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혜노믹스' 핵심 '창조경제', 朴 대통령·미래부 100일간 '개념' 설명만
대한민국을 떠도는 '유머' 한 가지. "아무도 모르고 본인만 아는 세 가지. 박근혜의 창조경제, 안철수의 새 정치, 김정은의 속마음."
정치사회적 영향력과 관심도에 비해 내용이 불분명하다는 이야기다. 특히, 박근혜정부 출범 100일이 맞는 시점까지도 경제정책의 핵심인 창조경제에 대해 '모호성'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정권 5년의 방향을 가늠하는 출범 '100일간의 기록'은 적어도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의 경우만 놓고 보면 '모호성'논란으로 얼룩져 박 대통령조차 '모르는 게 아닐까'할 정도다.
지난 3월 30일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첫 고위 당정청 워크숍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창조경제' 모호성에 매서운 질타를 쏟아낸 이래, 청와대와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조경제 개념 설명'에 열을 올렸다.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우리 경제 핵심가치로 두고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해 산업과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과 문화가 융합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드는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박 대통령은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창조경제' 개념을 설명했다.
■ 정부출범 100일, 창조경제 정책 실행은 아직…여전히 '개념 설명'중 = 문제는 출범 100일이 다가옴에도 여전히 창조경제 '플랜'에 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창조경제 전도사'로 불리는 윤종록 미래부 제2차관은 '국민의 상상력'이 창조경제의 밑거름이라고 강조하며 융자 대신 투자를 늘리고 건설적인 실패를 허용하는 벤처 생태계를 조성해, 향후 5년간 40만개의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창조경제의 기반인 '상상력'을 위해 '교육과 문화의 변화'를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상상력과 창조성 향상을 위한 '교육·문화의 변화'라는 것 역시 방대한 국정철학을 지닌 비전이라는 점에서 구체성이 결여된 막연함에 지나지 않다. 윤 차관은 지난달 31일 새누리당 원내대책위 워크숍에서도 창조경제 개념 설명 특강을 진행했다.
이런 지적들에 대해 새누리당 전략기획측 한 관계자는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모호한 측면이 없지 않았지만, 현재 청와대나 미래부에서 준비를 하는 만큼 좀 더 기다려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박근혜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이 ‘창조경제’인데 그걸 정부출범 100일로 평가를 다 하는 것도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 "김대중 정부 벤처 육성과 크게 다르지 않아" = 지금까지 정부가 창조경제와 관련해 내놓은 정책은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이 전부다. 지난 달 15일 발표한 이 방안에는 ▲벤처 투자금 소득공제 확대 ▲벤처 지분매각 시 양도차익 과세 이연 ▲벤처 인수합병(M&A)시 포괄적 증여세 면제 ▲대기업 편입 벤처의 중소기업 혜택 3년 유지 ▲엔젤투자자 R&D 자금 매칭 등 벤처·창업지원에 집중되어 있다.
이에 대해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벤처가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시장에 상장돼 투자금을 회수하는 단계를 대책의 중점 대상으로 본 것"이라며 "앞으로는 규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창조경제를 일으키기 위한 중요한 작업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 IT벤처 육성정책의 효과가 김대중 정부 이후 본격화 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벤처 생태계를 조성해, 향후 5년간 40만개의 일자리를 마련하겠다는 박근혜정부의 포부는 그저 '장밋빛' 전망일 수도 있다.
창조경제를 위한 정책들이 과거 정부의 정책들과 차별성을 찾아볼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그래서다.
김기원 방송통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00일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새 정부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 없다"며 "창조경제를 말하지만 그 내용은 김대중 정부 시절의 벤처 육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