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샘표식품, 무리한 자사주 매입…차입금 4.5배↑

샘표식품의 무리한 경영권 방어가 경영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로인해 차입금이 급증해 경영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경영권 방어에 집착한 나머지 자사주 매입이 지나치게 많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무리한 자사주 매입으로 유보자금 소진, 차입금 급증의 단초 제공 

샘표식품은 매출신장세는 정체상태에 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입금이 급증하고 있어 재무적 안정성이 떨어지고 있다. 샘표의 총 차입금은 지난 2009년 113.8억원에서 올 상반기 512.4억원으로 4년 사이에 무려 350%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1366억원에서 1467억원으로 7.4%증가했고, 총자산이 37.7%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매우 가파른 증가세이다. 이에 따라 총자산 대비 차입금 의존도는 2009년 6.3%에서 올 상반기 20.5%로 크게 늘었다.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2011년 8.9%와 비교, 불과 1년 반 사이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차입금이 급증한 데에는 무리한 자사주 매입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샘표의 지분구조는 지난 2006년 이후 5년간 늘 불안했다. 우리투자증권이 출자한 사모투자 전문회사 마르스 1호가 지난 2006년 투자‧보유해온 지분 때문이다.

마르스 1호의 2011년 기준 보유지분은 32.98%(마르스아이엔에스1호 유한회사 지분 3.01% 포함)다. 반면 샘표식품 최대주주인 박진선 대표의 우호지분은 박 사장 본인 16.46%와 특수관계인 지분 및 백기사 역할의 풀무원홀딩스의 5.01%를 합해 34.01%다.

마르스 1호와 불과 1.03%로 지분차이가 크지 않아 늘 불안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수차에 걸친 마르스 1호의 경영권 분쟁 관련 시도를 지금까지 잘 방어해왔다.

경영권분쟁관련 불안요인을 종식시키기 위해 샘표는 결국 2012년 3월 공개매수를 통해, 300억원을 들여 마르스1호의 지분 146만주 중 120만주를 주당 2만5천원에 매입했다. 이어 같은 해 5월부터 7월 사이에 추가로 33.8억원을 투입, 15만주를 주당 2만2560원에 매입했다. 샘표의 자체 유보자금과 차입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이는데 총 333.8억원을 투입했다.  

청산을 몇 개월 남겨두지 않은 마르스 1호 지분의 80%에 해당하는 120만주를 프리미엄까지 얹어 매입해 시장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장내에서 33.8억원을 들여 15만주를 추가로 매입하는 등 경영권 방어와는 큰 연관이 없는 지분 매입에 내부 유보자금을 소진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이다.  

█ 관계사 양포식품 일감 몰아주기와 대주주에게 일부지분 양도 '왜?'

또한 샘표의 박진선 대표가 최대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관계회사 양포식품에 대한 일감몰아주기와 이 회사 주식지분의 일부를 대주주에게 장부가에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양도 한 점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2010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샘표와 양포식품과의 내부거래비율은 매년 98%~100%다. 양포식품은 매출의 전부를 샘표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양포식품의 대주주 지분분포는 공시된 자료가 없어 파악하기 어렵다.  

이후 샘표는 2011년 6월에 보유 중이던 이 회사 주식 3만주 가운데 1만2600주를 꺼내 박진선 대표에게 주당 3만4천원에 양도하면서 지분율을 29%로 낮췄다.

2010년 말 기준 샘표의 이 회사에 대한 장부가격은 주당 5만4천1백원이고, 2003년 6000주 매입가격은 주당 5만6천원이었다. 하지만 샘표는 2011년 박대표에게 주당 3만4천원에 1만2600주를 양도했다. 당시 장부가격 5만4100원 보다  2만원정도 싼 값에 대주주에게 넘긴 셈이다.

이에 대해 샘표는 "해석 하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상이한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드릴 만한 내용이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