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대교 북단에서 바라본 강변북로 퇴근길. 물결처럼 굽이치는 차량의 궤적이 장관을 이룬다.
푸른 하늘 아래에서 느끼는 상쾌함이 자연으로 떠나는 여행의 묘미라면 도시는 휘영청 달이 떠오른 밤에 진가를 발휘한다. 우뚝 솟은 빌딩이 형형색색 불을 밝히고 가로등 불빛 아래로 달리는 차량이 어우러지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는 서울은 세계적으로 '밤이 아름다운 도시'로 통한다. 도심 곳곳에서 뿜어내는 휘황찬란한 불빛은 여행객들을 잠 못들게 만든다. 달빛따라, 조명따라 야경 명소로 떠나보자.
화려한 불빛 출사지, 한강 월드컵대교 포인트
◆…노을이 지면서 시작된 퇴근행렬. 월드컵대교에 들어서는 순간 하늘, 한강, 도로의 삼박자를 맞이하게 된다.
2017년 완공 예정인 한강의 27번째 다리 월드컵대교 북단에는 사진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야경 포인트가 있다. 이 곳에서 만나게 되는 밤의 풍경은 높은 전망대와는 사뭇 다르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 옆으로 빠르게 달리는 차량의 궤적은 독특한 결과물을 안겨준다. 교량이 완전히 완공되지는 않았지만 강변북로 진입램프는 주행 가능 구간이라 물결처럼 굽이치는 모습을 렌즈에 담을 수 있다.
카메라 방향을 돌리면 화려하게 빛을 밝힌 성산대교를 담을 수 있다. 날씨가 좋다면 제법 멀리 떨어진 국회의사당까지도 포착 가능해 성산대교 위에 걸친 듯한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 월드컵대교가 완공되지는 않았지만 램프구간으로 빠지는 차량 통행량이 제법 많아 포인트에서 미세한 떨림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게 삼각대.
◆…월드컵대교 북단 포인트를 더욱 빛내주는 성산대교.
월드컵대교 포인트 바로 옆에는 하늘공원이 있어 또다른 한강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망원 한강공원으로 걸음을 옮겨도 좋다. '국민 야경 명소'라고도 불리는 성산대교 아래쪽 풍경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대교 포인트의 차량 궤적은 사진애호가들을 유혹한다.
월드컵대교 포인트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우수한 접근성.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2번 출구로 나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끼고 하늘공원 방면으로 돌자. 이후 하늘공원 옆길을 따라 20분 정도 직선으로 걸으면 현장에 도착한다.
응봉산, 말을 잃게 만드는 절경
◆…응봉산 조망명소 팔각정 광장.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만점이다.
서울 성동구 응봉동 한강과 중랑천의 합류 부근에는 야트막한 산이 솟아있다. 작은 매봉 혹은 응봉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산은 봄철이면 개나리가 절경을 이뤄 개나리산이라고도 불린다. 새해 첫날이면 해돋이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기도 하는 장소다.
◆…한강물을 수놓는 동호대교. 응봉산 야경 포인트가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다.
응봉산이 서울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정상에 오르면 황홀한 야경이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 중랑천이 내려오고 한강이 굽이치는 부근이라 해가 지면 독특한 한강의 풍광을 만나게 된다. 점등을 끝낸 성수대교와 동호대교,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가 한강 위에 일렁이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지하철 경의·중앙선 응봉역 1번 출구에서 응봉초등학교 옆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응봉산 야경 포인트로 이어지는 골목길이 나온다. 해발 81m의 낮은 곳이라 산이라기보다는 동네 언덕에 가깝지만 우습게 보면 큰코 다친다. 경사가 심한 편이라 편한 운동화를 신는 것이 좋다. 차를 이용해서 올라갈 수도 있지만 길이 좁고 주차공간도 많지 않아 대중교통과 도보로 향하기를 권한다.
◆…응봉산에서 바라본 남산 N서울타워. 밤의 미학을 뽐내는 서울이 느껴진다.
높지 않은 산 덕분에 숨을 조금 헐떡이며 걷다 보면 금세 응봉산의 야경 포인트 팔각정까지 오르는 나무 계단을 만나게 된다. 이 계단까지 오르면 굽이치는 한강은 물론 용비교와 동부간선도로, 강변북로 위를 달리는 차량의 행렬이 장관과 만나게 된다. 반대편에는 남산 위 N서울타워가 불을 밝히고 있다.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 응봉산 야경 포인트의 매력을 더한다.
한눈에 들어오는 야경 덕분에 응봉산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팔각정 광장 주변에는 야경을 담는 사진애호가들과 연인들이 뒤섞여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밤에 더욱 매력적인 낙산공원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낙산공원 일대는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야경 명소로도 시민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왔다.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내려 대학로의 젊음을 한껏 느끼다 올라도 좋고 4호선 한성대입구역 혜화문에서부터 서울성곽길을 따라 산책을 즐기다 올라도 좋다. 1·4호선 동대문역에서 서울디자인재단 뒤편 성곽길을 따라 걸으면 오래지 않아 낙산공원에 도착할 수 있다.
과거 한양을 둘러싼 내사산(남산·인왕산·북악산·낙산) 가운데 하나인 낙산은 해발 100여m로 낮고 경사도 완만해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밤이면 성곽을 따라 조명이 켜져 운치를 더한다. 더불어 각종 영화나 드라마에서 로맨틱한 장소로 자주 등장해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과 외국인 관광객을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다.
◆…낙산공원 서울 성곽길은 낮보다 밤이 더욱 매력적이다. <사진 서울시>
성곽 너머 펼쳐지는 야경도 좋지만 성벽에 난 구멍으로 보이는 서울의 전경도 볼 만하다. 달맞이 핫플레이스로도 유명해 정월대보름, 추석 등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사람들로 북적인다. 다만 서울 한양도성은 사적 제10호로 등록된 소중한 문화유산이라 성벽 위에 올라가는 등 훼손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낙산공원 아래 이화 벽화마을은 유명한 출사지로 낮보다 밤이 더욱 매력적이다. 가로등의 은은한 불빛을 받은 벽화는 낮에는 보이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