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등 잘 나가는 할배(평균 연령 76세)들이 해외로 배낭여행을 떠난다는 콘셉트의 케이블TV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가 인기를 끌었다. 그들은 손주 재롱이나 보고 추억의 조각을 꺼내 뒤적거릴 나이에 생애 최초의 배낭여행에 과감히 도전했다. 이 프로그램은 공중파 프로그램의 인기를 능가하며 '꽃 할배 신드롬'을 일으켰다.
하지만 다수 은퇴자들의 현실은 이와 대조적이다. 자녀의 교육이나 결혼, 노후생활비 등으로 앞으로도 돈이 들어갈 일이 계속 늘어나는 시기에 경제적 부담감을 잔뜩 떠안은 채 재취업 시장에 던져지고 있다.
NH은퇴연구소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남성은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퇴직할 당시의 평균 나이가 52세로 조사됐다. 평균 근속기간은 19년이었다. 여성의 경우 48세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근속기간은 11년 7개월에 불과했다.
이들 퇴직한 중·고령층은 재취업도 쉽지 않다. 55~64세 중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9%로 30%이상이 일자리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65~79세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39%에 그친다.
□ 이·퇴직자, 실업급여 최대 1일 4만3000원씩 210일간 수령 가능
이런 때 고용보험 지원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재취업 준비기 동안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퇴직 시 꼭 챙겨야할 고용보험 관련 정보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대표적인 고용보험의 지원제도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실업급여이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 가입 근로자가 실직했을 때 실업으로 인한 생계불안을 극복하고 재취업의 기회를 지원해 주는 제도다.
요건은 실직 전 18개월 중 고용보험 가입기간이 180일 이상이어야 하고, 이직 사유가 ▲ 비자발적일 것(중대한 사유로 해고된 경우 제외) 혹은 ▲ 자발적 이직은 임금 체불, 불합리한 처벌, 정리해고에 의한 명예퇴직, 가족 간호 등에 해당돼야 한다. 또 이·퇴직 후 재취업 활동을 계속하고 있어야 한다.
요건이 충족된다면 실업급여는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실업급여는 구직급여와 취업촉진수당으로 구분된다. 구직급여는 [퇴직 전 3개월간의 1일 평균임금의 50% x 소정급여일수]로 계산해 지급된다. 소정급여일수는 퇴직당시 나이와 근속연수에 따라 달라진다.
1일 지급액의 상한액은 이직일이 2015년 이후인 경우 4만3000원, 2006년 이후는 4만원이며, 2006년 이전은 3만5000원이다. 최저액은 1일 근로시간인 8시간을 기준으로 보면 2014년 3만7512원, 2015년 4만176원이다.
A기업 13년차인 김 과장(42)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6월 초에 퇴직한 김 과장은 2월(근로일수 28일)에 200만원, 3월(31일)에 230만원, 4월(30일) 230만원을 수령했다.
3개월간 총 수령액인 660만원을 총 근로일수인 89일로 나눠주면 1일 평균 급여액은 7만4158원, 여기에 다시 50%를 곱하면 3만7079원이 나온다. 이 금액은 2015년 1일 최저액인 4만176원보다 적기 때문에 1일 구직급여는 4만176원으로 확정된다.
또 김 과장은 30세 이상~50세 미만, 수급기간이 10년 이상인 그룹에 속하므로 소장급여일수 기준표에 따라 구직급여를 4만176원을 210일 동안 받을 수 있다. 총액은 843만6960원이다.
이밖에 취업촉진수당은 조기재취업수당, 직업능력개발수당, 광역구직활동비, 이주비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조기재취업수당은 실업급여를 받다가 남은 일수가 30일 이상인 상태에서 재취직하거나 자영업을 6개월 이상 유지하고 있는 경우라면 남아 있는 실업급여의 50%를 받게 되는 것을 말한다.
직업능력개발 수당은 실업기간 중 직업안정기관이 지시한 능력능력개발훈련을 받는 경우 훈련기간 중 교통비 및 식대가 1일당 5000원 지급되는 것을 말한다. 광역 구직활동비는 1일 기준 숙박료 4만원, 교통비 등 실비가 지급된다.
실업급여를 지급받기 위해서는 실업급여 대상자로 인정받은 다음 1~4주마다 고용센터에 출석해 '현재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고 있음'을 증빙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이력서 등이 증빙자료가 된다.
주의할 점은 퇴직 후 12개월이 경과하면 실업급여를 못 받게 되므로 퇴직 후 실업급여 신청절차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 내일배움카드, 1인당 계좌한도 200만원··· 취업 전 2회 지원 가능
이 밖에도 이·퇴직자는 내일배움카드제를 활용할 수 있다. 내일배움카드제란 구직자에게 일정한 금액을 지원하고, 그 범위 내에서 직업능력개발훈련에 참여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 카드를 발급받기 위해서 구직자는 거주지 관할 고용센터를 방문해 훈련 상담을 받아야 한다. 이후 훈련기관을 방문해 내일배움카드로 수강 신청금을 결제하면 직업훈련에 참석할 수 있다.
1인당 계좌한도는 200만원이며, 계좌발급 후 1년 이내에 지원 금액으로 훈련을 받아야 한다. 1년 동안 소진하고 남은 잔액은 자동으로 소멸된다. 내일배움카드는 취업 전 2회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