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등 10개 업체 덜미‥국제카르텔 사상최대 과징금
컴퓨터 모니터, 노트북, TV 제품 등의 화면 액정에 사용되는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제조·판매업체들이 시장물량과 가격을 담합으로 조절해서 이득을 챙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삼성, LG 등 한국·대만의 10개 TFT-LCD 제조판매사들의 LCD 패널가격 및 공급량 담합을 적발, 시정명령과 함께 총 194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부과된 과징금 규모는 공정위가 적발한 국제카르텔 사건 가운데 최대 규모다. 전 세계 LCD 시장규모는 2006년 기준 689억4000억 달러(66조7000억원) 수준으로, 국가별 시장점유율은 2009년 기준 한국 45%, 일본 17%, 대만 34%이다.
담합에 가담한 업체는 삼성전자(961억1000만원), LG디스플레이(651억5000만원), 에이유 옵트로닉스(285억3000만원), 치메이 이노룩스(15억5000만원), 한스타 디스플레이(8억7000만원), 중화 픽쳐 튜브스(2억9000만원), 일본삼성(6억9000만원), 대만삼성(4억9000만원), LG디스플레이 재팬(3억원), LG디스플레이 타이완(7000만원) 등(괄호 안은 과징금) 10개 업체로 조사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해당 업체들은 2001년 이후 시장 공급초과로 LCD 가격이 급락하자, 주요 생산지인 대만에서 '크리스탈 미팅'(직급별 협의체)을 열어 전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한 담합을 시작했다.
담합은 2006년 말까지 5년간 지속됐으며, 협의체에 참가한 업체들은 투표 등을 통해 시장물량 및 가격을 결정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업체들은 담합기간 동안 70회의 크리스탈 미팅을 포함, 최소 200차례 이상 담합모임을 개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업체들은 모임을 통해 TFT-LCD 패널제품의 최저판매가격, 인상(인하)폭, 용도별 사용별 제품가격차이, 가격 인상시기, 리베이트 지급금지 등에 합의했고, 이를 토대로 각 사별 제품가격의 가이드라인이 결정됐다.
가격조절을 위해 업체들은 공급초과 시기에는 조업중단 등의 방법으로 생산량을 줄여 공급물량을 조절했다. 실제로 담합에 가담한 업체들의 2001년 9월 이후 15인치 모니터용 LCD 패널가격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체들은 또한 담합 회의 등을 통해 얻은 주요 영업 관련 정보를 통해 시장상황을 전망했고, 초과공급상황에서도 공급부족이라는 허위정보를 언론에 흘려 인위적인 수급조절도 시도하기도 했다.
이번 LCD 국제카르텔 사건은 미국, EU 경쟁당국에 이어 한국 공정위가 세계에서 3번째로 시정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김순종 카르텔조사국장은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가전제품인 컴퓨터 모니터, 노트북, TV 등의 주요부품에 해당하는 LCD 패널 시장에서 5년이 넘는 장기간의 국제카르텔을 적발해 시정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조치로 한국 시장을 타켓으로 한 사업자들의 담합행위가 억제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국민생활과 밀접하고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국제카르텔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적극 대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