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개인의 금융거래 정보 공유를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세청이 직접 열람 권한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어 향후 어떻게 교통정리가 될 지 관심거리다.
박근혜 정부가 세수(稅收) 확대를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두 기관 간 갈등은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매듭이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3일 청와대 업무 보고에서 산하기관인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거래 정보 공유를 대폭 확대하고 국세청과 협력 채널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탈세 의심이 되는 고액 거래(2000만원 이상)의 정보에 관해 국세청에 제공의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관련 법은 이달 중 개정이 추진된다.
금융위가 밝힌 개정 법에 따르면 현행 조세 범죄와 관련된 정보에 한해 FIU와 국세청이 공유를 하지만 앞으로는 탈세 혐의 및 체납 징수에 관한 정보까지 그 범위가 확대된다.
그러나 국세청이 요구하는 직접 열람 권한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가 더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은 "국세청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데 최대한 협조하겠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범위에 대해서는 두 기관이 협의를 더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달 중 조세 정보 분석 협의회(가칭)를 설치, 관련 정보를 우선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하루 2000만원 이상의 고액 거래에 관한 자료를 직접 검색해 세무조사 정보로 활용할 경우, 최소 4조5000억원 이상의 재원을 추가로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제시한 바 있다.
이번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도 FIU 정보 공유에 관해 기존의 입장을 전달했다.
금융위는 개인 정보 보호 차원에서 이를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으나 박 대통령의 공약인 만큼 한발 물러선 상황이다.
박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해 완고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나름의 절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