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발효로 관세 인하는 물론 미국시장 진출 문이 더욱 활짝 열린 자동차, 섬유 등 일부 산업이 최대 수혜산업으로 손꼽힌다.
FTA 특혜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상대국 세관에 수출품이 한국에 직접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입증해야하는 만큼 수혜산업도 예외일 수는 없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약 2만5000개 이상의 부품들로 만들어지는 자동차와 외국산 원단 및 원사로 생산되는 섬유제품의 경우 순수한 국산제품이라고 증명하기가 꽤나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한·미 FTA 협정문에 따르면 자동차 원산지 기준은 미국이 선호하는 순원가법과 우리가 선호하는 공제법 및 집적법을 업체가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순원가법(Net-cost)은 자동차가 만들어진 순비용을 기준으로 국내에서 창출한 부가가치가 자동차 1대에 투입된 비용의 35% 이상일 경우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공제법(Build-Down)은 자동차 가격에서 수입산 재료비를 제외한 부분이 차지하는 비율(물품가격-수입산 재료비/물품가격×100)이 55% 이상이면 한국산으로 분류한다.
집적법을 적용하면 자동차 가격에서 국산 재료 비율이 35%를 넘어야 한국산 원산지를 인정받을 수 있다.
섬유제품의 경우 원산지 결정기준으로 직물기준(Fabric-forward)보다 한층 엄격하고 복잡한 원사기준(Yarn-forward)이 적용됨에 따라 수출입 업체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원사기준(Yarn-forward)을 만족하려면 실을 만드는 공정부터 시작해 직물을 만드는 공정, 재단 및 봉제 공정까지 국내에서 진행돼야 한국산 제품으로 인정돼 FTA 특혜관세가 적용된다.
다만 한·미 FTA 협정 당시 우리기업의 주력 수출품목인 린넨, 리오셀, 레이온, 여성재킷, 남성셔츠 등은 원사기준 적용 품목에서 제외되는 등 원산지 결정기준이 다소 완화돼 FTA 혜택을 받기가 수월하다.
수입산 원재료가 대거 투입되는 기계·전기·전자·철강 등의 품목은 원칙적으로 세번변경기준을 채택, 우리기업들이 한국산 원산지 판정을 받기가 손쉬운 편이다.
세번변경기준은 수출국에서 원재료를 수입해 제조·가공한 경우 원재료 품목번호(HS코드)와 수출품 품목번호가 일정 기준 이상으로 달라졌다면 원재료 생산국이 아닌 수출국을 원산지로 인정하는 제도다.
신발의 경우 우리 기업들의 주력수출품 대부분에 수입산 갑피 사용이 인정되며, 신선농산물은 완전생산기준에 근접한 원산지 기준이 적용된다.
한편 한·미 FTA 관련 컨설팅 등 도움이 필요한 수출입 업체는 각종 'FTA 기업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관세사와 회계사들이 직접 업체를 방문해 무료 컨설팅을 제공하는 'FTA 닥터'는 관세청, 국제원산지정보원,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에서 신청 가능하다.
전국 주요 15개 광역시도가 설치·운영하는 'FTA 활용지원센터'에서도 민·관 전문가들로부터 FTA 교육 및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FTA 활용 기반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우 관세청에서 전자통관시스템을 기반으로 무료 제공하는 원산지 관리 프로그램 'FTA-PASS'를 다운받아 사용하면, 복잡한 FTA 원산지 관리 업무를 보다 편리하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