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는 해태제과, 영업이익은 오리온
롯데, 오리온, 해태, 크라운 등 제과업계 빅4의 3분기 국내 사업을 분석한 결과, 외형 성장은 해태제과, 영업이익 증가세는 오리온이 경쟁사를 압도하는 호실적을 시현하며 업계 성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과업계 빅4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지난 3분기 합산 매출은 소폭 성장에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각사가 최근 공시한 올 3분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4사의 합산 매출액은 950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9311억원에 비해 2.1% 성장했다. 반면 합산영업이익은 890억원으로 전년 동기 615억원 대비 44.7% 급증했다.
이 같은 수익성 호조는 올해 밀가루를 제외한 주요 원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화와 지난 3월 빙과류 가격 인상, 각 사별 원가 및 비용절감을 위한 다각적인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빙과사업 롯데·해태제과 매출 증가…오리온·크라운제과는 후퇴
올 3분기 4사의 매출액은 지난 3월 빙과류 가격인상과 함께 지난해 8월 출시이후 완판 행진을 펼치고 있는 ‘허니버터칩’의 돌풍이 변수로 작용하며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롯데제과, 빙그레, 롯데푸드, 해태제과 등 국내 4대 빙과업체들은 죠스바, 누가바 등 각각 바 제품들을 중심으로 가격을 10~15% 인상한바 있다.
4사중 빙과사업을 영위중인 롯데제과와 해태제과 2개사는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에 빙과사업부가 없는 오리온과 크라운제과 2개사는 각각 7.7%와 0.9% 역성장을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각 사별 매출은 롯데제과 1.6%, 해태제과 14.5% 등 2개사는 증가한 반면 오리온과 크라운제과는 각각 7.0%와 2.4% 감소했다.
특히 해태제과의 경우 빙과류와 더불어 최대 히트상품중 하나로 손꼽히는 허니버터칩의 돌풍이 지속되면서 4사중 가장 높은 외형 성장세를 시현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오리온은 지난해 12월 계열사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 합병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713억원 가량 줄어든 점이 매출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국내사업 실적은 저조했지만 중국시장에서의 눈부신 활약으로 연결매출 기준으로는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오리온은 지난 2013년 3분기 해태제과에 국내제과업계 2위 자리를 내준 이후 올 3분기까지 3분기 연속 3위 자리에 머문 것도 모자라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두 회사의 분기매출 격차는 2013년 3분기 128억원에서 지난해 37억원으로 좁혀지는 듯 했지만 지난해 8월 출시한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매출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올 3분기엔 445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결국 오리온은 지난 8월말 영업의 귀재로 알려진 이경재 오리온 베트남 법인장을 국내 CEO로 전격 발탁해 본사로 불러들이는 승부수를 띄웠다. 향후 국내 시장 대응전략의 변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신임 사장은 오리온의 대표적 ‘영업통’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그는 오리온 대구·경기·부산 지사장 등을 지냈고 2006년까지 국내 영업담당 임원을 거친후 지난 2007년 베트남법인장으로 부임, 베트남에서 초코파이를 국민 과자로 키워낸 장본인이라는 설명이다.
앞으로 이 신임 CEO의 남다른 영업수완이 오리온을 다시 업계 2위로 되돌려 놓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크라운제과의 경우엔 3분기 매출 992억원으로 전년 동기 1001억원 대비 0.9% 감소한 실적을 보였다. 제품매출이 약 18억원 감소한 반면 상품매출은 약 12억원 증가에 그쳐 전체 매출 감소를 막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성, 크라운 홀로 감소…오리온 영업이익 급증세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오리온, 해태제과, 롯데제과 등 3개사는 전년 동기대비 증가세를 보인 반면에 크라운제과는 매출에 이어 영업이익마저도 홀로 감소세를 시현해 대조를 보였다. 이중 특히 오리온의 수익성 향상이 돋보였다.
올 3분기 4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89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615억원 대비 44.7%나 급증했다. 각 사별 영업이익 증가율은 오리온 246.4%, 해태제과 62.0%, 이어 롯데제과 20.8%나 증가한 반면, 크라운제과의 경우엔 8.4% 감소, 수익성이 악화됐다.
크라운의 매출 원가는 전년 동기대비 절대금액이 4.7억원이나 개선됐으나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판매수수료는 오히려 7.4억원 증가한 점이 수익성 악화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2가지 요인 중 매출원가율은 각 사 공히 올해 주요 원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세와 지난 3월 빙과류 인상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대비 낮아져 업계 전반적인 수익성 향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사의 매출원가율을 살펴보면 오리온이 61.0%에서 52.6%로 8.3%P, 롯데제과 1.3%P, 해태 0.6%P 개선된 반면, 크라운 0.05%P 증가했다.
반면에 또 다른 요인인 판매관리비율을 보면 성숙기 진입에 따른 국내 제과산업의 정체 현상과 글로벌 식품업체의 국내 시장 진출, 여기에 커피전문점 같은 외식업체의 진입 등 경쟁 격화에도 불구하고 각 사별 비용절감을 위한 다각적인 구조조정 노력이 효과를 보면서 수익성 향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각 사의 매출액대비 판매관리비율을 전년 동기와 비교해보면 해태 1.7%, 오리온과 롯데제과가 각각 0.2% 포인트 개선시킨 반면 크라운제과만 0.5%P 증가해 수익성이 떨어졌다.
이중 오리온의 경우, 매출원가부문에서 지난해 12월 1일자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과의 합병으로 인해 상품부문 매출원가가 약 494억원 개선된 반면, 제품 매출원가 증가액은 270억원 증가에 그쳐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되는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즉, 합병 이전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에 보장해준 마진이 자체 수익으로 계상되면서 수익성 호전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판매관리비 또한 두 회사의 합병에도 불구하고 인건비 총액이 전년 동기대비 변동이 없고, 여기에다 광고선전비를 약 50억원이나 줄여 4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증가세를 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가 얼마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펼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영업이익률, 오리온이 롯데 제치고 1위 등극
이처럼 오리온의 괄목할만한 수익성 향상은 기존 1위업체인 롯데제과를 제치고 영업이익률 순위 1위에 오르는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올 3분기 제과업계 빅4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을 비교해보면 오리온 11.6%, 이어 롯데제과 9.6%, 해태제과 8.1%, 크라운제과 7.1%의 순으로 나타났다. 외형과 수익성 모두 업계 1위인 롯데제과가 이 부문 수위를 재탈환하기 위한 반격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한편, 국내 제과 시장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여전한 편이다. 포화상태의 국내 시장에다 해외 유명 식품 업체들의 국내 진출 가속화, 또한 해외직구족의 증가, 여기에 커피전문점 등 외식업체들이 디저트와 스낵류를 앞세워 시장을 잠식해 오는 등 무한 경쟁상태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3분기 수익성 향상은 빙과류 가격 인상과 계열사 합병에 따른 기저 효과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경기침체와 아동 인구감소, 국내외 업체들의 시장 잠식에 따른 경쟁 격화 등 근본적인 국내 영업여건은 변한 것이 없다”며 “제2의 허니버터칩 같은 신제품 개발 노력과 더불어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