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 LH, '황금알' 토지사업도 난관...수익률↓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되던 LH의 토지개발사업이 난관에 부딪혔다.

토지수용 환경이 나빠져 토지보상비용이 급증한데다 새롭게 개발할 땅을 확보하는 것도 갈수록 어려워져 사업수익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집 지을 땅이 없어 철도위에 집을 짓는 아이디어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 토지사용량은 급증하는데 신규 확보 토지는 급감 

LH는 지난 4년동안 임대주택 22만호, 분양주택 10만호 등 32만호의 주택과 행정도시, 혁신도시 그리고 산업단지 등 개발사업을 추진했다. LH가 이러한 사업들을 추진하며 사용한 토지규모는 1억6323만㎡에 달한다.

LH, 최근 4년 주택공급 및 토지사용 현황

                                                                                자료 : LH 각년도 공시자료

LH가 이기간 동안 사용한 토지는 새로 매입한 토지를 크게 초과하고 있다. 2009년부터 토지 매입이 급격히 감소해 2010년에는 사용토지가 매입토지보다 800만㎡ 초과하더니 2011년에는 1900만㎡로 차이가 커졌고 2012년엔 2800만㎡로 갈수록 사용한 토지가 매입한 토지보다 커지고 있다.

LH, 토지 사용 및 매입 추이 (단위 : 백만 ㎡)

그러나 LH가 사용중인 토지 가운데서도 지구지정까지 받고도 자금난과 사업성 불확실 등으로 착공도 못하고 있는 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LH가 작년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구지정을 받고 사업이 개시된 토지 중 보상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거나 수요예측이 잘못돼 공사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는 토지가 46개 지구 5801만㎡에 이른다. 이 땅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미 지급한 보상액 만도 1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토지보상비 갈수록 상승... 법령 소유자에 유리해져 협상력 저하

LH가 토지매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토지보상 과정에서 토지소유자들과의 협상이 갈수록 힘들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친데 덥친격으로 토지보상관련 법령까지 토지소유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개정돼 협상력이 떨어지고 있다. 

지방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토지소유자들이 공기업이 민원에 취약한 점을 이용해 민간개발사업보다 토지매매조건을 더 까다롭게 요구하고 있는게 현실”이라며 “LH의 경우도 파주 운정지구, 김해 율하지구, 전주 만성지구 등이 보상문제로 3~5년간 사업이 중단된 적이 있다”고 토지수용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지난해 말부터 보상이 재개된 파주 운정3지구의 경우 보상금액이 1인당 평균 10억원이며 최고 200억원의 보상을 받는 주민도 있지만 주민들은 주민들대로 보상가가 운정2지구 보다 작고 몇몇 토지는 공시지가보다 낮게 책정됐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698만㎡ 규모인 운정3지구 1곳의 예정 보상금액은 3조원에 달한다.

더욱이 작년에 개정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는 토지보상을 위한 감정평가 때 해당 시·도지사가 추천하는 감정평가사가 반드시 포함되도록 돼있어 토지수용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지역민들의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자치단체장들은 지역민의 입장에서 보상가를 평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LH가 시행한 205개 사업에서 주민과 시행사의 평가액 차이는 평균 4.2%로 주민들이 평가한 금액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람코자산신탁이 개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견조사에 따르면 공모형개발사업의 경우 ‘토지비 개선이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가장 우선 해결해야하는 과제’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실제 사례로 용산국제업무지구의 8조원에 이르는 토지보상비와 청라지구에서 LH와 사업시행자가 벌이고 있는 보상비관련 법정소송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을 꼽았다.

이외에도 토지개발시 발생하는 기반시설 공사비의 증가도 큰 부담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개발되는 택지나 산업단지의 경우 IT 시설과 환경보전 시설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로인한 기반시설 공사비 부담도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게 업계 의견이다.

■ 토지개발 끝난 곳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고민... 땅장사 예전 같지 않다

토지보상비용과 부지조성 공사비는 증가하는데 최근에는 토지가격마저 하락하고 있어  LH의 토지사업부문은 사면초가 상태다. 

과거 토지공급을 전담하던 한국토지공사의 경우 연간 순이익률이 12~14%를 기록해 늘 순이익률 상위 랭킹을 차지했었다. 토지공사가 토지를 매입하면 개발에 대한 기대로 토지가격이 올라가 평가만으로도 큰 이익을 냈다.

그러나 주택공사와 합병한 이후 LH의 토지사업부문의 영업실적을 보면 2010년에는 24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2011년에는 701억원의 이익을 냈으나 이익률은 8.8%로 과거 토지공사의 수익률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공사 vs LH 토지사업부문 이익률 (단위 : 억원, %)

                                                                       자료 : 기획재정부, LH 2011년 감사보고서

LH는 합병과 함께 토지은행제도를 도입했다. 향후 추진될 개발사업에 대비해 토지를 미리 구입하므로써 토지가격 상승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고 경우에 따라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오름세를 보이던 국내 토지가격이 2009년부터 거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고 급기야 작년 하반기에는 토지가격이 하락하기까지 했다.

          최근 10년 연간 지가 상승률(단위:%)           2012년 월별 지가 상승률(단위:%)

가격상승에 따른 손실을 막기위해 미리 사둔 토지들이 오히려 손실 요인되고 있다. 향후 추진될 사업을 위해 토지를 미리 확보해두는 것도 더욱 힘들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