고 선전비의 사용내역, 이를 통한 비자금 조성과 조성된 비자금의 리베이트 제공여부, 비용 과다계상을 통한 법인세 탈세 등에 대한 집중 점검이 이뤄졌다.
다시 말해 과세 당국이 일부 수입주류 회사들의 과다한 광고 선전비(마케팅비)나 기타 비용의 지급을 비자금 조성이나 이를 통한 리베이트 제공 또는 이익 줄이기의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국세청 출신 세무사는 “세무조사 과정에서 통상 마케팅비용에 포함되는 광고 선전비나 기타 지급수수료, 각종 명목의 조사비와 용역비 등의 일부가 회사의 비자금 조성이나 리베이트로 제공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었다”면서 “이들 비용은 중점 조사항목이기도 하다”고 귀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