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지도부 출마,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아"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 출마를 선언한 권영세 의원(3선, 서울 영등포을)은 23일 "위기의 한나라당을 살려내겠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의원은 이날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27 재보선 패배로 지도부가 전원 사퇴했는데 그들이 다시 출마했다. 이를 보면서 '쇄신과 통합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출마를 결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의원은 "책임정치가 사라진 한나라당의 모습에 정말 안타깝다"며 "막대한 비용까지 들여가면서 전당대회를 다시 또 하게 만든 '원인제공자'들이 다시 출마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가감세에 대해선 "소득세와 법인세의 추가감세를 철회해야 한다"며 "법인세의 경우 정부의 인위적인 고환율 정책으로 대기업이 혜택을 봤지만 서민들은 오히려 어려워졌고, 트리클 다운 효과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대표가 된다면 모든 정책의 포커스를 민생 최우선으로 돌려놓겠다"며 "'민생점검 TF'를 구성해 지난 3년간의 친서민정책을 모두 재검토하고, 9월 정기국회 때부터 입법전쟁과 예산전쟁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권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Q.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 한나라당을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은 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나섰다. 나는 중도가치를 일관되게 대변했고,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당의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면에서 더 이상 당의 분열과 갈등, 이로 인한 민생외면을 방치할 수 없었다.
난 '화합형' 당대표가 돼 통합과 민생개혁을 힘차게 추진해서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을 구해낼 것이다.
Q. 왜 본인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 4.27 재보선 패배로 지도부가 전원 사퇴한 이후 전임지도부였던 분들이 자신의 임기를 채우기 위해 전당대회에 다시 출마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이 바라는 쇄신과 통합의 과제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임져야 할 분들이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이대로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다. 책임정치가 사라진 한나라당의 모습이 정말 안타깝다.
그래서 난 탄핵위기에서 한나라당을 구해내고 정권교체까지 이뤄낸 '천막정신'으로 다시 돌아가 위기의 한나라당을 살려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Q. 본인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책임지는 정치, 화합하는 정치가 가능한 유일한 후보가 바로 나다. 다른 한 후보가 "다른 사람은 다 반격할 자신이 있는데, 권영세가 나에게 책임론을 제기하면 사실 할 말이 없다" 고 할 정도로, 다른 어떤 후보들보다 책임론으로부터 자유롭다.
그동안 계파정치를 하지 않았던 점은 장점이자 단점이라 할 수 있겠다. 나뿐만 아니라 당내에서 중립을 지켜온 비주류 의원들이 모두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할 것이다.
Q. 전임 지도부 중 일부의 전대 출마에 대해 평가해 달라.
= 잊어서 안 될 것은 이번 전당대회는 전임지도부인 홍준표 의원, 원희룡 의원, 나경원 의원이 4.27 재보선에 패배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해서 개최된다는 점이다.
막대한 비용까지 들여가면서 전당대회를 다시 또 하게 만든 '원인제공자'들이 남은 1년의 잔여임기를 채우기 위해 다시 출마하는 것을 국민들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이 과연 책임지는 정치인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번 전대는 남은 1년의 임기를 위한 '재보궐' 전당대회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Q.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당이 승리할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나?
= 의석을 몇 석 늘리려는 목표로는 곤란하다. 민생을 최우선에 두고 당 쇄신을 이뤄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현실적으로 물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지금은 근시안적인 목표에 욕심을 부릴 때가 아니다. 쇄신을 위해 자신과 당을 희생시켜야할 때다.
이를 위해 반드시 상향식 공천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 또 새로운 인재 영입과 상대 정당의 공천 결과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20~30% 수준의 전략공천이 반드시 필요하다. 완전 공모제 방식의 비례대표제도 필요하다. 이 방식은 한나라당이 지향하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 모집 창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모든 정책의 최우선을 민생으로 하겠다. 당대표가 되면 '민생점검 TF'를 구성해 지난 3년간의 친서민정책을 모두 재검토하고 9월 정기국회 때부터 입법전쟁과 예산전쟁을 전개해나갈 것이다.
또한 당내 계파 갈등을 없애면서 통합으로 나아가기 위해 공천 개혁을 달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대표로서 공천 과정에 개입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Q. 출마선언 시 강조한 쇄신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 당직인사부터 적재적소에 베스트 인사를 등용하고, 계파를 의식하지 않을 것이다. 또 당내 민주주의 제대로 실현. 인치, 즉 보이지 않은 손에 의해 당의 의사결정이 좌지우지되지 않고, 당 시스템에 의존되도록 운영해 나가겠다. 이밖에 이명박 정부 3년간 추진한 친서민정책 전부를 점검해서 실효성 있는 정책은 다음 예산에 적극 반영하고, 효과가 없는 정책은 전면 수정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
이밖에 공천개혁을 통해 공정한 공천 문화를 뿌리내리도록 하고, 외부의 유능하고 참신한 인재들을 영입해 계파 간 갈등을 서서히 완화시킬 수 있는 완충지대를 만들겠다.
Q. 어떤 전략으로 선거 운동을 진행해 나갈 계획인가?
= 첫째도 국민이고, 둘째도 국민이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한나라당 개혁 방안과 정책적인 대안들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유일한 선거전략이다.
Q. 현재 지지세는 어떻게 구축해 가고 있나?
= 소장파와 친박계, 일부 친이계가 지지해줄 것으로 믿는다. 과거에 주로 소장파 모임(미래모임, 푸른정치연구) 내에서 당 개혁을 위해 많은 고민과 토론을 해왔는데, 그들이 지지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박근혜 전 대표 특사단의 일원으로 유럽을 다녀오면서 박 전 대표측과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세종시 수정안으로 당이 시끄러울 때 원안 고수 입장을 피력한 바 있고, 박 전 대표의 철학과 가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친박의원들도 날 지지해줄 것이다.
Q. 황우여-이주영 원내 지도부에 대해 평가해 달라. 또 이들과 어떻게 호흡을 맞춰나갈 것인가?
= 당헌, 당규상에 당대표와 원내대표에 대한 역할이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정책적인 조율과 공조를 긴밀하게 해 나갈 것이다.
황 원내대표와 이 정책위의장 체제는 독선적인 의사결정이 많았던 이전에 비해서 당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있다. 따라서 원내지도부와 잘 화합하는 당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원희룡 전 사무총장은 당권에 도전하면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 지도부 입성 시 한나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희생할 생각이 있는가?
= 아까도 천막정신, 천막리더십을 강조했던 것처럼, 당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 하지만 원희룡 의원이 포기해야할 것은 의원직이 아니라 당대표직이다. 전임지도부가 그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만큼 이번 전당대회에 나오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추가감세 철회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 소득세와 법인세 추가감세를 철회해야 한다. 난 원래 고소득자와 대기업 감세를 반대했다. 특히 법인세의 경우 정부의 인위적인 고환율 정책으로 대기업이 혜택을 봤지만, 서민들은 오히려 어려워졌다. 트리클 다운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서민의 자산이 대기업과 고소득자에게로 이전됐다. 위기 극복 차원에서 대기업이 설비투자와 고용을 보다 적극적으로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요즘 이슈가 되는 반값등록금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 우선 학생들의 등록금을 사학의 자산이나 직원의 복지 확충에 쓰는 관행을 없애야 한다. 나아가 사학법인의 부담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예산이 허락되는 한 적정한 재정 투입을 통해 등록금을 낮춰야 한다. 하지만 단시간에 획기적으로 낮추기는 어려우므로 서민층과 중산층에 단계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한나라당이 민생을 외면하면서 국민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국민들께 사죄드리고 싶다. 지금 한나라당은 지난 2004년 천막당사 때보다 더 심한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위기를 자초한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면서 한나라당을 개혁과 통합의 정당으로 탈바꿈시켜 나가겠다. 국민을 구하고, 한나라당을 구하는 구원투수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