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된 지 최고 70년 이상이 넘어 낡아빠질 대로 노후된 전국 각지의 야구장이 개축·신축되는데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동안 프로야구단이 야구장 건설에 아무리 많은 돈을 쏟아 부어도 구장 운영권 수익을 제대로 확보할 수 없어 야구단 모기업들의 투자가 저조했지만, 앞으로는 구장 신축에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한 구단에 운영권이 돌아간다.
야구장 신축비용 투자로 운영권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구단들이 선수들은 물론 관중들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로 노후화된 프로야구장 신축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4일 서울시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서비스산업 정책 추진방향 및 1단계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서비스산업 정책의 1단계 대책으로 '서비스산업 인프라 확충 및 현장애로 해소방안'을 마련, 서비스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애로사항들을 신속히 해소해 서비스업 발전을 가로 막는 '손톱 및 가시'를 뽑는데 이번 대책의 초점을 맞췄다.
특히 주요 서비스업으로 발전한 스포츠·레저 산업 활성화를 위해 낙후된 전국 9개 프로야구장의 신설을 촉진하고자, 프로야구장 위탁운영 제도를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현재는 프로야구단이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투자해 야구장을 건설할 경우에도 구장 운영권이 보장되지 않아, 프로구단 모기업들의 투자 유인이 적은 상황이다.
야구단에서 구장 신축에 공동으로 투자하더라도 현행 공유재산법에 따라 경기장 운영권은 경쟁입찰을 통해서 따내야 하므로, 아무리 많은 돈을 투자해도 정작 구장 운영 수익권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야구장 준공시점까지는 지자체와 야구단 사이의 위탁계약 체결이 불가능해, 운영수익을 가져갈 프로야구단이 설계단계에서 시설계획을 반영하는 일이 불가능하다.
정부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자체와 프로야구단 사이의 경기장 운영권 위탁을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야구장 준공 이전에 체결할 수 있도록 스포츠진흥산업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다만 프로야구장의 경우 실제 프로구단 이외에는 사용할 주체가 없는 점을 고려해, 야구장 건설비의 20% 이상을 부담한 구단에만 운영권 위탁계약을 허용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프로야구장 운영권 위탁계약 개선은 현재 대구광역시에 야구장 신축을 추진하는 삼성 라이온즈 등 프로야구단들의 요청이 있었고, 정부 측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현재는 프로야구단이 구장 건설에 공동투자한 경우에도 운영수익권을 확보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건설비의 20% 이상을 부담한 구단에게 운영권 수의계약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정 차관보는 "현재 프로야구장 대부분이 상당히 노후됐지만, 운영권 관련 제약이 없어져 새로운 구장 건설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