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와 노련미 조화-적재적소에 안배
6월 30일자로 단행된 국세청 과장급 전보인사도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존재하고 있다. 특히 과장급 인사의 경우 국세청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전원 보직변경을 단행했으며 성과와 능력을 기반으로 한 인사를 단행했다는 후문.
부이사관으로 승진, 국세청 소득지원과장에 배치된 김재웅 과장은 단연 눈에 띈다.
김 과장은 업무열정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불도저'로 소문난 인물이다.
김 과장은 국세청 소득지원과장에 배치, 자신이 도입 기반을 닦았던 EITC(근로장려세제)업무를 다시 맡게 됐다. 김 과장은 국세청 EITC추진단 총괄계장으로 근무할 당시 연이은 야근으로 피로가 겹쳐 치아가 모두 주저 앉는 고통을 당하기도 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아픈 추억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업무를 다시 맡는 기묘한 인연.
영등포세무서장으로 일한 서대원 과장은 서울국세청 조사2국장으로 영전한 김형균 국세청 대변인의 후임으로 대변인에 임명됐다. '영등포서장=대변인' 공식이 이번에도 지켜진 셈.
남대문세무서장에서 영등포세무서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운창 과장도 사실상 국세청 '차기 대변인' 유력후보로 낙점 받았다.
국세청 징세법무국 4개 과장직위(징세과, 법무과, 법규과, 세정홍보과) 중 3개 직위의 자리주인이 교체됐다. 수석과인 징세과장에는 양병수 서울국세청 징세과장, 법무과장에 이은항 국세청 원천세과장, 법규과장에 김현준 국세청 법무과장이 각각 임명됐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들 세 명 모두 행정고시 35회 동기들이라는 점. 행정고시 동기들이 한 국에 모여 호흡을 맞추는 사례는 국세청 역사상 상당히 보기드문 케이스에 속한다.
이번 인사에서도 여풍(女風)은 불었다.
이창숙 정보개발1담당관(전산직렬)에 이어 세무직렬 중에서 최초로 여성 본청 과장이 임명됐고 서울지역 세무서장에도 첫 여성 세무서장이 기용되는 '이벤트'가 가미됐다.
안옥자 서울국세청 조사1국3과장은 국세청 부동산거래관리과장에 임명됐고, 홍성경 중부국세청 조사2국2과장은 노원세무서장에 임명됐다. 두 여성 간부는 국세청 여성직원들의 '정신적 리더'라는 상징성을 가진 인물들이다.
두 사람의 기용을 통해 점차 세를 불리고 있는 국세청 여성직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겠다는 백용호 국세청장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
성탄절 골프파동에 연루됐던 인물들은 이번 인사를 통해 완전한 '사면'을 받았다. 이광우 과장(국무총리실 파견)은 서울국세청 조사1국3과장, 김종국 과장은 서울국세청 조사4국 조사관리과장, 손승락 경주세무서장은 남대구세무서장으로 임명됐다.
국세청은 아울러 26명의 복수직 서기관들을 초임 세무서장에 발령했다. 초임 세무서장 인선 과정에서 국세청은 해당 지역 세수규모와 세원 편재 현황, 감사관실 자질검증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등 면밀히 살폈다는 후문이다.
이와 함께 초임 세무서장 인사에도 향피를 적용, 출신지역 도내 관할 보직은 전면 배제했다.
