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왕·백산수·수미칩 판매 호조…반기 매출 1.4%, 영업이익 9.6% 증가
농심의 상반기 실적이 신제품 짜왕과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백산수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기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 9.6% 증가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로써 실적이 부진한 최악의 시기는 벗어난 것 아니냐는 평가다.
농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별도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매출액은 9235억원으로 전년 동기 9103억원 대비 1.4%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국제 원재료시세의 하향안정화와 평균판매단가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419억원 대비 9.6% 증가한 460억원을 시현, 수익성이 개선됐다.
특히 연결기준으로는 중국·미국·일본·호주 등 해외법인의 매출증가와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매출 1조694억원, 영업이익 518억원을 시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6%, 영업이익의 경우 20.3%나 증가해 별도기준 실적을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은 장기화되고 있는 국내외 경기침체와 메르스 사태로 인한 소비부진 등을 감안한다면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이다. 마침내 농심이 기나긴 침체의 터널을 지났다는 것이 증권가의 평가다.
동부증권, KDB대우증권 등은 각각 ‘서프라이즈! 실적에 걸맞는 주가상승 기대’, ‘기나긴 터널을 지났다’는 제하의 분석보고서를 내놓으며 긍정적 평가 의견을 제시했다.
짜왕, 스낵류, 음료사업부 등 선전…전체 외형 성장 견인
올 상반기 농심의 국내 사업실적은 라면, 스낵, 음료(기타) 등 3개 사업부문 중 스낵과 음료 2개 사업부와 ‘짜왕’의 선전 등으로 외형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농심의 주력인 라면의 경우 국내시장 자체가 축소되는 양상속에서 올 상반기 7375억원의 총매출액(매출할인 차감전)을 올려 전년 동기 7413억원 대비 약 0.5% 감소했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은 지난해 국내 라면시장규모가 1조9700억원으로 전년도 2조100억원 대비 2% 가량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실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특히 농심이 지난 4월 20일 선보인 짜장라면 ‘짜왕’이 출시 이후 연일 돌풍을 일으키며, 4월 38억원, 5월 54억원, 6월 128억원 등 6월말 누적 매출 220억원을 올리는 등 ‘짜왕’ 매직효과가 없었다면 회사 전체의 외형 성장은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스낵류에서 신제품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음료 등 기타 사업부문에서 백산수의 판매호조 등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대비 각각 7.7%, 6.0% 성장하며 ‘짜왕’의 선전과 더불어 전체 외형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짜왕’ 매직 효과로 고질적 하절기 시장 점유율 하락 최소화
짜왕의 판매 돌풍은 농심의 전통적인 하절기 시장점유율 하락을 최소화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통상 4월~9월 하절기 동안에는 팔도 비빔면의 판매 호조로 농심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하락하는 추세를 보여 왔다.
실례로 지난해 1분기 64.3%에 달했던 농심의 시장점유율이 그해 반기에는 62.9%로 1.4%P, 3분기에는 60.9%로 큰 폭 하락하다가 동절기로 접어드는 4분기 이후에는 점유율이 회복되는 계절적 사이클을 보여 왔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전년대비 반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62.9%에서 올해 62.3%로 0.6%P 하락에 그쳤다. 그만큼 짜왕 매직효과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농심 관계자는 “4월 출시한 짜왕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6월 라면시장에서 유일하게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2분기 내내 상승곡선을 그렸다”며 “6월만 놓고 보면 63.0%의 점유율로 상반기 누적점유율 62.3%를 기록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짜왕은 ‘고온쿠커’와 ‘지오드레이션’ 기술, 다시마 성분을 적용해 최고 식감의 면발 등 농심 50년 제면기술과 스프제조 기술이 총동원된 제품”이라며 “이처럼 농심 고유 기술이 집약된 독창적인 맛이 소비자들에게 주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농심은 하반기에도 짜왕 판매에 다양한 마케팅 역량을 집중, 연매출 1000억 클럽(파워브랜드) 입성을 달성, 지속 성장의 한 축으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농심의 향후 영업 전망에 대한 증권가의 분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동부증권 차재헌 연구원은 “라면 시장점유율 회복과 제품믹스 개선, 원가안정, 해외부문 성장이 이제 막 시작됐다"며 "예상치를 상회하는 2분기 실적과 지속 가능한 실적 개선 방향성을 반영, 2015년, 2016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14.7%, 16.5% 상향하고 EPS 역시 각각 27.3%, 13.4% 상향 조정한다"고 분석했다.
KDB대우증권 백운목 연구원은 “짜왕의 판매 호조로 제품믹스가 개선되며 판매단가가 3.3% 상승했고 원재료 가격 안정화, 해외법인 실적 호조가 긍정적”이라며 “이제 농심이 기나긴 터널을 벗어난 것으로 본다”고 분석하고 투자의견을 매수로, 또한 목표주가도 상향 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