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대책 부족하고 가계부채 외면…부자감세부터 철회해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정책위의장은 24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2기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 발표와 관련해 "이름은 거창하지만 발이 가려운데 구두 위만 긁는 '격화소양(隔靴搔癢)'격"이라며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우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존 정책을 포장만 다시 했다거나 대통령 후보 때 공약보다 오히려 후퇴한 선언적 수준에 그치는 게 적지 않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내수활성화와 민생안정, 경제혁신이라는 방향은 동의하고 우리당이 제시해온 가계소득 중심 경제 성장을 위한 소비여건 개선, 비정규직 처우개선 등이 포함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재원대책을 전혀 제시하지 않은 것은 근본 문제"라고 비판했다.
특히 우 의장은 내수 활성화에 주안점을 둔 정부 방침이 결국 내수침체를 정부가 시인한 점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우선 지난 MB정부 5년간의 잘못된 경제 정책을 진단하고 사과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부터 대기업 프랜들리한 감세감면 정책으로 현금성 자산만 늘리고 투자를 전혀 안 해 대기업 유동성 자산만 늘렸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가 앞으로 40조원을 투입해 내수 활성화에 나서는 등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거시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영하는 것과 관련해 "근본적으로 세수결손액이 8조 5천억이고 그럼에도 재정대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박근혜정부 들어 매년 40조원의 국가부채가 늘어나고 있고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 나라가 부채의 늪에 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듭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고 재정지출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2008년 이전으로 돌아가 대기업 부자감세 철회를 통해 세원기반 확대를 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야당 간사인 윤호중 제2정조위원장은 "정부가 국회의 동의 없이도 변경할 수 있는 기금운용 계획을 바꿔 기금 지출 등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올해도 8조∼10조원의 세수부족이 예상되는데 대책 없이 지출만 늘리겠다는 것은 재정수지에 대한 고려 없는 재정확대정책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가계소득 중심의 경제성장 내용에서 대기업의 사내유보금 과세 방안과 관련해 "내용을 보면 미미하기 짝이 없다. 특히 가게소득 증대세제 중 배당소득세제는 현재 주주 현황상 외국인 투자자가 35%이상이고 기관 투자자가 35%, 나머지 대부분이 대주주"라며 "실제 배당소득을 늘리면서 가계소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매우 작다. 기업 입장에서는 근로소득보다 배당소득을 늘려 주가를 올리는 데 집착할 수밖에 없다"고 실효성을 제기했다.
유성엽 제3정조위원장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에 대해 "금융완화를 하는 것은 우리 경제의 위험요소인 가계부채를 외면하는 처사로 이번 조치 후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가 가격이 하락하면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 있다"며 "연착륙하는 주택시장에서 랜딩기어를 올려야 하는데 이륙기어를 올리는 시대착오적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노동정책과 관련해 은수미 의원은 "새 경제팀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강조해 기대했지만 '보여주기식 대선공약'의 아류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법으로 만들지 않고 가이드라인으로 제정했다. 이런 가이드라인으로는 심각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 하지 못한다. 기관제법, 파견법, 근로기준법, 직업안정법 개정안 등 상시·지속적 업무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입법 개정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