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금산분리 강화 재검토", 보수단체 반발
배임ㆍ횡령시 금융사 대주주 자격박탈...'경제민주화 4호'발의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10일 배임ㆍ횡령 시 금융회사 대주주 자격을 박탈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금융회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2금융권까지 확대한 금산분리 강화안(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은 연기됐다.
'대주주 자격심사 강화방안'을 대표 발의한 새누리당 이이재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4개의 금융관련법 개정안을 10일 발의한다고 밝혔다.
실천모임이 개정하려는 4개의 법률은 보험업법ㆍ저축은행법ㆍ여신전문금융업법ㆍ자본시장법 등으로 법률의 대주주 자격 요건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은 횡령ㆍ배임 등으로 인한 재산상 이득이 5억원 이상일 경우 적용된다.
금융회사를 계열사로 거느린 재벌 총수들이 횡령ㆍ배임을 저지를 경우 금융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대주주 지분을 박탈하겠다는 것. 앞서 횡령ㆍ배임시 재벌들의 집행유예를 금지한 '경제민주화 1호' 법안과 함께 재벌들의 경제권 남용 억제에 방점이 찍혀있다.
이 의원은 "부도덕한 자본가는 금융업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하고 이미 진입했더라도 퇴출시켜야 한다"며 "다만 헌법상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 따라 김승연(구속) 한화그룹 회장 등 종전의 횡령ㆍ배임 사건에 대해서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실천모임은 증권ㆍ보험ㆍ카드사 등 제2금융권에 대해서도 주기적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도록 했다.
한편, '경제민주화 5호' 법안으로 제2금융권을 포함하는 금산분리 강화안이 발의될 예정이었으나 재계와 당내 반발로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이날 라디오에 나와 '금산분리 강화 재검토'입장을 밝힌 데다, 주요 지지층인 보수단체 등의 반대 목소리도 법안발의를 주저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금산분리, 바람직한 해법 모색' 토론회를 갖고 정치권의 '금산분리 강화'움직임을 비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최창규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발제문에서 "유례없는 세계 경제 위기로 각국에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한데 국내에선 개념마저 모호한 경제민주화 논쟁에 파묻힌 정치권이 감정적인 '대기업 때리기'에만 열중하고 있다"며 "몇 년 전 정부의 정책을 단시일 내에 번복하는 것은 기업에 대한 정부나 정치권의 정책 횡포"라고 밝혔다.
토론에 참석한 최승노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은 "금산분리 강화는 외국자본의 활동은 자유롭게 하고 국내 자본의 발목을 묶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반기업적 이념에 치우쳐 우리 경제 생태계를 위협하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실천모임의 한 의원은 <조세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재계나 당내 반발은 계속 있어 왔다"며 "충분한 토론을 통해 의견을 조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