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증시 상장 유가공 업체 3사 중 남양유업이 유일하게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해 가장 실속 있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양유업은 영업이익의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2년 만에 대리점 막말 파동에 따른 영업 후유증에서 벗어나 본격 회복국면으로 전환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7일 유가공 3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별도재무제표 기준 3사의 올 상반기 합산 매출액은 1조6057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5689억원 대비 약 2.3% 늘었다. 경기침체 지속과 남아도는 우유, 메르스 여파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3년 연속 외형 성장을 이루는 선전을 펼쳤다.
빙그레의 경우엔 빙과류 수출과 우유 및 유음료의 내수 판매 감소로 매출이 4.3% 감소세를 시현했지만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매출이 각각 5.1%, 4.4% 증가함으로써 전체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영업이익부문에서는 매일유업과 빙그레가 감소세를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남양유업이 지난해 상반기 186억원의 적자에서 67억원의 흑자전환에 성공해 전체 수익성 향상을 주도했다.
3사 합산 영업이익 역시 남양유업의 선전에 힘입어 37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201억원 대비 86.4% 증가했다.
반면 매일유업의 경우 영업이익이 47.1% 감소하고, 빙그레 역시 3.4% 감소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 남양 5.1%, 매일 4.4% 증가…빙그레만 4.3% 뒷걸음
상반기 각 사 매출액은 매일유업이 분유와 우유 및 발효유류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전년 동기대비 4.4% 증가한 6141억원을 보여 같은 기간 5.1% 증가하며 593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남양유업을 제치고 2년 연속 수위 자리를 지켰다.
매일유업은 지난 2013년 초 발생한 대리점 막말사태로 인한 영업 후유증으로 위기를 겪고 있던 남양유업을 제치고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 1위로 올라서 외형 순위에 지각변동을 일으킨바 있다.
하지만 두 회사의 매출 격차가 지난해 상반기 234억원에서 올 상반기 202억원으로 축소돼 선두 탈환을 위한 남양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반면에 빙그레는 올 상반기 3사중 유일하게 외형이 줄어 대조를 보였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3977억원의 매출을 시현하며 전년 동기대비 4.3% 감소해 가장 부진했다.
영업이익, 남양유업 흑자전환…매일유업 47.1%, 빙그레 3.4% 감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남양유업의 선전에 힘입어 37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201억원 대비 174억원이 늘어나며 무려 86.4% 신장됐다.
남양유업이 전년도 186억원의 적자에서 올 상반기 67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 253억원의 영업이익 개선을 이뤄내 매일유업과 빙그레의 영업이익 감소분 79억원을 상쇄시키며 전체 수익성 향상을 견인했다.
남양유업이 이처럼 영업이익을 큰 폭 개선시킬 수 있었던 것은 비상경영체제를 계속 추진하며 제조원가 등 매출원가와 일반관리비를 동시에 절감, 총원가율을 대폭 낮춘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3년 상반기 대리점 막말 파동이후 빼앗긴 주요 제품의 시장점유율 회복을 위해 지난 1년 6개월여에 걸친 대대적 판촉행사, 대리점과의 관계 개선 및 상생을 위한 비용지출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으나 영업력이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원가율을 살펴보면 대리점 막말파동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3년 1, 2분기의 경우 71.8%, 72.4%였지만 후유증이 본격화된 3분기엔 76.5%로 치솟았다.
이후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며 올 상반기 72.2%로 전년 동기 74.7%대비 2.5%P 개선돼 수익성 호전의 결정적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판매관리비율 역시 경쟁사에 빼앗긴 주요 제품의 시장점유율 회복을 위한 판촉행사와 대리점 상생 비용 지출 등이 급증하면서 2013년 3분기 30.0%까지 치솟았다.
이후 전사적인 비용절감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2분기 29.0%를 고점으로 매분기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이면서 수익성 개선에 힘을 실어 주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올 상반기 판매관리비율은 26.7%로 전년 동기 28.6% 대비 1.9%P 줄이는 데 성공함으로써 흑자전환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주요 절감항목을 보면 운반비 31억원, 지급수수료 34억원 등이다.
최재호 홍보실장은 "원유 공급과잉 등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분유수출이 100억원이상 증가하고 커피믹스, 발효유, 차음료 등 신제품 판매 호조 등으로 외형성장을 이뤘다"며 "수익성부문에서는 비상경영체제를 지속하며 판촉비·운반비·지급수수료 절감 등 수익·효율 중심 경영을 펼쳐 흑자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비용절감 노력에 힘입어 매출원가율 2.5%P, 일반관리비율 약 1.9%P를 개선시켜 총원가율을 103.3%에서 98.9%로 약 4.4%P 낮출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매일유업은 상반기 매출원가율이 72.2%로 전년 동기 73.1%대비 0.2%P 개선됐지만 매일바이오 등 신제품 출시에 따른 판촉 및 광고비 과다 지출이 수익성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광고선전비, 판매수수료, 지급수수료 등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103억원, 21억원, 11억원씩 더 썼다. 그 결과 판관비율이 24.3%에서 25.7%로 1.4%P 상승을 초래해 수익성 악화의 단초를 제공했다.
빙그레의 경우에는 지난해 상반기대비 매출원가 142억원, 판관비 28.8억원 등 총원가에서 약 170.8억원을 절감하는 비상경영을 펼쳤다.
하지만 매출액 감소분 178억원을 넘지 못해 다소 빛이 바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을 소폭 상승시키며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는 선전을 펼쳤다.
영업이익률, 빙그레 5.73%로 남양·매일 압도
이에 따라 3사의 올 상반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빙그레가 5.73%로 전년 동기 5.68%와 비교 0.05%포인트 개선되며 이 부문 선두 자리를 지켰다.
남양유업 역시 1.13%로 전년도 -3.29%와 비교 4.42%P 개선됐다. 반면에 매일유업은 판관비 급증으로 3사중 유일하게 영업이익률이 1.27%P 후퇴해 대조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외형기준 2위로 밀려난 남양유업의 주요 제품 시장점유율이 회복되고 있어 외형 및 수익성 호전 추세는 당분간 이어 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에 빙그레와 매일유업의 향후 영업전망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는 신중론이 대체로 우세한 편이다.
HMC투자증권 조용선 연구원은 “상반기 저조한 수익성에 대한 우려감이 잔존하고 있다”며 하지만 “대 중국 분유 매출성장 지속과 흰우유 수출 재개, 잉여 원유 점진적 완화 등 하반기 실적 증가를 뒷받침할 시그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빙그레에 대해서는 “지난 4월 단행한 빙과가격 인상 효과(매출비중 30%)가 성수기인 3분기부터 본격 발현될 가능성과 바나나맛 우유의 중국 수출 확대 등은 긍정적”이지만 “매출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유음료·빙과류의 판매회복 추세 확인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