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인물(人物)로 보는 18대 국회(下)

□ '돈봉투 박희태'…국회의장 불명예 퇴진 = 18대 국회에서 가장 불명예스러운 일을 꼽자면 바로 현직 국회의장이 비리 혐의로 사퇴한 것이다.

2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퇴진한 국회의장은 박 전 의장이 4번째이지만 비리 사건과 관련해 현직 국회의장이 퇴진한 것은 박 전 의장이 처음이다.

박 전 의장은 지난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시 300만원의 돈봉투를 건넸다는 이유로 '돈봉투 전대' 논란을 촉발시켰다.

당시 디도스 사태로 위기에 직면하던 한나라당은 '돈봉투 전대'까지 터지자 사면초가에 빠진 격이 됐다. 하지만 당이 나서 퇴진을 요구하자 버티던 박 전 의장은 결국 사퇴라는 수순을 밟았다.

등 떠밀리 듯 국회를 떠나게 된 것이다. 더구나 박 전 의장은 한종태 국회 대변인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박 전 의장이 의사만 밝혔을 뿐 사임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않아 의장직을 유지하면서 논란이 더욱 불거졌다.

여야를 막론하고 의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박 전 의장에 대해 맹공을 퍼부으면서 박 전 의장은 "많은 사람들을 한곳에 모아야 하기 때문에 다소 비용이 들어갔던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라며 혐의를 시인하는 기자회견을 해야 했다.

□ '최루탄 국회' 만든 김선동…동전의 양면 = '최루탄 국회'는 헌정 사상 유례가 없었던 사건으로 전 세계에 우리나라 국회를 부끄럽게 만든 사건이다.

한·미 FTA 비준안 처리가 있었던 지난해 11월, 날치기 처리를 하려던 새누리당 의원에 맞서기 위해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터뜨렸다.

이에 본회의장은 발칵 뒤집혔다. 최루탄에 의원들은 눈물과 콧물을 쏟아내며 본회의장 밖으로 나오기도 했으며 본회의장 밖까지 최루탄 가스가 진동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더구나 당시 본회의는 취재진의 접근을 막아 당시 민주노동당 당직자가 본회의장 유리문을 깨고 취재진을 안으로 들여보내는 일도 벌어졌다. 최루탄 국회도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지만 비공개 본회의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김 의원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여당에서는 최루탄을 터뜨린 김 의원을 역사의 죄인으로 몰아가며 비판하고 국회 사무처는 고발까지 했다. 하지만 야당과 일부 지지자들은 수적 우위를 믿고 날치기를 한 여당에 맞서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은 서로의 지지를 업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최루탄 국회'가 역사에 기록될만한 사건으로 남을 것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 수많은 신조어 남긴 '고소왕' 강용석 =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성희롱 논란으로 한나라당을 탈당했지만 그 뒤 수많은 신조어를 남기며 이슈를 만들었다.

"아나운서를 하려면 다 줘야 한다"는 말로 촉발된 강 의원의 탈당과 '의원직 제명 논란'은 18대 국회를 뜨겁게 달군 이슈 중의 이슈였다.

더구나 강 의원은 성희롱 파문 이후 자중하는 모습을 보이기 보다는 '박원순-안철수 저격수'로 나서면서 논란을 더욱 키웠었다.

박 시장에 대해선 학력위조 의혹을 제기하며 고소·고발을 했고 박 시장 아들이 병무청에 가짜 MRI 사진을 제출했다며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강 의원은 자신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의원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강 의원은 안철수 교수의 저격수로 나서 안 교수 부인의 서울대 재임용에 대한 의혹과 안 교수가 주식거래로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고소·고발을 했었다.

그러나 강 의원이 '진정한 고소남'으로 거듭한 계기는 개그맨 최효종 씨를 고발한 사건이었다.

최 씨가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국회의원되기 어렵지 않아요. 선거철이 오면 시장에 가서 평소 잘 먹지 않는 국밥을 먹으면 돼요"라고 한 개그를 두고 국회의원을 비하했다며 고소한 것이다.

이에 더해 강 의원은 최 씨가 "이 사건 이후 수입이 100배가 올랐다"고 말한 것을 두고 "최 씨는 나한테 탕수육을 사야 한다"고 발언,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기획취재팀 : 최종건 정치팀장, 김기린·이희정·최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