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원 추경예산, 2%대 후반 경제성장 견인" = 박근혜 정부가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을 목표로 총 17조3000억원에 달하는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추경은 0.3%p 가량 성장에 도움을 주는 효과가 있고, 연간 2%대 후반 성장률 달성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가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터널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국 출범 첫해부터 17조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하기로 결정했다.
정부 차원에서 국회의 동의 없이 자체적으로 변경할 수 있는 기금사업 2조원을 확대, 실질적인 추경예산 규모는 총 19조3000억원에 달한다.
역대 추경예산과 비교하더라도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12조5000억원 보다 많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편성한 28조4000억원에 이은 '슈퍼추경'이다.
정부가 굳이 15조8000억원에 달하는 '나라빚' 국채를 발행해서까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추경예산을 편성한 이유는 계속되는 저성장으로 숨이 꺼져가는 한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함이다.
특히 정부는 이번 추경예산으로 적극적인 재정지출 확대 정책을 펼쳐, 경제회복 및 경기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201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2.3%까지 하향 조정했던 경제성장률을 추경예산 편성을 통해 0.3%p 이상 올려, 하반기에는 3%대 성장을 회복하고 연간 2%대 후반의 성장률 달성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추경예산 브리핑을 통해 "추경은 0.3%p 가량 성장에 도움을 주는 효과가 있다"며 "하반기에는 3%대 성장률을 회복하고, 연간 2%대 후반 성장률 달성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경예산만으로 올해 2%대 후반의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정부의 장밋빛 전망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지난 20011년 2/4분기 이후 사상 최초로 7분기 연속 전기 대비 0%대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장기적인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추경예산 편성만으로는 실질적인 경제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 '진짜추경' 5.3조원 불과…"성장률 0.3%p 올리기 어렵다" = 우선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추경예산의 실질적인 재정지출 확대 규모는 5조3000억원에 못 미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정부가 발표한 17조3000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안에서 12조원 가량은 경기침체에 따라 감소할 세입결손분을 메우는데 불과하다.
세입보전을 제외한 진정한 세출확대 추경규모는 5조3000억원 수준이며, 기금사업 확대 2조원을 포함하더라도 7조3000억원 가량이다.
박근혜 정부가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을 위해 출범 초기부터 총 20조원에 달하는 슈퍼추경을 편성했지만, 정작 경기활성화를 위해 당초 예산안에 더해 추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실탄은 7조3000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추경예산을 통해 실제로 늘어나는 세출은 5조원 남짓"이라며 "세입 결손을 메우는 세입경정이 세출경정보다 더 많다"고 밝혔다.
허 교수는 "원래 예산안보다 늘어나는 세출은 5조원 가량인데 이 수준으로 성장률을 크게 올린다는 것은 쉬워보이지 않는다"며 "물론 경제회복에 도움은 되겠지만, 추경만 갖고 성장률을 눈에 띄게 많이 올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 성장률 0.3%p↑ 가능…"年2%대 후반 경제성장" = 반면 정부가 예측한 대로 이번 추경예산으로 0.3%p 가량의 경제성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다만 총 20조원에 달하는 추경예산안이 국회 의결을 거쳐 하반기에나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올해는 경제성장률 상승 효과가 0.3%p 정도에 그치고 내년에는 0.4%p 가량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박성옥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실장은 "보통 어림 잡아서 계산하면 우리나라 GDP가 1000조원이 넘는데 10조원을 추경하면 1% 수준"이라며 "이번 추경예산은 20조원이 안되고 하반기에 집행되므로 올해는 전체 GDP에 미치는 영향이 좀 작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실장은 "정부는 이번 추경예산을 통한 경제성장 효과를 추가적인 7조원뿐만 아니라 세입부족분 12조원까지 포함한 전체적인 효과로 본 것"이라며 "정부가 계산한 정도로 올해는 0.3%p 가량, 내년에는 0.4%p 정도의 경제성장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일단 이번 추경예산은 적은 액수가 아니며 정부가 예측하는 정도의 효과는 있을 것"이라며 "LG연구원도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3%대로 했는데, 추경예산을 통해 2%대 후반은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