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이 '제2의 중동건설 붐'을 일으키고 있다.
한화건설이 지난해 수주한 이라크 신도시건설 사업은 10조원 규모에 달해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건설업에 희망이 되고 있다.
이 사업에 7년여 투입될 인원만도 55만명이다. 이라크 총리와 김승연 회장간에 얘기된 부대시설 공사까지 포함하면 73만개 일자리가 추가돼 1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화건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조감도. 10만호의 주택과 도로 시설 등 분당급 규모로 건설된다.
■ 10만호 건설, 10조원 규모...100만호 주택건설의 시작
작년 5월 30일 이라크 총리공관에선 알 말리키 이라크총리, 알 아라지 국가투자위원회 의장 등 이라크 고위관료들이 한화그룹 김승연회장과 한화건설 김현중 부회장을 반갑게 맞았다.
이들은 가벼운 환담후 세계 건설역사를 새로 쓰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건설 계약서에 서명했다.
◆…한화건설 비스마야 신도시 위치
비스마야 신도시는 이라크 바그다드 근교 비스마야에 10만세대의 주택과 도로, 상하수로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전체면적 1830ha(550만평)에 7년여에 걸쳐 건설되는 분당급 신도시이다.
사업비는 향후 공사비 상승 등을 포함해 10조원에 달한다. 한 건설사가 10만 세대를 건설하는 것은 세계 건설역사에 처음 있는 일로 기록됐다.
그 뿐만 아니라 이라크 정부는 전후복구사업의 일환으로 100만호 주택건설을 계획하고 있어 비스마야는 앞으로 얼마나 더 사업규모가 확대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비스마야 신도시를 계약하면서 김승연 회장과 알 말리키 총리 사이에 얘기된 태양광, 정유, 발전시설 등 추가 공사규모만 해도 10조원 규모에 달한다.
■ 100만명 일자리 창출...IT, 통신, 에너지, 환경 등 전산업에 영향
10만세대를 7년 안에 완성하려면 한달에 2000세대, 매일 80세대의 주택을 건설해야 한다.
한화건설은 이를 위해 전체 프로젝트에 55만명이 동원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장인원들을 위해 110만㎡에 달하는 대지에 베이스 캠프 120동을 별도로 지어야 할 정도다.
◆…김승연회장과 알 말리키 총리가 사업협의를 하고 있다.
특히 프로젝트 시작과 함께 100여개 중소 자재‧건설업체와 1000 여명에 달하는 협력사 직원들이 함께 진출해 있는데 공사가 진행되면 그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돼 국내에서 일거리를 찾지 못하는 중소건설사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이밖에도 이라크 신도시건설은 건설자재, 건설중장비 수출이 동반돼 내수건설경기 활성화는 물론, IT, 통신, 에너지, 환경관리, 발전소 등 연관산업 까지 동반진출해 산업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할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라크 신도시에 기대를 걸며 ‘제2의 중동붐’을 언급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 고졸과 50대 장년층으로 멘토제 운영...인력조달 새로운 패러다임
김승연 회장은 이라크 신도시 현장에 현장경험이 많지만 최근 인력난으로 현장에서 밀려난 50대 기능장들과 취업시장이 좁은 고교 졸업자들을 하나로 묶어 이라크에 진출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취업난이 심각한 계층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50대가 된 베이비부머세대의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고졸자와 대졸자 임금 격차 : 자료 서울시립대}
50대가 늘어나다 보니 고용시장에서 차지하는 50대 비중은 커졌지만 실제 50대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중장년 미취업자는 계속 늘어 가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젊은이들의 취업률도 대졸자보다 자꾸 줄어들고 있는데다 임금차이도 대졸자에 비해 28%가 차이가 나 고졸 젊은이들의 취업활동이 점점 더 어려워 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중동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50대 장년충과 고등학교를 졸업한 20대 청년층을 멘토 멘티 형태로 이라크에 진출 시킬 계획”이라며 “학벌이나 나이가 아닌 능력중심 인재채용을 강조하는 김승연 회장의 이념에 따라 고졸 신입사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제2의 중동붐’ 장기침체 탈출 기폭제...건설에 대한 인식전환 필요
해외건설은 과도한 수주경쟁으로 상당한 수업료를 치르는 부작용을 낳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임이 분명하다.
그 가운데 이라크 등 중동국가들의 전후 복구사업 특수는 대형 호재로 떠오르고 있다.
◆…강창희 국회의장이 비스마야 현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도 “해외건설시장의 확대는 건설경기 불황을 헤쳐 나갈 돌파구인 동시에 국가 경제적으로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해외건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의지를 밝힌 바 있다.
지난 7월 강창희 국회의장은 이라크 비스마야 현장을 직접 방문해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는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국내 연관산업 발전, 100여개 협력사와의 동반진출을 이룰 수 있는 창조경제의 모범사례”라며 이 프로젝트가 우리 경제전반에 미칠 영향력을 강조했다.
한국 건설사들은 세계 6위의 위치를 차지하며 어느 선진 건설사 보다 우수한 경영관리를 하는 것으로 세계 전문가들이 평가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한류건설 열풍을 일으키고 예술적 디자인을 통해 세계가 한국을 따라하게 만들고 있다. 수주를 받는 것을 넘어 세계를 누비며 사업을 직접 창출해 내고 있다.
우리 경제발전을 이끌어 온 건설은 이렇게 세계인이 선망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지만 여전히 건설업계에 대해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기나긴 경기침체를 돌파할 희망의 불씨로 건설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우리 건설이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해내려면 무엇보다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성장한 우리 건설을 올바로 평가하고 우리 건설사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한껏 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