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함정 빠진 기업들, 정부에 'SOS'

경제 4단체 "기업, 세금감면 등 투자지원 절실"
글로벌 경쟁 원천 차단하는 규제 개혁 요구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이 절실해 지고 있다. 

해외의 경우 정부가 나서 양적완화 정책을 펴고, 법인세 감면 등 적극적인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어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적극저인 양적완화 정책을 펴며 최근 법인세마저 30%에서 25.5%로 대폭 낮춘 일본이나 재정부담에도 불구하고 추세적인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는 미국(35%→ 25~28%)이나 영국(2012년 24%, 2013년 23%, 2014년 22%) 등이 대표적인 사례.

기업들은 법인세 인하가 어렵다면 기업 투자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세금혜택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불꽃 튀는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저성장의 함정에 빠진 기업들이 설비투자와 R&D 시설 확충에 따른 정부차원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 기업들 "세금감면 등 실질적 지원 절실"= 글로벌 한파로 저성장에 빠진 기업들은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실질적인 기업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세일보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에 공식질의해 받은 답변에 따르면 기업들은 조세감면이나 규제개혁과 같은 실질적인 지원을 절실히 원하고 있었다. 

경제4단체 기업 조세지원 요구

우선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11년말 이후 설비투자가 위축되고 있다"며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임시투자세액공제의 부활이 필요하다"고 강변했다. 

실제 설비투자는 지난 2010년 전년동기대비 25.7%를 기록한 이래 대폭 줄어 지난 2011년 3분기와 4분기 각각 1.0%와 -3.2%를 보여줬으며,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8.5%와 -2.9%로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경련은 "임투세 공제 부활이 어렵다면 현행 고용창출투자세액 공제의 공제율을 확대해 기업 투자를 활성화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투세의 경우 고용유지 조건으로 투자금액의 2~3%를 기본공제하고, 고용증가 조건으로 최대 3%를 추가공제함으로써 최대 5~6% 공제가 가능하지만  임투세보다 공제율(7%)이 부족해 투자유인이 부족하다는 것이 전경련의 주장이다.

임투세 수혜대상이 주로 중소기업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새 정부의 중소기업 살리기와도 맥이 닿아 있다는 것이 전경련의 주장.

전경련에 따르면 임투세 공제로 조세감면 혜택을 받은 8417개 법인 중 중소기업은 7376개로 87.6%를 차지하고 대기업은 12.4%에 불과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R&D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조세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한상의는 "기업 R&D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조세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최근 비과세·감면 제도 축소가 검토되고 있지만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R&D 투자 활성화가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R&D 투자 등으로 손실이 발생해 당기에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중소기업에게는 당기 R&D 비용의 일정비율을 환급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중견기업 R&D 비용 세액공제 제도도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최저한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전경련은 기업 R&D 투자에 따른 고용 창출 효과와 관련 "기업 R&D 투자 1조원 증가시 1만6600명의 고용이 창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GDP 대비해서도 기업 R&D 투자액이 큰 국가가 실업률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총도 "무리한 세수 확대 정책은 지양하고 신규투자에 대한 세제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여타 경제단체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경제민주화' 논의를 통해 과도한 포퓰리즘식 복지예산이 증가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하며, 신규투자에 대한 세액 감면 확대와 법인세 인하를 현실적인 기업 지원 방안으로 꼽았다.  

기업들의 세금 부담 증가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제지원 카드가 절실하다고 제시한 것이다. 

대한상의는 지난달 31일 세제관련 교수, 연구원, 회계법인 임원 등 조세전문가 108명에게 '바람직한 조세정책방향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물은 결과 새정부의 기업조세감면정책이 가장 우선시 해야 할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39.8%)을 가장 많이 꼽았다고 밝혔다.

이어 '일자리 창출'(17.6%), '지역간 균형발전'(14.8%), '투자촉진'(13.9%), 'R&D 유도'(13.9%) 등의 순이었다.

새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비과세·감면제도를 정비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연구개발 지원, 투자 촉진 등을 위해 조세감면정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또 경제민주화를 위해 조세를 규제수단으로 활용하는데 대해서는 전문가의 62.0%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 이유로는 '세금은 경제민주화 달성 수단으로 부적합'(59.7%)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경제활동 위축'(28.4%), '주요국에는 없는 규제 도입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국제경쟁력 약화'(11.9%) 등이 꼽혔다.

■ 일자리 확보 위한 경제활성화, 규제개혁 필수 = 박근혜 당선인이 새 정부의 주요 과제로 지목한 일자리 확보를 위해서는 경제활성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는 규제에 대한 개혁은 필수라는 지적이다.

전경련은 지주회사 규제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지난해 5월 국회임기 만료로 자동폐기 상태인 점을 지적했다.

지주회사는 금융회사 소유를 금지토록 하고 증손회사에 대한 지분율 제한 등을 규정한 현행 공정거래법은 일반기업집단에 비해 역차별이 되고 있다는 것이 전경련 측의 주장.

전경련은 "지주회사 규제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우리나라만의 규제로 외국기업과 동등한 경쟁이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있다"며 "규제완화가 지연되는 경우 중견·중소기업에 더 큰 피해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1년 기준으로 일반지주회사 총 92개사 중 중견·중소지주회사는 81개로 전체 88%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SK, 두산 등 대기업 지주회사 뿐만 아니라 프라임개발, 일진홀딩스, 셀트리온 홀딩스 등 다수 중견·중소 지주회사도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 지주회사의 경영애로사항이 해결되어 투자 활성화, 고용창출 등 국가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란 게 전경련의 주장이다.  

중기중앙회는 대중소기업간 공정거래 확립을 위한 3불(거래의 불공정, 제도의 불합리, 시장의 불균형) 해소와 기업인의 일자리 창출,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규제개혁 등을 새 정부에서 해결할 과제로 꼽았다.

경총은 "지금은 경제위기 국면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경제체제 구축을 기반으로 한 경제활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이라며 "경제활력 회복과 일자리창출은 무엇보다 기업환경을 개선해주고 이를 통해 투자를 활성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제민주화가 정치적 논리로 대·중소기업간 편가르기로 흐르는 상황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의 균형성장은 어떻게 모색해야 할까?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은 "대기업의 자원 및 해외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중소기업이 판로를 개척하고 및 수출이 촉진될 수 있다면 글로벌 경쟁력강화는 물론 동반성장의 문화가 진정성있게 착근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승재 한양대학교 법과대학 겸임교수는 "효율적이지 못한 지원책이나 규제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며 "부작용없이 효과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스마트' 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