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4일 서울시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서비스산업 정책 추진방향 및 1단계 대책'을 발표했다.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1단계 대책으로 '서비스산업 인프라 확충 및 현장애로 해소방안'을 마련, 서비스업에 대한 세제·금융지원 차별을 해소하는데 이번 대책의 초점을 맞췄다. 제조업 수준의 정책혜택을 서비스업에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현주소를 살펴보면 제조업 등 다른 업종에 비해 암울한 것이 현실이다.
서비스산업의 경우 일자리를 계속적으로 창출하는 '효자산업'이지만, 여전히 생산성이 낮고 대외경쟁력도 취약해 상당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서비스산업은 1990년대 초반 이후 산업별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유일하게 일자리가 늘어난 산업이다. 실제로 서비스업 취업자 비중은 1990년 47%에서 2012년 70%로 대폭 증가했다.
산업별 취업자 수 추이를 살펴봐도 서비스업은 1990년 844만명에서 2012년 1718만명으로 급증했지만, 제조업은 같은 기간 499만명에서 410만명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취업자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의 생산성은 여전히 낮다. 부가가치 증가 속도가 고용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며, 제조업과의 1인당 노동생산성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실정이다.
서비스업 1인당 노동생산성은 지난 2004년 2950만원에서 2011년 3860만원으로 다소 증가했지만, 제조업의 경우 같은 기간 4930만원에서 8510만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제조업 대비 서비스업의 1인당 노동생산성 비율은 2004년 60%에서 2011년 45%로 쪼그라들었다.
대외경쟁력이 취약한 점도 문제다. 서비스업 무역수지는 사업서비스, 여행, 지적재산권 분야를 중심으로 큰 폭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서비스업 무역적자는 지난 1990년 5억달러에서 2012년 141억달러로 30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서비스산업 생산성이 낮은 가장 큰 원인은 경제 및 산업의 전반적인 시스템의 문제다. 성장에만 힘써왔던 한국경제가 제조업·수출 위주의 경제시스템을 고착화시키며 서비스산업 발전에는 다소 소홀했던 결과다.
현재 30대 대기업 중에서 서비스기업의 숫자가 4개에 불과한 점만 봐도 우리나라 서비스업의 현주소가 잘 나타난다. 미국의 경우 30대 기업 중 서비스기업이 12개에 달한다.
제조업 중심의 수출전략을 시행하며 해외진출에 가속도를 냈지만, 서비스업의 경우 내수시장에만 안주했던 점도 서비스업 발전을 가로막았다.
서비스산업 내에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점도 상당하다. 서비스업의 경우 여전히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등 전통적인 업종에 인력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제조업의 자동화 및 구조조정에 따라 은퇴·유휴인력까지 전통 서비스업으로 몰려드는 상황이다.
갈수록 제조업은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노동시간은 줄어드는 반면, 서비스업은 부가가치는 낮아지고 노동시간만 늘어나는 이유다.
이와 같은 산업 구조상 서비스업의 부가가치는 상당히 낮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서비스업 전체의 GDP 내 부가가치 비중은 60.3%에 불과한 반면 미국은 79.4%, OECD 국가 평균은 70.6%에 달한다.
한편 정부 차원에서 지난 5년간 총 20여차례의 서비스산업 육성 대책을 발표하며 서비스업 발전을 위해 노력했지만, 여전히 남은 숙제도 산적하다.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은 의료민영화 논란 등으로 계속 보류되고 있고, 전문자격사 법인간 동업허용 방안도 이해단체들 사이의 대립으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박근혜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일자리 창출, 중산층 육성 등 국정과제 실현을 위해서는 서비스산업 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으로 고부가가치 유망 서비스업종을 선택적으로 집중 육성하고, 서비스산업 전반에 걸친 인프라 확충과 함께 업종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정책을 지원할 방침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경제구조의 선진화, 창조형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서비스산업 발전은 꼭 달성해야할 과제"라며 "서비스산업이 고용률 70% 달성에 기여하고, 우리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