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가 지난해 매출은 소폭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0.7%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패스트푸드업계의 치열한 할인 경쟁에 따른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최근까지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업체간 각종 할인 프로모션 경쟁의 최대 피해자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와 맥도날드를 제외한 3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패스트푸드 4사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1조6168억원으로 2013년의 1조4688억원과 비교 10.1% 증가했다.
반면, 합산영업이익은 761억원을 시현, 전년 동기 744억원대비 2.4% 늘어나는데 그쳐 외형 성장세와 비교, 영업이익 증가세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외형 성장세에 대해 업계에서는 패스트푸드 업종의 경우, 경기불황이 장기화될수록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사가 잘된다는 통설이 한국 시장에서도 적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한끼 식사로 충분하고 게다가 가격 할인을 앞세운 저가 마케팅도 잘 먹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4사 모두 매출 증가세 시현...업체별 제품 가격 인상률 순서와 동일(?)
매출 증가세를 업체별로 살펴보면 버거킹이 지난해 전년대비 19.0% 증가한 2526억원을 시현 4사중 증가폭이 제일 높았다. 이어 맥도날드가 17.6% 증가한 5652억원, KFC는 3.2% 증가한 1619억원, 롯데리아는 2.9% 늘어난 6371억원의 매출을 기록, 4사중 가장 낮은 외형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업체별 외형 성장세는 각사 메뉴 맛에 대한 평가를 차치할 때 2014년 중 단행한 일부 제품가격 인상률 순서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를 각 업체에서 밝힌 자료에 근거해 살펴보면 버거킹의 경우, 대표 제품인 와퍼(단품 기준)의 가격을 지난 2013년 4900원에서 2014년 2차례 인상을 통해 5400원으로 올린바 있다. 상승률은 10.2%에 달했다.
지난해 맥도날드는 대표 제품 빅맥의 가격을 2013년 3900원에서 4100원으로 약 5.1% 인상한바 있다. 버거킹에 이은 두 번째 상승률이다.
반면에 KFC의 경우 대표 제품이 아닌, 평균 인상률 기준 2013년 6월 2%, 2014년 5월 1.4%씩 인상한 바 있고 롯데리아 역시 대표제품인 불고기버거를 3200원에서 3300원으로 3.1% 인상한 바 있다.
물론, 어느 업체는 대표제품의 가격 상승률로, 또 어디는 제품 가격의 평균 인상률로 비교해 정확성에 한계는 있지만 별반 차이는 없을 것이란 것이 한 업체의 설명이다.
이중 롯데리아와 맥도날드의 경우에는 나머지 2개사와 달리 지난해 가격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올 2월에 대표제품의 가격을 각각 100원과 200원씩 또 인상해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영업이익 증가세, 업체별 희비...버거킹과 맥도날드 급증, KFC와 롯데리아는 퇴보
4사의 외형 증가세에도 불구 영업이익 증가세는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버거킹과 맥도날드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38.1%, 39.6%씩 급증한 반면에 롯데리아는 3.5%, KFC의 경우 무려 40.7%나 감소해 이들 업체와 대조를 보였다.
버거킹이 지난해 6월, 12월 2차례에 걸쳐 대표 제품 가격을 왜 올렸는지. 맥도날드 역시 지난해에 이어 2월에 빅맥 가격을 연거푸 올린 이유가 납득이 안가는 대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3년 대비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가격 인상에 동참하지 않았던 KFC에 대해 의아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업체 간 치열한 할인 경쟁의 최대 피해자가 아니냐는 반응이다.
올해 들어 버거킹과 맥도날드의 공격적인 가격 할인 경쟁 대열에 적극 가세하고 있는 KFC가 가격 인상 없이도 과연 감당해 낼 수 있겠느냐는 시각이다.
올 2월 가격 올리지 않은 KFC, 영업익 급감에 투항...일부 메뉴 3.3% 인상 단행
결국 KFC는 지난달 주요 제품군인 치킨류와 버거 단품은 제외하고 음료 및 일부 버거 세트를 중심으로 평균 3.3%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KFC 관계자는 “그 동안 타 브랜드들의 1-2회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체감 경기를 고려,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 왔지만, 최저 임금, 인건비, 임차료 상승 등이 더 이상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이에 고객 부담을 고려해 최소한의 품목에 한 해 일부 제품 가격을 부득이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 간 가격 할인 경쟁 과열은 자칫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며 “이제는 무분별한 프로모션 경쟁은 지양하고 착한 가격과 더불어 맛의 경쟁에 나서야 할 때”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