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다국적 맥주회사 Heineken Brouwerijen B.V가 자회사인 하이네켄코리아(대표 카일리 월브리지)로부터 지난 8년간 챙긴 배당금만 투자금의 62배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03년 자본금 12억6600만원으로 설립된 하이네켄코리아가 2007년 이후 네덜란드 모회사에 780억6400만원을 배당, 연평균 97억 5800만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배당금 기준으로 투자금(자본금)의 6166%에 해당하고 연평균 배당금은 자본금의 708%에 이르렀다.
이 회사는 지난 8년간 3656억1700만원 매출에 2469억1700만원의 매출총이익을 달성해 67.53%의 매출총이익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국산 맥주업체인 하이트진로의 매출총이익률 46.29%와 오비맥주의 54.28%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영업이익 또한 마찬가지다. 2007년부터 8년간 영업이익은 1043억9100만원에 달해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영업이익률은 무려 28.32%로 10.95%인 하이트진로의 2배를 넘었다.
배당금의 지급 기준이 되는 당기순이익은 786억700만원으로 매출액 중 순이익 비율을 나타내는 순이익률은 21.50%였다. 하이트진로 9.12%, 오비맥주 17.27%와 비교해 각각 12.38%포인트와 4.23%포인트 높은 수치다.
◆…자료:금융감독원전자공시
이처럼 하이네켄코리아가 한국 맥주시장에서 돈을 벌어 대주주인 네덜란드 맥주회사에 매년 100억 원에 가까운 배당금을 챙겨주는데 비해 국내에서 고용창출 효과는 국산 맥주업체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일자리 창출 또는 일자리의 수준을 추정하는데 유용한 지표인 인건비율(매출액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동종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지난 8년간 회사가 직원들에게 지급한 인건비(일반급여+퇴직급여+복리후생비)는 358억4900만원으로 매출액의 9.81%에 그쳤다. 반면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는 매출액의 18.08%와 15.19%를 각각 지급한 것으로 나타나 거의 2배에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재계관계자는 "국내에서 직접 맥주를 제조하는 국산 맥주업체와 단순 수입 판매에 그치는 하이네켄코리아의 인건비 비중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고용창출 효과면에서 수입맥주업체들의 기여도가 낮은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국내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하이네켄코리아의 배당성향은 매우 높아 국내 시장에서 벌인 돈이 별도의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한 채 대부분 해외 자본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성향이란 기업이 창출한 이익금 중 얼마를 주주가 가져가는 지를 알아보는 척도로 하이네켄코리아는 2007년 90.41%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100.57%까지 치솟아 벌어들인 이익보다 더 많은 돈을 본사로 배당했다.
또한 지난 8년간 평균 배당성향은 99.31%에 달했으며 당기순이익 786억700만원의 거의 전부인 780억6400만원을 배당금으로 썼다. 주당 평균 3만8549원이 지급됐고 따라서 액면가 5000원의 770.97%에 해당하는 수치다.
업계관계자는 “수입맥주 회사들이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맥주 주요 수입국들과 체결한 FTA의 관세인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수입맥주 회사들의 수익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