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매출 1.8배 자기자본 3.0배 성장
기술력확보 위한 공격적 M&A 성과
삼성SDS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성장률의 단위를 백분율이 아닌 배수로 표시해야 할 정도다.
최근 5년간 매출이 1.8배, 자산은 2.3배나 커졌다. 물론 매출성장에 따른 이익도 1.3배 커졌고 무엇보다 회사의 순자산가치인 자기자본은 3.0배가 되었다.
삼성SDS는 여세를 몰아 IT솔루션 업계에서 탄탄한 기술력을 인정받던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하고 나섰다. 덕분에 기술력을 확보하고 영업에 필요한 인프라도 보장하고 상당한 규모의 자본이득도 얻고 있다.
■ M&A 등을 통한 자본잉여금 9000억원
삼성SDS의 자기자본은 2조8000억원으로 총자산의 76%나 된다.
전체 자산의 76%가 지금까지 번 돈이라는 것이다. 이 회사의 자기자본비율은 초우량기업인 삼성전자의 자기자본비율 65%보다 크다.
업계 맞수라고 하는 LG CNS는 자산대비 자기자본이 44%, SK C&C는 36%, 포스코 ICT도 35%다. 삼성SDS가 얼마나 자본축적이 잘 된 회사인지 가늠할 수 있다.
이 회사의 2011년말 자기자본 구성을 보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잉여금 외에도 자본잉여금이 9016억원이나 된다. 전체 자본의 32% 수준이다.
삼성SDS는 2010년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네트웍스와 합병했다. 이 과정에서 주식발행초과금이 발생을 했고 이러한 합병과정의 이익이 삼성SDS의 자본잉여금이 된 것이다.
이러한 자기자본 확대는 주주들에게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 주었다.
주주들이 투자한 납입자본금이 361억원인데 자본금 총액은 2조8000억원으로 증가해 액면가로 출자한 주주입장에서 보면 투자한 자산이 80배로 불려진 셈이다.
■ IT솔루션 업계의 각 분야별 내로라 하는 회사 인수
삼성SDS는 기술개발과 영업확장 외에도 타 회사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려 왔다.
2011년말 현재 33개사에 36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이익잉여금의 19%를 다른 회사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 2년 동안은 17개 회사에 1700억원을 투자해 투자금액의 절반이 이 기간에 집중되고 있다. 그만큼 M&A에 적극적이다.
눈에 띄는 것은 최근에 이뤄진 투자의 대부분이 단순한 재무수익 목적이 아니라 타회사의 경영권을 취득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즉, 주식을 사들였다기 보다는 회사 자체를 사들인 것이다. 이 중에는 기존에 이미 경영권을 확보한 회사의 주식을 추가로 사들인 경우도 몇 건 눈에 띈다.
최근 삼성SDS가 인수한 회사는 에스코어, EXE C&T, 미라콤 아이엔씨 그리고 올해 4월에 인수한 누리솔루션 등이다.
에스코어는 과거 티맥스코어(티맥스소프트 자회사)라는 이름의 소프트연구개발 업체로 PC와 모바일OS(운영체제) 부문에서 다수의 모바일 오피스 솔루션을 개발한 업체다. 최초 인수금액은 200억원이나 그후 156억원을 더 투자, 94%의 지분을 확보했다.
EXE C&T는 90년대 우리나라 IT기반 물류컨설팅의 선도적 역할을 했던 중견 물류 컨설팅 업체로 김형태 삼성SDS 부사장이 삼성으로 영입되기 전까지 회사의 대표로 활동했던 업체. 인수가액은 147억원이다.
미라콤 아이엔씨는 통합생산관리시스템(MES) 업계 1위 업체로 하이테크 산업을 위주로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었으나 삼성의 인수를 계기로 전 산업으로 영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132억원에 인수되었다.
누리솔루션은 금융솔루션 전문 IT업체로 여신심사승인, 실행상환, 여신사후관리 등 금융 핵심영역인 여신 분야 선두업체로 평가 받고 있다. 2006년 SK C&C에 인수되었으나 이번에 삼성SDS가 다시 인수했다. 인수가액은 72억원이다.
이외에도 씨엔피정보기술, 유니실버, 버츄얼넷 등 사업과 관련한 투자가 10개사 359억원에 이른다.
이러한 회사 인수에 대해서 삼성SDS의 한 관계자는 "기술과 영업측면에서 통합을 통한 시너지를 얻기 위해 활발한 M&A가 이루어 졌다"고 설명했다.
■ 단기간 지나친 확장... SW업계의 '블랙홀' 우려
업계에서는 삼성SDS가 짧은 기간에 많은 기업을 인수하는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술과 영업에 대한 부문별 포트폴리오를 갖추어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국내외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해외에서 오라클, IBM 등 세계적인 솔루션 업체들과 경쟁하려면 기술 포트폴리오가 절실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삼성SDS가 전문 솔루션 업체를 속속 사들이면서 국내 SW업계의 '블랙홀'이 되어 SW벤처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이 나빠질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전문업체와 SI(시스템 통합) 대기업간의 상생관계가 이뤄질 경우 국내 SW산업의 저변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크레듀, 에스코어, EXE C&T 등의 경우는 이미 경영권을 확보했는데도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고 있고 EXE C&T는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데도 합병하고 있어 경영효율화 보다 자산불리기가 목적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피인수기업의 주식가치를 적정하게 평가했는지도 관심거리다. 에스코어와 EXE C&T는 인수 후 1년 만에 자산이 각각 3.1배, 1.95배가 증가했다.
삼성SDS에 프로그램을 납품하고 있는 중견 IT업체 대표는 "삼성SDS가 세계 유명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전제하고 "자본이득이나 덩치 키우기에 신경 쓰지 말고 기술개발과 경영효율에 모든 노력을 쏟아야 할 단계"라며 기업인수를 통한 급속한 확장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