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푸드, '3대 전략' 통했다…빙과사업 영업익 급증

‘신제품·마케팅·가격인상’ 효과… 빙과사업 영업익 29.2% 증가

구구콘, 돼지바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롯데푸드 빙과사업부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절대규모와 증가세 모두 타 사업부문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나 효자사업으로 부상했다.

5일 롯데푸드와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가 영위중인 유지·식품, 빙과, 육가공 등 3개 부문 가운데 빙과사업부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214.6억원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 166.1억원 대비 2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지·식품부문이 162.0억원에서 185.7억원으로 14.6% 증가하고 육가공사업은 59.8억원에서 -24.3억원으로 적자전환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특히 영업이익 절대규모면에서 여타 사업부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최근의 사회적인 디저트 열풍에 동승, 빙과사업부가 향후 롯데푸드의 수익성을 책임지는 캐시카우이자 효자사업으로 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빙과사업부의 올 상반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9.3%로 유지·식품류 5.2%, 육가공사업부 -0.9%에 비해 월등히 높게 기록됐다.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다양한 신제품을 적극 출시하고, 게임업체와의 협업과 아이돌그룹 ‘EXID’를 앞세운 스타마케팅과 더불어 지난 3월말 단행한 10개 제품가격 인상 등 3대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이후 ‘백제신라고구마’, ‘마카롱’ 등 잇따라 출시..돌풍 

업계는 롯데푸드의 빙과시장 공략 3대 전략 중 롯데제과, 해태제과, 빙그레 등 국내 4대 빙과업체가 공통으로 단행한 가격인상 요인 외에 차별화된 신제품 개발과 다양한 마케팅 전략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먼저 이 회사의 신제품 전략을 살펴보면, 롯데푸드는 아이스크림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 30일 ‘백제신라고구마’를 출시하고, 곧이어 12월엔 마카롱 아이스크림을 빙과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등 적극적인 전략을 구사했다.

더불어 지난 1972년 출시된 최장수 아이스바 제품 아맛나를 최근의 젊은 층의 입맛을 고려한 리뉴얼 제품 ‘아맛나 더블팟’을 출시했다.  

이중 겨울철 인기 간식인 군고구마 컨셉의 백제신라고구마는 고구마 모양 과자 안에 고구마 시럽과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가득 들어있는 모나카형으로, 진짜 고구마 같은 모양에 군고구마의 그릴 향까지 은은하게 느껴지는 제품이다.

무안 지역 고구마로 만든 시럽을 25% 함유, 실제 군고구마의 맛을 충실히 재현해 고구마를 좋아한다면 지나칠 수 없는 제품이라는 것이 롯데푸드 측 설명이다.

출시되자마자 각종 유머게시판, SNS상에 실제 고구마와 비교한 사진, 제품 인증 사진 등이 속속 올라오고 고구마를 꼭 닮은 제품 모양에 맛도 괜찮다는 평이 잇따르면서 출시 두 달여 만에 누적 판매량 500만개를 돌파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출시 시점 10월말이 계절상 아이스크림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판매량으로 재미있는 이름과 모양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이룬 성과다.

이에 고무된 롯데푸드는 그해 12월 디저트계의 절대강자 마카롱 아이스크림을 빙과업계 최초로 선보인데 이어 최장수 아이스바 제품 ‘아맛나 더블팟’을 리뉴얼 출시하는 등 시장공략에 더욱 속도를 높였다. 

롯데푸드의 마카롱 아이스크림 역시 롯데그룹 계열사인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만 판매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등 시장의 선풍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아이스크림의 철 잊은 호황은 최근 번지고 있는 디저트 열풍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계속된 소비침체로 큰 사치는 못하지만, 작은 디저트로 만족을 얻으려는 소비자 욕구에 부응한 것이 큰 인기의 비결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분석이다.

게임업체와의 ‘콜라보마케팅’과 인기 아이돌 ‘EXID’ 앞세운 스타마케팅도 주효

이 같은 소비자니즈를 충족시키는 신제품 출시 전략 외에도 콜라보, 복고, 스타마케팅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도 한 몫 거들었다는 평가다.

롯데푸드가 본격적인 여름 성수시즌을 대비 5월초부터 펼친 마케팅 전략은 크게 3가지다. 빙과류 대표 장수브랜드와 이종업종 간 협업과 복고, 여기에 스타를 앞세운 마케팅을 구사하며 여름 더위 사냥에 본격 돌입했다. 

우선 32살 돼지바는 지난 5월초 넥슨의 인기게임 메이플스토리와, 또 34세 ‘빠삐코’는 크레이지슈팅 ‘버블파이터’와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콜라보 마케팅을 전개했다. 

또한 53세의 ‘삼강하드’는 응답하라 1994, 무한도전 토토가, 국제시장 등 복고 열풍에 맞춰 현대적 맛과 패키지로 리뉴얼 출시하며 시장 공략을 가속화 했다.

이어 롯데푸드는 인기 아이돌 그룹 'EXID'를 구구콘 광고모델로 발탁해 CF를 선보이는가하면 제품패키지에 인쇄해 판매에 들어가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지속, 구구 아이스크림 매출이 급증하는 등 걸그룹 EXID의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롯데푸드에 따르면 지난 6월 4일 유튜브를 통해 처음 공개한 광고가 8일만에 조회수 100만을 돌파하고, 7월 7일 200만에 이어 9월 24일 현재 470만 뷰를 넘어서는 등 높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매출 또한 EXID의 첫 CF를 선보인 6월 매출이 5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0% 신장했고, 특히 ‘구구콘 카라멜로’의 경우 출시 5개월만에 400만개 판매를 돌파하는 등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고 롯데 측은 밝혔다. 

신제품도 아닌데 이 같은 성장세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푸드 측은 대세 걸그룹 EXID가 초코 아이스크림에 마시멜로, 캐러멜, 땅콩, 초콜릿까지 다섯 가지 재료로 달콤쫀득한 맛을 내는 구구콘의 매력을 잘 표현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구구 아이스크림은 1985년 처음 선보인 후 88년 구구 크러스터, 90년 구구콘 출시 등 다양한 변화를 통해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맛과 패키지로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롯데푸드의 이전 법인명이 대표 빙과 제품 ‘삼강하드’를 탄생시킨 ‘롯데삼강’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빙과사업부의 이 같은 선전이 회사 전체의 수익성은 물론 외형까지 이끄는 명실상부한 효자사업으로 재등극할 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