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를 지닌 남대문시장의 1번 게이트. 서울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인 남대문시장은 항상 활기가 넘친다.
상인들의 호객 소리와 가격을 흥정하는 손님들로 활기가 넘치는 전통시장은 여행 중 서민의 정취와 애환을 눈과 입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시장은 백화점, 대형마트, 복합쇼핑센터 등의 현대식 쇼핑몰과는 달리 물건을 사고파는 손님과 상인 사이에 묘한 유대감이 형성된다.
서울이 세계적인 대도시로 성장하는 동안 역사를 함께 공유한 전통시장 방문으로 유명 랜드마크에서 맛보지 못하는 추억을 느껴보자.
국가대표 전통시장, 남대문시장
◆…사람들이 몰려드는 남대문시장의 골목.
지하철 4호선 회현역 인근에는 국가대표 전통시장으로 꼽히는 남대문시장이 들어서있다. 조선 태종 14년인 1414년 조정이 감독하는 시전 형태로 출발한 남대문시장은 광복 이후 남대문시장상인연합회가 꾸려졌으며 1964년 건물주와 땅주인, 상인들이 공동 출자한 주식회사의 형태로 오늘에 이르게 됐다.
"없는 물건을 찾는 게 더 빠르다"는 입소문을 탄 이곳 1만여 점포에서는 의류, 주방용품, 식품 등 1,700여종이 거래되고 있다. 하루 방문객이 40만~50만에 달할 정도로 대형 쇼핑센터 못지 않게 인기가 높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도 연결돼 외국인관광객들도 즐겨찾는다.
◆…복잡한 남대문시장에는 장소를 알려주는 표지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남대문시장은 상인들이 직접 제조·생산하는 물품이 많아 별다른 유통과정이 필요 없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낮에는 소매시장이, 밤에는 도매시장이 운영돼 24시간 열기가 식지 않는 점도 매력적이다. 좁은 골목이 미로처럼 연결돼 상점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주요상품은 의류로 아동복 거래만 해도 전국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각종 수입의류와 구제의류를 취급하는 점포도 많아 패션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들도 자신만의 아이템을 건지려 열을 올린다.
◆…수많은 의류점포가 남대문시장을 찾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워낙 역사가 오래된 탓에 시장 안에는 맛집이 즐비하다. 양은냄비에 담겨 나오는 갈치조림은 남대문시장을 대표하는 먹거리. 이밖에 칼국수와 족발, 곰탕 골목 등도 맛집을 찾아온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최근 신세계가 면세점 사업권을 차지하면서 명동과 남대문을 아우르는 상권을 짜겠다고 밝혀 새롭게 변화될 남대문시장의 모습도 기대된다.
광장시장, '먹방'의 성지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광장시장의 입구.
소위 '먹방'이 방송계의 핫트렌드로 떠오른 요즘 서울 종로에 '먹방의 성지'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그 주인공은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광장시장이다. 지글지글 음식이 익어가는 소리와 코를 파고드는 맛있는 향내,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빛깔은 방문객들을 절대 지나치지 못하게 만든다.
광장시장은 을사늑약 체결로 일본인들이 남대문시장 등 서울의 상권을 장악하자 1905년 국내 상인들이 한성부의 시장 개설 허가를 받아 세웠다. 당초 동대문시장으로 명명됐으나 1960년대 이후 동대문 일대가 의류시장으로 변모하면서 광장시장과 차별화됐다. 광장시장은 기존 1일장, 3일장, 5일장 등의 시장 형태를 탈피하고 최초 상설시장으로 운영되면서 한국 시장 개척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평일에도 발디딜 틈 없는 광장시장의 먹거리 골목.
'광장'이란 이름은 "청계천 광교와 장교 사이에 있다"라는 뜻에서 비롯됐으나 계획과 달리 배오개(종로4가) 터에 자리잡아 "널리 모아 간직한다"라는 의미의 광장(廣藏)이 붙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연인, 가족, 외국인 등 수많은 방문객으로 주말이면 발디딜 틈 없는 광장시장이 높은 인기를 누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먹거리다. 야간 장사를 하던 상인들과 새벽 물건을 구매하러 오는 소매상들이 식사를 해결하는 장소로 출발한 광장시장 먹거리장터는 입소문을 타면서 맛집 천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광장시장의 빈대떡 가게와 육회 거리는 항상 북새통을 이룬다.
족발, 비빔밥, 순댓국, 떡볶이 등 수많은 먹거리로 넘치는 광장시장의 대표 음식은 저렴한 가격의 빈대떡과 육회, 마약김밥이다. 다양한 전 종류 가운데 최고로 손꼽히는 녹두 빈대떡은 천재 영화감독이라 불리는 미국의 팀 버튼이 2012년 맛보고 감탄해 더욱 유명세를 탔다. 팀 버튼 감독이 방문한 빈대떡 가게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손님들이 줄을 길게 늘어선다.
육회거리는 비좁은 골목에도 불구하고 빈대떡 가게에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성황이다. 번호표를 외치는 상인과 이를 기다리는 손님들의 애처로운 표정이 진풍경을 연출한다.
◆…광장시장 먹거리 3대장인 녹두 빈대떡, 육회, 마약김밥.
강한 중독성의 마약김밥도 한번 맛보면 계속 찾게 되는 메뉴. 각종 방송의 효과를 가장 크게 본 마약김밥은 단출한 재료에도 불구하고 겨자 소스와 환상적인 궁합을 이뤄 많은 단골을 확보했다.
먹거리 외에 방대한 물량을 보유한 수입 구제상가와 한복 상점도 빼놓으면 섭섭해할 명소다. 발품을 열심히 팔면 국내에 유통되지 않는 브랜드의 상품까지 구할 수 있어 연예인 코디네이터들도 자주 방문한다.
"엽전들고 도시락 먹자"…이색매력 통인시장
◆…경복궁 옆 서촌 명물로 통하는 통인시장의 입구.
경복궁 서쪽에 위치한 통인시장은 엽전으로 도시락을 바꿔 먹는 독특한 마케팅으로 관광객을 유혹한다. 이곳에서는 5000원을 내면 검은색 플라스틱 식판 모양의 도시락 통과 엽전을 받을 수 있다.
이후 엽전을 '도시락카페' 가맹점에 주면 다양한 먹거리와 교환할 수 있다. 손님들은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가득 담아 도시락카페로 돌아온 뒤 밥과 국을 엽전이나 돈으로 추가 계산해 든든한 한끼를 해결하게 된다.
◆…통인시장의 이색 마케팅인 '도시락카페' 엽전 서비스를 살펴보는 시민들. 이 서비스는 전통시장의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로 떠올랐다.
이 독특한 마케팅은 요식관련 점포가 많은 통인시장에 최적화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도시락카페 이용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엽전 판매는 오후 4시까지)이므로 미리 숙지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월요일과 매월 셋째주 일요일은 휴일이다.
◆…기름떡볶이는 통인시장 방문객들이 놓치면 섭섭할 대표적 먹거리다.
통인시장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어준 메뉴는 기름떡볶이다. 보통의 국물떡볶이와 달리 양념에 볶아져 나오는 기름떡볶이는 최근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SBS '런닝맨', KBS '1박2일', MBC '무한도전' 등에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떨쳤다.
이밖에 아기자기한 수공예품과 신발 가게, 가방·구두 수선점 등이 통인시장 내에 자리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