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부에서 수차례 무산된 바 있는 대형 투자은행(IB) 설립이 새 정부에서 다시 추진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3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IB 설립에 관한 내용이 담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을 건의하고 이달 중 국회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다.
이번 대통령 업무 보고 내용에 따르면 선진형 IB의 설립을 허용해 육성하고, 기업금융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증권시장 대체 거래 시스템(ATS)을 도입해 자본시장 인프라를 선진화시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IB로 지정된 대형 증권사들은 기업 대출 및 프로젝트 금융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이 주식, 채권 발행 등 직접금융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에서 선진형 금융 업무를 통해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은 기대를 모은다. 또 자본시장 발달로 국내 증권사들의 세계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의 IB들이 무너지자 위험 투자에 대한 회의가 제기됐고, 세계적 추세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있어 왔다.
이러한 이유로 IB 설립은 정치권 일부의 반대에 부딪치며 국회에서 여러 차례 무산되기도 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IB에 대한 부정적 인식들이 있었지만, 기업금융을 지원하고 자본시장을 활성화한다는 측면에서 새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와 상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증자(增資)를 통해 자기자본 자격 조건을 맞춘 삼성, KDB대우, 한국투자, 우리투자, 현대증권이 IB로 지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