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 모양으로 유명한 서울대 정문. 서울에는 아름다운 캠퍼스를 가진 대학들이 많아 이색적인 여행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사진 서울대학교 홈페이지>
미국의 하버드, 영국 옥스퍼드, 일본 동경대 등 '지성의 요람'이라 불리는 대학 캠퍼스는 관광 명소로도 손색이 없다. 영화나 드라마에 종종 등장하는 유명 대학들은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서울에 위치하고 있는 대학교 역시 해외 유명 대학 못지않은 여행코스로 인기가 높다. 역사가 숨쉬고 젊음이 생동하는 캠퍼스 투어를 떠나보자.
한국 최고의 대학, 서울대학교
서울대학교는 한국의 수험생들에게 흔히 '꿈의 학교'라고 불린다. 소위 천재들만 모인다는 한국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학교는 전체 면적이 400만㎡가 넘을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과 낙성대역에서는 서울대 캠퍼스를 구석구석 도는 여러 노선의 버스가 항상 대기하고 있다.
1895년 근대 법학교육기관인 '법관양성소'에서 출발한 서울대학교는 1946년 9개 단과대학과 1개 대학원으로 구성된 국립서울대학교로 정식 개교했다. 종로구 동숭동 등 여러 곳에 분산돼 있던 단과대들이 1975년 관악산 기슭에 모여 지금의 웅장한 모습을 갖췄다.
◆…조선시대 왕립 학술기관이었던 규장각은 서울대학교에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홈페이지>
깊은 역사 만큼이나 거대한 서울대학교 캠퍼스에는 다양한 단과대학의 건물은 물론 조선시대 왕실 도서관이었던 규장각이 위치해 눈길을 끈다. 1776년 정조가 창덕궁 후원에 설치했던 규장각은 1992년 서울대 캠퍼스 내로 이전해 정착했다. 과거 외국에 약탈당했다 되찾은 국보급 문화유산들이 잘 보관돼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렘 쿨하스가 설계해 독특한 외관을 지닌 서울대 미술관 MoA도 인기만점의 코스. MoA는 내부 철제 구조가 밖으로 드러나고 공중에 떠있는 듯한 외관으로 건물 자체가 작품처럼 느껴진다. 관람료도 저렴해 미술에 관심이 많다면 방문할 만하다.
◆…서울대학교 미술관 MoA는 울창한 관악산 숲과 묘한 조화를 이뤄 눈길을 끄는 장소다. <사진 서울시>
관악구에서 서울대 규장각-미술관-박물관을 잇는 있는 투어코스를 운영하고 있어 관광이 더욱 편리해졌다.
서울대입구역 근처 '샤로수길'은 맛집도 많아 투어 뒤 출출해진 속을 달랠 수 있다. 샤로수길은 '샤' 모양의 서울대 정문과 강남구 신사동의 유명한 가로수길을 참고해 명명됐다.
캠퍼스 투어의 랜드마크, 경희대학교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경희대학교는 고풍스런 건축물이 곳곳에 자리해 캠퍼스 투어의 랜드마크로 일컬어진다. 카메라를 들고 방문한 사진애호가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유럽의 문화재처럼 고풍스러운 위용을 자랑하는 경희대학교 본관. <사진 경희대 공식 트위터>
1949년 2년제 신흥초급대학으로 출범한 경희대는 1999년 종합문화예술 공연장인 평화의 전당을 개관하면서 아름다운 캠퍼스 시대의 전성기를 열었다. 중세시대 유럽 성당과 흡사하게 세워진 건물은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정문부터 유럽의 관광지 분위기가 풍기는 경희대 서울캠퍼스는 평화의 전당뿐 아니라 중앙도서관, 본관 등 대다수 건물이 화려한 외관을 자랑한다. 평화의 전당은 4,500석의 초대형 객석을 보유해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공연과 '슈퍼스타K' 결승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려 방문객이 끊이지를 않는다.
다양한 박물관 관람도 경희대 투어의 즐거움 중 하나다. 1955년 개관해 고고역사관, 무속관, 시베리아관, 특별전시관·IAUP기념관 등으로 구성된 경희대 중앙박물관은 중앙도서관 4층에 있다. 고고·역사·민속 중심의 유물 6,500여점이 등록됐으며 각종 전시회도 열려 역사학 전공자라면 반드시 둘러봐야 한다.
◆…역사가 살아 숨쉬는 경희대학교 중앙박물관. 본관 못지않은 화려한 외관을 뽐낸다.<사진 서울시>
이밖에 약 9만여점의 표본들을 소장한 경희대 자연사박물관과 한국 한의학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한의학역사박물관도 캠퍼스 안에 있다.
비라도 내리는 날이라면 경희대 인근 지하철 1호선·경의중앙선 회기역과 접한 파전골목을 찾아 식도락에 빠지는 것도 괜찮다.
연세대학교, 낭만이 살아 숨쉬는 캠퍼스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추계예술대 등 유수의 대학들이 자리잡은 신촌 일대는 젊은 활기가 넘치는 동네로 유명하다. 이 가운데 연세대학교는 TV 브라운관과 영화 스크린에 자주 등장해 낭만적인 대학 생활을 꿈꾸는 수험생들의 뇌리에도 깊이 박힌 캠퍼스다.
◆…연세대학교를 상징하는 건물인 언더우드관. <사진 서울시>
1885년 한국 최초의 근대식 병원인 '광혜원(제중원)'에서 시작된 연세대학교는 오늘날 최고의 의과대학과 종합병원을 가진 대학으로 거듭났다. 거대한 위용을 뽐내는 현대식 건축물 사이사이 오랜 역사를 지닌 건물들이 자리해 방문객을 맞이한다.
연세대 신촌캠퍼스 중심을 가로지르는 백양로는 송림으로 둘러싸여 쾌적하면서도 아름다운 전망을 선사한다. 이 백양로를 따라 걷다보면 연세대 전신 연희전문학교의 설립자 이름을 딴 언더우드관을 만날 수 있다. 1925년 준공돼 1981년 사적 재276호로 지정된 언더우드관은 소박하지만 고풍스런 느낌을 준다. 언더우드관 양쪽에는 스팀슨관과 아펜젤러관이 자리잡고 있다. 담쟁이덩굴이 건물들 외벽을 둘러싸 운치를 더한다.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은 연세대학교 연희관은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장소다. <사진 연세대학교 홈페이지>
언더우드관 등 본관 건물단 옆으로는 각종 드라마, 영화를 통해 익숙해진 연희관이 버티고 섰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이 차태현에게 "나 잡아 봐라"를 외치며 뛰어가고, '클래식'에선 손예진과 조인성이 비오는 날 옷을 함께 뒤집어쓰는 명장면이 탄생한 장소다. 드라마 '아이리스', '응답하라1994'에서도 주인공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려 시청자들과 친숙하다.
연희전문학교를 다녔던 독립운동가 윤동주 시인의 시비와 사계절 내내 푸른빛을 뿜어내는 송림 청송대, 다양한 공연이 열리는 노천극장 등도 가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