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상품, '나무'보다 '숲'을 보라

"최대 30년 운용, 단기 수익률에 급급하지 않아야"

현재 국내에서 운용되는 퇴직연금 전용 금융상품은 500여 개다.

퇴직연금 상품은 일반 금융상품과 따로 구분돼 있고, 금리나 수익률 역시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를 잘 따져보고 가입해야 한다.

대부분의 금융회사는 운용 실적이 좋은 금융상품을 퇴직연금 상품으로 재(再)출시하기도 한다.

퇴직연금 상품은 크게 원리금 보장형과 실적배당형으로 나뉘는데, 각각 장단점이 있다.

□ 정기예금보다 금리 높은 파생상품 '인기' = 원리금 보장형은 정기예금이나 보험, 일부 주가연계증권(ELS) 등으로 원금 손실의 우려가 없는 대신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상품마다 수익률의 큰 차이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원금 보장이 되는 ELS(원금 보장이 안 되는 유형도 있음)의 경우 연 10%대의 고(高)금리를 제공하면서 4%대의 정기예금에 비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은행권은 퇴직연금 가입자의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일반 정기예금에 비해 높은 금리를 유지해왔으나 금융 당국이 단속을 강화하면서 차츰 낮아지는 추세다.


□ 단기 수익률보다 금융회사 '능력' 봐야 = 실적배당형은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되는 펀드로 경기 변동에 따라 수익률도 들쭉날쭉한 것이 단점이다.

그러나 퇴직연금이 은퇴까지 최대 30년 정도로 길게 운용되는 점을 감안할 때 주식시장의 성장에 따라 최종 수익률도 높게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운용되는 퇴직연금 펀드는 400개 이상으로 수익률은 정기예금과 달리 천차만별이다.

주식형, 채권형, 채권혼합형(주식과 채권에 일정한 비율로 투자) 등으로 나뉘는데, 유럽 재정 위기로 전 세계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퇴직연금 펀드를 고를 때 단기 수익률만 보고 선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은퇴가 머지않은 직장인의 경우 3~4년 후를 내다볼 수 있지만, 젊은 직장인이라면 10~30년 후의 경제 상황이나 주식시장을 전망하기 어려운 만큼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펀드를 선택할 때 최근의 수익률만 놓고 단순 비교할 것이 아니라 이를 운용하는 금융회사가 탄탄하고 규모가 큰 곳인지, 상품이 어떤 전략으로 운용되고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또한 "퇴직연금 상품도 일반 금융상품처럼 수시로 갈아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무분별하게 남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꾸준하게 수익률 회복을 기다리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